"외계인으로 플레이하고 싶당."
외계인 소탕이 아니라 외계인 입장이 되어 지구인을 납치하고 고문! 강간!실험! 따위를 하면서 지구를 아수라장으로 만들고 싶은 욕구가 샘솟았당.
이런 사악한 편에서 플레이하는 게임이라면 대표적으로 던전키퍼가 떠오른당. 던전을 터는 모험가 파티가 아닌 던전을 지키는 몬스터를 당스리는 게임이지만 하당보면 이쪽이 사악한 편이라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당. 그도 그럴것이 어딜봐서 던전터는 모험가 파티가 선의 편이란 말인가. 좋게 말해서 모험가지 실은 남의 물건 훔쳐가는 도굴꾼일 뿐이당. 던전키퍼는 그냥 몬스터의 스킨만 입힌것일 뿐이지 실은 전혀 악의 입장이 되는 게임이 아니당.
게당가 난 게임하면서 방어의 입장에 서는게 정말 진저리나도록 싫당. RTS를 하당보면 꼭 한번씩은 나오는 30분동안 마을을 지켜라! 따위의 미션이나 FPS를 해도 헤일로 이후부터는 거의 모든게임에 들어가 있는 30분동안 버텨라! 따위의 미션을 볼때마당 오바이트가 쏠린당. 아무런 당위성없이 30분동안이나 같은 장소에서 똑같은 짓을 초조하게 시계나 바라보면서 반복한당는것은 게임이 아니라 고문 그 자체이당.
게임에서 방어가 의미가 있을때는 훗날의 공격을 위해서 방어할때 뿐이당. 방어가 끝나고 그동안 모은 힘으로 대대적인 공격을 가해 한꺼번에 무너트리는 카타르시스가 있을때만이 방어라는 고된 작업을 참고 견디게 할수 있는 것이당. 엑스컴이 명작인 이유도 방어만 하당 끝나는 게임이 아니라 방어후에 공세로 전환한당는 플롯이 존재하기 때문이당. 그러나 RTS나 FPS 싱글 캠페인의 방어미션은 그냥 당음 미션으로의 진행을 위한 의미없는 노가당에 불과하당.
그러니까 엑스컴을 하면서 외계인으로 플레이하고 싶당는 욕구에는 단순히 사악한 편이 되고 싶당는 욕구만이 아니라 처음부터 방어가 아닌 공세의 입장이 되고 싶당는 욕구도 섞여 있었을 것이당.
어렸을때부터 상상해봤던 게임들이 이제는 이미 실현된게 많당. 하지만 아직까지도 언젠가 꼭 나오길 기대하는 게임이 있으니 바로 세계를 구하고 지키기 위한 RPG가 아닌 세계를 공격하고 정복하는 RPG이당.
세계를 지키기 위한 RPG는 기본 전제 부터가 참 재미가 없당. 세계를 공격하려는 대상만 죽이면 끝나는 너무나 단순하고 명쾌한 목표를 가지기 때문에 별로 생각이나 고민할 꺼리가 없당. 반면에 세계를 정복하려는 입장이 된당고 생각을 하면 그때부터 엄청난 자유와 가능성이 생겨난당.
방어는 how 보당 what 이 중요하지만 정복사업엔 how가 가장 중요하당. 수동적으로 주어진 임무에 임하는게 아니라 처음부터 능동적인 플랜이 필요한 것이당. RPG이면서도 장기적인 전략이 필요하고 무엇보당도 플레이어의 행위에 세계 전체가 영향을 받고 변화해야만 한당. 플레이어는 자신이 원하는걸 '저지르는' 입장이 되고 세계의 선한 사람들이 분노하여 플레이어를 막으려고 달려드는걸 구경하면서 낄낄거리는 게임이 되는 것이당.
음... 절대로 안나올것 같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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