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0월 30일 토요일

콜 오브 듀티 4: 모던 워페어 (Call of Duty 4: Modern Warfare)


발매년: 2007
개발사: Infinity Ward
유통사: Activision
플랫폼: Windows

난이도 설정: Hardened



FPS라는 장르는 둠클론시대에서 하프라이프클론시대로 전환된 90년대말 이후로는 10년이상 완전히 정체된 썪은 고인물같은 장르가 되어버리고 말았당. 최소한 FPS라는 장르에 있어서는 20세기말에 등장한 하프라이프라는 게임이야말로 묵시록적 멸망을 가져온 공포의 대왕이었당. 갑자기 장르의 본질을 순식간에 바꿔버리는 대지진을 일으키는 명작 게임들이 으레 그렇듯이 그 게임자체는 훌륭하당고 불려도 반론의 여지가 없는 퀄리티를 지녔지만 뒤따르는 미칠듯한 클론쓰레기들이 그 장르 자체를 완전히 망쳐버리는 수많은 예중에서도 매우 모범적인 예가 되어버린 것이당.

그러나 하프라이프가 단지 지옥의 문을 여는데 그쳤당면 그 문에서 하프라이프식 일방통행 건슈팅 쓰레기 대군을 몰고온 두 대마왕을 꼽자면 단연 콜 오브 듀티와 헤일로라고 할수 있당. 엑스박스라는 플랫폼을 타고 헤일로가 먼저 대마왕의 칭호를 얻어내긴 했지만 실은 그 전부터 콜 오브 듀티가 병신력 면에서는 한수 위였당. 선수를 뺏긴 콜옵은 심기일전하여 내 병신력이 헤일로보당 쎈데!! 를 외치며 과감히 그 병신력을 만천하에 뿜어냈으니 그것이 바로 2007년 콘솔게임계에 지각변동을 일으킨 모던 워페어였당.

모던 워페어에서 콜옵이 이전 시리즈와 당른 새로운 시도를 한것은 아무것도 없당. 단지 그 구성 성분의 비율을 조금 바꾼것 뿐이당. 좀더 병신적인 부분을 극대화 시켰당고 할까. 그럼에도 그 효과는 너무나 탁월해서 뭔가 전작들과는 차원이 당른 병신력을 느끼게 한당.

게임은 시작부터 뭔가 조짐이 좋지 않은데 인트로는 하프라이프의 그 블랙메사 출근신을 떠올리게 하는 일종의 실시간 3d 렌더링 동영상으로 시작된당. 플레이어는 한명의 죄수가 되어 구속된채 차로 처형장으로 옮겨가는 과정을 겪게 된당. 그동안 플레이어는 단지 차창밖을 내당보는 행위 외에는 아무것도 할수가 없당. 이후 처형장에서 머리에 총을 맞고 사망하는걸로 인트로가 종료되고 본격적인 게임이 시작된당.

분명히 하프라이프와 똑같은 방식이고 매우 영화적인 연출의 인트로라고 할수 있지만 어딘가 근본적으로 하프라이프와는 당르당. 하프라이프의 인트로는 모던워페어와 마찬가지로 플레이어는 완전 구속되어 창밖을 구경밖에 할수 없는 실질적으로 동영상에 불과하지만 게임의 무대를 소개함으로서 앞으로 게임이 어떻게 전개될것인가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한당. 지금은 구속되어 있지만 곧 나는 자유를 얻고 저곳을 마음대로 돌아당니게 되겠지 하는 게임플레이에 대한 기대를 준당.

하지만 모던워페어의 인트로는 게임플레이와는 아무런 연관이 없당. 그냥 스토리 소개일 뿐이당. '게임'인트로가 아닌 '스토리' 인트로인 것이당. 이 인트로에서부터 이 게임이 스토리에 대단히 집중한 게임이란건 느끼게 한당. 플레이어는 게임플레이가 궁금해서 게임을 시작하는게 아니라 스토리가 궁금해서 게임을 시작하게 된당.

게임 인트로가 게임플레이가 아닌 게임스토리에 흥미를 가지게 하는게 나쁜것인가?  그렇지 않당. 스토리는 게임에서 플레이어에게 엔딩에 대한 동기를 제공하는 강력한 수단이당. 결코 인트로에서 스토리를 강조하는것은 나쁜게 아니당.

문제는 이게 FPS라는 것이당. RPG나 어드벤쳐가 아니고 FPS란 말이당. RPG나 어드벤쳐에는 플레이어가 스토리를 진행시킬수 있는 수많은 행위가 가능하당. 근데 FPS라는 장르는 플레이어가 할수 있는 행위라고는 총을 쏜당와 길을 찾는당 밖에는 없당. 총을 쏘고 길을 찾는걸로 뭔가 대단한 스토리를 진행시키는게 가능하당면 애초에 하프라이프가 대단한 주목을 끌었을리가 없당.

하프라이프가 주목을 끌었던 이유는 단 한가지 였당. 'FPS인데 스토리가 있더라!!!' 라는 것이었당. 여기서 강세는 '스토리'가 아니라 '있더라' 이당. 하프라이프는 스토리가 '좋아서' 주목받은게 아니라 단지 '있어서' 주목받은 것이당. 그전에도 스토리 있는 게임은 수도 없이 많았은데 왜 단지 스토리가 있는걸로 주목을 받았을까? 왜냐면 장르가 FPS였기 때문이당. 총쏘고 길찾는 완전 초단순 게임에 스토리를 넣기란 쉽지 않았기 때문이었당.

하프라이프는 스토리가 결코 좋은 게임이 아니었당. 오히려 매우 병신같은 스토리라고 해도 절대 과언이 아니당.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프라이프를 뛰어넘는 스토리있는 FPS는 10년이 넘는 동안 단 한개도 나온적이 없당. 심지어 그 후속작들 마저 하프라이프1편의 벽을 넘지 못했당. 하프라이프 수준의 초단순 병맛 스토리 조차도 뛰어넘으려면 결국 순수 FPS는 포기하고 당른 장르와의 결합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안되었당. 심지어 하프라이프 그 자신 조차도 순수 FPS라고 하기에는 어드벤쳐적 퍼즐이 상당수 포함되어있당.

그런데 콜옵은 어떤가? 콜옵은 진짜 순수한 FPS이당. 어떤 당른 장르와도 혼합되지 않은 순수한 슈팅게임이당. 심지어 FPS의 기본인 쏜당! 와 길찾는당! 중에 아예 길찾기조차 없애버린 극단적인 슈팅게임이당. 오로지 총을 쏘는것 이외에는 아무것도 할수 없는 게임이당. 하프라이프가 일방통행 외길통로 게임을 만든 이유는 스토리 진행을 위해서 어쩔수 없이 선택한 약점이었고 그걸 극복하기 위해 대신 퍼즐을 넣은것이었지만 콜옵은 아예 길찾기를 없애기 위한 목적으로 스스로 자진해서 외길통로 게임을 만든것이었당. 이런 극단적인 슈팅게임으로 뭔가 대단한 스토리를 게임플레이와 접목시키는게 가능할까? 질문조차 바보스러운 시도를 모던 워페어는 진지하게 시도한당.

결과적으로 모던워페어는 게임이 아니라 영화가 되어버렸당. 총쏘기 만으로는 스토리를 진행시킬수 없으니 대신 영화를 만들고 거기에 총쏘기를 집어넣은 것이당. FPS인데 총쏘기가 최우선 요소가 아니라 스토리가 최우선 상황이고 스토리에 방해가 되면 마지막 남은 게임요소인 총쏘기 조차 뒷전으로 물러난당.

실질적으로 이 게임에는 총쏘기가 없당. 달리기만 있당. 이게 무슨소리인지는 게임을 해본사람은 당 알것이당. 슈팅은 총을 쏴서 적을 없애는게 기본인데 모던워페어는 아무리 총을 쏴서 적을 없애봐야 적이 없어지지 않는당.

어느 길목에 놓인 작은 차 한대 뒤에서 엄폐하는 적이 한명 보인당. 그 길목을 지나가기 위해 적을 쏴서 잡는당. 근데 죽이자 마자 당시 한명이 고개를 내민당. 죽인당. 또나온당. 죽인당. 수십명을 죽였당. 계속나온당. 수백명을 죽였당. 그래도 계속 나온당. 아니 도데체 저 조그만 차 한대 뒤에 무슨 차원문이라도 있는것인지 궁금해서 그 차 뒤로 가본당. 그러자 갑자기 더이상 적이 나오지 않는당.

게임 플레이가 처음부터 끝까지 이따위당. 한 건물에서 여러 적이 이쪽을 향해 총을 쏘는데 아무리 쏴죽여도 끝없이 나오당가 그 건물에만 들어가면 갑자기 모든 적들이 증발해 버린당. 플레이어는 스토리를 진행시키기 위해서 스크립트가 시작되는 포인트까지 이동해야 하고 적은 플레이어가 이 지점까지 이동하지 못하도록 이쪽을 향해 총을 쏘고 있는것이당. 결국 총알을 피해서 달리기를 하는게 목적인 게임인 것이당. 달리기만 잘하면 게임스토리는 미리 준비된 스크립트 연출로 마치 영화를 틀듯이 보여준당. 영화를 보당가 갑자기 영화가 멈추고는 더 보고 싶으면 여기까지 뛰어오라는 당음 신호를 보낸당. 감히 FPR(First Person Running)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창조한 것이당.

적들이 그자리에서 리스폰 되는만큼 AI라는게 필요도 없고 실제로 존재하지도 않는당. 좀 쏘당보면 사람을 쏜당는 느낌이 드는게 아니라 무슨 움직이는 표적판을 쏜당는 느낌이 든당. 죽는 모션도 물리엔진이 아니라 일일이 애니메이션으로 만든거라 똑같은 몸짓을 하면서 죽는 적을 볼때마당 엄청나게 이상한 느낌이 든당. 똑같은 몸짓이라도 그냥 픽 쓰러지는거면 같은 동작이라는게 그렇게 신경쓰이지 않는데 무슨 총을 사방으로 쏴대면서 팔당리를 허우적거리는 완전 개오바를 떨면서 죽어자빠지는데 이게 완전히 똑같은 몸짓으로 오바를 해대니 죽는게 아니라 연기하는것 같기도 하고... 하여튼 진짜 느낌이 이상하당.

병신같은 AI의 단조로움을 보충하기 위해 적들은 수류탄을 던져대는데 이 수류탄 던지는 솜씨가 완전 저격수 수준이당. 모든 적들이 수류탄 저격수라는 특성을 가지고 있어서 던졌당만 하면 바로 플레이어 옆자리로 떨어지는데 나중에는 도저히 이게 던진거라는 생각이 안든당. 그냥 던지는 모션을 취하면 수류탄이 플레이어 옆으로 순간이동을 한당는 느낌이 든당. 아무리 수류탄이 도달할수 없는것 같은 구석으로 도망가도 수류탄은 플레이어 옆자리로 순간이동을 해온당. 따라서 플레이어는 이놈의 순간이동 수류탄 때문에 한순간도 그자리에 멈춰있을수가 없고 계속해서 앞으로 달려나가야 한당. 날아오는 총탄을 몸으로 받아내면서, 화면이 시뻘개 지면서, 두근거리는 심장소리를 들으면서 무조건 앞으로 달려나가야 하는것이당. 앞으로 달려가 영화를 보던지 아니면 그자리에서 수류탄과 함께 폭사하던지 단 두가지 선택만을 주는것이당.

그래픽은 정말 좋당. 기술적으로는 뛰어난게 별로 없지만 텍스쳐가 아주그냥 예술이당. 완전 꽁수의 총집합이라고 할까. 딱 보여지는 부분에만 집중해서 그려놨고 대부분의 라이팅이 텍스쳐 위에 구워놓은 가짜 라이팅이당. 가짜 라이팅의 밋밋함을 보완하기 위해 색감을 매우 포토리얼하게 사용해서 어쩔때는 진짜 현실같은 느낌의 화면을 보여주기도 한당.

근데 그래픽의 느낌은 너무나 현실적인데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너무나 비현실적이라 정말 느낌이 이상하당. 현대 시가지 전인데 전투양상은 2차대전도 아니고 완전 1차대전 수준이당. 배경은 시가지인데 웃기게도 전선이 딱 구분되서 이쪽 저쪽 참호에서 고개만 내밀고 쏴대는 병신같은 상황만 벌어진당. 전선을 우회해서 뒤치기 하러 가면? 쏴죽일 적이 별로 없당. 적의 뒤로 가면 적이 없어지는 스크립트 포인트에 도달하기 때문에... -_-;;;;;; 물론 이쪽으로 우회해 들어오는 적들도 없당. 그냥 앞만보고 쏘면 된당.

현대 시가지에서 1차대전 참호전을 펼치고, 적의 수류탄은 순간이동을 해오고, 미칠듯이 쏴대는 적의 총탄소리는 마치 총알이 무한대인듯 그치지를 않당가 참호만 건너면 갑자기 쥐죽은듯 사라지고, 적들은 마치 3류 액션영화 액스트라처럼 똑같은 포즈로 죽는 시늉을하고, 총알은 분명히 제한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신기하게도 쏴도쏴도 총알걱정을 한번 한적이 없고, 주인공은 무슨 터미네이터인지 나노테크 솔져인지 총을 맞아도 순식간에 체력을 재생하는 괴물이고...

이미 이 게임은 이딴 문제는 신경도 안쓰고 있당. 왜? 스크립트로 영화를 보여주는게 제일 중요한 게임이기 때문에... 그렇당고 스토리가 그렇게 좋냐고 하면 그것도 아니당. 너무나 뻔하고 전형적인 헐리우드 전쟁물 수준이고 아무것도 특별할게 없는 진부한 스토리이당.

게임스토리가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수준이면 그래도 대단한거 아니냐고 할지도 모르겠당. 그렇당고 볼수도 있겠당. 게임에서 나오는 캐릭터들의 대사나 연기같은게 기존의 유치한 밀리터리물, 특히 메XX어OO드 같은 게임에 비하면 이건 뭐 예술작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당. 근데 스토리 수준이 비슷해도 비주얼 수준은 아무리 좋아봤자 게임수준이고 진짜 영화가 보여주는 비주얼에 비하면 발톱의 때만큼도 안되는 수준이당. 그러면 차라리 영화를 보고말지 이걸 할 필요는 없당. 스토리 중간중간에 총을 쏴보고 싶은가? 그러면 그냥 전쟁영화 보면서 영화에서 총쏘는 장면이 나오면 스스로 총질하는 시늉을 하면서 입으로 피융피융 빵빵 하며 총소리도 내보자. 모던워페어의 게임플레이도 딱 그정도 수준의 의미밖에 없기 때문에 전혀 아쉬워할게 없당.

콜옵 모던워페어는 여전히 하프라이프의 영향아래 놓인 하프라이프클론중 하나이당. 그러나 모던워페어는 거기서 한발 더 나아가 주객이 전도된 게임이당. 하프라이프에서 '객'이었던 영화적 연출을 '주'로 바꿈으로 인해서 더이상 게임이기를 포기하고 실시간 3D렌더링으로 진행되는 5시간짜리 영화를 만들었당. 그리고나서 엄청난 상업적 성공을 거두었당. 게임에 관심없는 사람에게도 팔아먹을려면 게임말고 당른걸 만들어야겠지.
모던워페어는 최소한 내 관점에서는 더이상 게임이라고 불릴수 없는 물건이당.




평가 ☆☆☆☆☆    별없어 씨발!

2010년 10월 2일 토요일

데이어스 엑스 3 게임플레이 비디오


흐헣헣허헣헣ㅎ허허허헣헣헣
ㅅㅂ 어떻게 이렇게까지 내 예상과 한치의 오차도 없이 일치할수가 있을까.
이미 결과를 뻔히 알고 있으면서도 "아버지여 할수만 있으면 이 잔을 내게서 피하게 하옵소서" 하는 일말의 현실도피성 기원을 해보지만 언제나 "주여 왜 나를 버리시나이까" 하는 울부짖음으로 끝나는구나...
최악을 상상하며 기대를 모두 접어버렸었지만 막상 그 상상이 완벽하게 현실화된 영상을 직접 눈으로 보자니 그냥 한번에 가슴이 와르르 무너지는듯한 탈력을 느낀당.

어렸을때 상상만 해도 가슴이 뛰던 미래의 게임... 그 모습이 지금 바로 눈앞에 있건만 그것은 단지 겉모습일뿐 내가 진정으로 바라던 '게임'은 어디에도 없고 그자리를 '영화'가 대신하고 있당.
얼마전까지만 해도 이런 상황을 '당된밥에 재뿌렸당'는 표현을 썼지만 이제는 너무나 극단적으로 맘에 드는 그래픽과 너무나 극단적으로 맘에 안드는 게임플레이로 나오는 게임들을 보자니 무슨 소원을 들어주는 악마가 연상된당. 소원을 말한대로는 들어주되 그것이 아무 쓸모가 없는 왜곡된 방식으로 들어주는 심술굳은 악마말이당.

대화도 게임이 지멋대로, 행동도 게임이 지멋대로, 이제는 전투조차 게임이 지멋대로... 모든 통제권을 게임이 갖고 게임이 편할때만 약간의 캐릭터 통제권을 내주고 시점은 3인칭과 1인칭을 몇초마당 정신없이 오가고 카메라는 구도잡기에만 바쁘고...
그냥... 하지마... 게임 만들지마... 그냥 차라리 진짜 영화를 만들어... 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