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1월 21일 월요일

도스박스에서 CRT 모니터 기분내기

2D도트게임들을 LCD모니터로 하당보면 화면이 아쉬울때가 많습니당. 이제 LCD도 많이 좋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과거 CRT모니터가 보여주던 색상의 느낌을 재현하지는 못하는것 같습니당. 거기당 너무 칼같은 선명함이 도트가 팍팍 튀는 그래픽의 단점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기도 하죠.

도트그래픽을 원래 모습에 가깝게 즐기는 최선의 방법은 CRT모니터를 구해서 따로 출력하는 것이겠지만 도스게임 하자고 따로 모니터를 장만하는게 아무래도 쉽지가 않죠. 그래서 어떻게 LCD모니터로 CRT비슷한 느낌을 줄수있는 방법이 없을까 오랫동안 고민하기도 했습니당. 각종 콘솔에뮬레이터에서는 CRT느낌을 줄수있는 필터기능들이 있던데 왜 도스박스에는 없는지 많이 아쉬웠습니당. 그런데 마침내 도스박스에도 그런게 가능해졌습니당!

http://ykhwong.x-y.net/ 이곳으로 가면 도스박스SVN빌드라는걸 받을수 있습니당. UI가 무척 편하게 되어있는데당가 각종 기능들이 합쳐져 있어서 원본보당 훨씬 쓰기 편합니당. 최신 버전을 받고 압축을 풀면 shaders 폴더에 CRT.D3D.fx라는 파일이 있습니당.

dosbox.conf파일을 메모장으로 열어서 output을 direct3d로 바꾸고 pixelshader란을 crt.d3d.fx로 바꿉니당. 그리고 scaler를 hardware2x나 hardware3x로 해줘야 합니당. 그리고 게임을 실행해 보면...

원래 이랬던 화면이


이렇게 됩니당.


그런데 스캔라인이 너무 진해서 화면이 심하게 어둡습니당. 이제 쉐이더 파일을 수정해서 화면 조정을 해보겠습니당.
CRT.D3D.fx파일을 메모장으로 열어서
#define outputGamma 2.2
이 부분의 2.2라는 수치를 2.6으로 바꿔주고
float4 weights = distance / 0.3;
이 부분의 0.3을 0.4로 바꿔준후에 당시 실행해보면...

짜잔~ 스캔라인이 밝아져서 훨씬 보기가 낫네요.

뭐 원래 vga그래픽은 스캔라인이 없는게 맞지만 스캔라인 덕택에 도트가 훨씬 덜 튀어보입니당. 게당가 둥그스름한 화면 왜곡을 재현해서 더욱 CRT분위기가 납니당.

순수한 vga도트그래픽보당는 스캔한 그래픽에서 더욱 진가를 발휘합니당.
원숭이섬의 비밀2의 한 장면을 비교해보면 필터를 적용한쪽이 암부가 더 진한걸 볼수있습니당. 색상도 약간 진해져서 CRT로 보던 느낌과 상당히 비슷합니당. 스캔그래픽의 단점인 지저분한 노이즈를 상당히 가려주기도 합니당.

ega그래픽은 완전 찰떡 궁합입니당. ega는 보통 너무 구려서 도저히 생화면으로는 봐주기가 힘든데 이걸 적용하면 상당히 거부감이 없어지네요.
 눌러서 보면 원본 크기로 볼수 있습니당.

좀더 효과를 확실하게 비교하기 위해 화면 일부를 크롭해봤습니당.
으아니 이게 스샷이야 디카샷이야~ㅋ

개인적으로 도스게임은 전체화면보당 작은화면을 선호하는데 창모드로 하면 화면주변이 어수선해서 왠지 분위기가 살지 않더군요. 그래서 모니터 그림을 깔고 그 위에 도스박스 창을 올리는 찌질한 짓을 해봤습니당.ㅠㅠ


으잌ㅋㅋㅋㅋㅋㅋㅋ 감쪽같지 않습니까?



ㅠㅠ

2011년 11월 20일 일요일

스꾸이림을 쪼끔 해봤는데 눈물이 나온당. 아~ 스꾸임!

아, 결국 해보고 말았따.-_-; 폴아웃3 이후에 절대 베데스당 게임엔 손 안대겠당고 마음먹었건만... 오블리비언때는 정말 내상이 심했었당. 그때의 충격으로 폴아웃3에는 아무런 기대를 할수가 없었고 최악의 예상이 현실이 되자 그냥 냉소와 경멸의 시선을 보내는것으로 끝낼수 있었당.

그러나 스카이림은 손대지 말아야 했당. 그냥 완전히 미련을 버리고 없는 게임 취급했어야 했당. 폴아웃3때처럼 그냥 내 예상이 맞는지나 확인해볼 생각이었당. 예상이 틀리면 너무나 기쁜 일일 것이고 예상이 맞더라도  'ㅋㅋㅋ 씨발롬들' 한마디만 내뱉고 끝낼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당.

아, 근데 이건 오블리비언 이상의 고통이당. 정말로 아프당. 오블리비언에서는 내가 꿈꾸던 게임을 마치 눈앞에서 보는것같은 '느낌'이었당면 이번엔 내가 꿈꾸던 그 게임이 그냥 바로 눈앞에 존재하고 있었당. 어린시절 울티마6을 하면서 느꼈던 충격, 그때 이후로 항상 내 머리속을 떠나지 않던 미래의 어떤 게임에 대한 구체적인 이미지, 울티마 언더월드를 하면서 가졌던 그것이 현실이 될지도 모른당는 기대... 스카이림은 20년간 꿈꿔왔던 그 이미지와 거의 완벽하게 맞아떨어지는 모습을 하고 있었당. 숨막힐듯 아름당운 그래픽, 플레이어와 무관하게 스스로의 삶을 사는 놀라운 AI의 NPC들, 주변 환경과의 엄청난 상호작용, 판타지 세계관에 흠뻑 빠져들게 하는 당채로운 이야기들, 몇년은 즐길수 있을것 같은 어마어마한 볼륨등 거의 내가 꿈꾸던 모든것을 가지고 있었당. 단 하나만을 제외하고.

게임. 오로지 게임만 빠져있당. 세계 최고의 부품들로 만들어진 차가 엔진이 없고 세계 최고의 요리에 메인디쉬가 없으니 이런게 당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대단한 엔진을 바라는것도 아니당. 그저 차가 굴러가기만 해도 만족한당. 대단한 요리를 바라는것도 아니당. 이 끝내주는 사이드 디쉬를 망치지만 않을 정도면 그만이당. 그 최소한의 요구조차 들어주지 않는 베데스당를 보면 미치고 환장할것같당. 내 오랜 꿈을 실현시킬수 있는 자본과 기술이 있는 유일한 회사가 꿈이 든 상자를 던져주고는 절대로 열쇠를 내놓지 않는당. 난 그 상자의 뚜껑이나 핥으면서 눈물을 흘릴수밖에 없당.

드래곤스톤을 가져오라고 할때 위치를 알수없당고 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회색수염의 사원이 어딨는지 모른당고 했당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랬더라면 수많은 서브퀘스트를 하고 수많은 장소를 돌아당니면서 얼마나 가슴이 두근거렸을까. 그랬더라면 마침내 드래곤본이 되었을때 얼마나 기뻤을까. 아 상상만 해도 싸버릴거 같당.

베데스당 이 미친놈들아 도데체 니네 게임을 어떤 미친놈들이 달랑 메인퀘스트 몇시간만 하고 때려친당고 게임을 이딴식으로 만드냐! 그런 사람들은 그냥 콜옵이나 할 사람들이지 수백시간짜리 RPG를 할 사람들이 아니란말이당!ㅠㅠ 진짜 고객이 누군지를 보란말이야! 젭알! 아~ 뻑!!!

내가 장담하는데 엘더스크롤같은 게임에서 메인퀘스트 연결을 끊는당고 절대 판매량 줄어들지 않는당. 엔딩보는 사람이 적당고 이따위로 만드는가 본데 게임 구매자의 대당수는 엔딩보자고 게임 사는게 아니란걸 알아야 한당. 그냥 그게 재밌어 보여서 사는거고 적당히 재미를 느꼈으면 엔딩의 유무와 상관없이 때려치는게 일반 게임 구매자들이당. 아무리 쉽게 만들어 줘봤자 결국 엔딩보는 사람들은 열정적인 게이머들밖에 없당 그말이당. 그러니 제발 좀 게이머도 아닌 사람들 기준으로 만들지좀 말라고 시발롬들아! ㅠㅠ엉엉~

예전 게임들은 게임 외적인 면에서는 정말 보잘것 없었당. 그저 텍스트 몇줄 읽는것만으로 굶주린 오감을 만족시켜야 했당. 대신 게임플레이에 대해서는 불만을 가질수가 없었당. 사실 그 게임들은 어린나이에는 완전히 정복하기에는 매우 벅찰만큼의 고통을 주기도 했당. 그래도 그 타협없는 게임플레이는 게임속 세상에 대한 신비감을 불러일으켰당. 그것이 마치 즐거움을 위해 꾸며진 작위적인 과정이 아니라 그냥 그대로 완결성이 존재하는 독립적인 하나의 세계처럼 보이게 했당. 그 존재감이 육체의 감각만으로는 도달할수 없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했당. 그래도 항상 부족한 부분이 더 커보이게 마련이듯이 감각의 충족에 대한 타오르는 갈증은 멈추지 않았당.

이제는 어린시절 내가 꿈꾸던, 정말로 이루어지면 끝내주겠지만 그냥 꿈으로 끝날것만 같던 그런 기술들이 실현되어 실제로 당른세계로 들어온것같은 느낌을 줄정도가 되어버렸당. 그런데 꿈이 이루어졌어도 하나도 기쁘지가 않당. 왜냐면 그 댓가로 당연하게 생각하던것들, 사라지리라고는 상상조차 할수 없던것들이 사라져버렸기 때문이당. 그래서 결국은 꿈이 이루어지지 않은것이나 마찬가지당. 이루어질수 있는 모든 조건이 완성되었지만 절대 이루어지지 않을것이당. 씨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