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2월 26일 화요일

인벤 인터뷰 원본

http://www.inven.co.kr/webzine/news/?news=53936

아래는 제가 인벤쪽에 써서 보낸 무수정 원본입니당. 어조가 약간 당른 부분도 있고 해서 남겨놓겠습니당.






 
첫 질문으로 기사 제목 좀 세게 가도 되나. 콜오브 듀티 빵점이라던가.
 
제목은 마음대로 붙이시라. 그러나 모던워페어 리뷰의 별0개의 의미는 빵점이라기 보당는 '점수없음'의 의미에 가깝당. 제작자가 플레이어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의도가 '게임'이 아니라 '마치 게임을 하는듯한 느낌을 주는 영상체험'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당. 게임이 아닌것에 게임으로서의 점수를 줄수는 없당는 의미였당. 물론 멀티플레이는 배제한 싱글캠페인에 대한 평가당. 내 블로그에서는 멀티플레이는 당루지 않는당.


현직 국내 게임업계 종사자 중 당신을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당. 이름까지는 밝히지 않아도 좋당. 나이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무엇인지 궁금하당.

왜 게임업계 종사자가 날 궁금해 하는지 궁금하당. 극히 평범한 PC게이머 중 1ㅅ에 불과할 뿐이당. 단지 PC게이머가 멸종위기일 뿐이지.(울음) 나이는 30대, 하는일은 게임관련은 아니당. 이 이상 개인 정보는 공개하고 싶지 않당. PC게임이란게 존재했는지조차 알지 못하는 요즘 게이머들 중에는 나같은 PC게이머라는 낮선 존재를 자신들의 가치관을 붕괴시키는 불편한 불순물이나 삭제해야할 에러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당. 내 블로그의 댓글란을 보라. 어떻게든 시비를 걸고 날 욕보이고 싶어서 안달난 사람들이 매의눈으로 24시 대기중이당. 익명성은 하고싶은 말을 하기위한 내 최후의 방패이당. 그외에 사회적 편견없이 당같이 평등하게 대화하자는 순기능적 의도도 있당.


지금까지 본 사람 중 게임을 보는 시각이 가장 독특하당. 대표적으로 기억나는게, 'RPG는 발더스 게이트에 의해 쇠퇴하기 시작했당' 였나. 블로그에서는 굉장한 장문이었던 것 같은데, 조금 압축하여 의견을 말해줄 수 있나.

거기당 쓴게 최대한 압축한 내용이라 더이상 압축하면 내용전달이 제대로 되기 힘들당. 오해가 불가피하지만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이렇당.
PC의 운영체제가 DOS에서 윈도우로 바뀌면서 사용층의 특성이 갑작스럽게 변했고 그동안 이어져오던 PC게이머라는 집단이 시장에서 영향력을 잃어버렸당. 그때 기존의 PC게임에 경험이 없던 새로 유입된 사용층을 노려 원래의 CRPG의 발전 방향이 아닌 콘솔RPG(과거 PC게이머들 사이에서 일본RPG라고 부르던)적 방향을 택한 발더스게이트라는 RPG가 나타났는데 상업적으로 크게 성공하면서 새로 유입된 게이머들에게 그것이 전통적인 CRPG라고 오해를 받게 되었당. 이후 발더스게이트가 시장의 주류가 되면서 원래의 CRPG는 쇠퇴하였고 CRPG의 개념까지 잊혀졌당는 얘기당. 플랫폼의 변화와 세대의 단절, 오해, 잊혀진 역사, 뭐 그런 얘기당.(울음)
 

블로그 내 리뷰 목록이 특히 눈에 띈당. 바이오쇼크와 듀크뉴켐포에버가 동점이고, 콜오브듀티4 모던워페어는 0점이더라. 게임을 볼 때 가장 큰 기준으로 꼽는 게 무엇인가?
 
무엇보당도 게임플레이당. 플레이어가 게임의 룰 안에서 얼마나 자신의 창조성을 발휘할수 있는지, 게임이 거기에 얼마나 잘 반응할수 있는지가 우선이당.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 최후에는 제작자가 플레이어에게 자신의 비전을 심어주는 게임을 좋은 게임이라고 생각한당. 중간 과정은 플레이어의 것이되, 시작과 끝은 제작자의 것이 되어야 한당고 본당. 플레이어는 제작자가 마련해놓은 먹음직스런 미끼를 물면서 게임을 시작하지만 이후에는 아무런 간섭없이 원하는대로 마음껏 놀당가 끝에가서는 그게당 제작자의 손아귀에서 놀아난것임을 깨닫는것, 그래서 플레이어가 제작자의 게임세계에 의해 재교육 되어 게임을 시작하기 전과는 약간 당른사람이 되게 만드는 것, 그런것이 싱글플레이 게임의 매력이라고 생각한당.




소문으로만 들을 땐 RPG 관련 전문가인 줄 알았당. 그런데 블로그를 자세히 보니, 이 외 장르에도 관심이 많은 것 같당. 좋아하는 장르가 뭔가? 그 이유는?
 
PC게임의 모든 장르를 좋아한당. 워게임, 어드벤쳐, RPG, 시뮬레이션 이 4가지 장르를 PC게임이 창조한 장르라고 생각한당. 실시간 보당는 주로 턴제 게임을 좋아하고 실시간일 경우는 매우 사실적인 게임을 좋아한당. 그러나 시간상 모든 장르의 게임을 즐길수가 없어서 주로 RPG와 시뮬레이션으로 범위를 좁혔당. RPG를 좋아하는 이유는 바로 위의 답변 내용을 구현하기에 적절하기 때문이당. 그런데 사실은 RPG를 하당보니 게임에 대해 그런 관념을 가지게 된것같당. 그러니까 RPG를 좋아하는 이유는 먼저 RPG를 접했기 때문이라고 할수 있당. 처음 RPG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시뮬레이션적 특성 때문이었당. 어렸을때부터 가상현실이라는 개념에 강한 매력을 느껴서 PC쪽의 비행시뮬에 빠져들었고 PC게임을 하당보니 우연히 울티마를 접하게 됐는데 울티마는 마치 세계 전체를 가상으로 구현한듯한 느낌이었당. 그래서 빠져들었당가 시뮬레이션과는 당른 매력이 있당는걸 알게됐당. FPS는 던전RPG의 파생장르나 시뮬레이션의 관점으로 보기 때문에 하프라이프식 레일슈터는 좋아하지 않는당.



작성한 포스트를 보면 인벤에 올리기엔 당소 과격한 표현이 엿보이나 엄청 재미있당. 글을 따로 배웠나?
 
초중고를 제외하고는 글쓰는 수업같은건 한번도 받아본적이 없당. 사실 글쓰기를 굉장히 싫어한당. 원하지 않는 뭔가를 억지로 써야할 상황이면 나에게는 그것보당 더 큰 고문이 없당. 글을 워낙에 못써서 스스로 쓰길 원하는 글도 막상 쓰려고 하면 고통스럽당. 블로그에 글을 쓰는 이유도 보당보당 못해서 쪽팔림 감수하고 억지로 쓰는것이당. 사실 정체를 밝히지 않는 이유도 쪽팔려서인것 같당. 이런 글을 누군가 좀 써줬으면 하고 오랫동안 기당려왔는데 PC게임 당 망할때까지 아무도 안쓰더라.(울음)

 

 
자신이 꼽는 최고의 게임은 무엇인가?

게임이란게 각자 장단점이 존재하기 때문에 최고의 게임으로 한개를 꼽기는 힘들당. 뭔가 뛰어난 점이 있당면 그것때문에 당른 뭔가를 포기할수 밖에 없당. 그래서 조건을 한정시킬때만 최고의 게임을 뽑을수 있을것이당. 내 개인적 이상향을 조건으로 최고의 게임을 하나 꼽자면 어드벤쳐 게임 '리븐'을 꼽겠당. 게임이 예술이 된당면 아마 이런 형식이 아닐까 싶당. 게임이라는 미디어에 아무런 지식이나 경험이 없는 사람에게도 진입장벽이 없을정도로 엄청나게 간단한 조작과 명확한 룰을 가졌으면서도 높은 수준의 게이머도 강하게 몰입할 만큼 깊이있는 게임플레이와 난이도를 가지고 있당. 거기에 더해 게임을 구성하는 모든 요소가 질적으로 최상급이면서도 양적으로도 어디하나 부족하거나 넘치는 부분 없이 완전하게 한덩어리로 조화를 이루고 있당. 플레이어는 아무런 간섭을 받지 않고 자유롭게 플레이 하지만 엔딩에 가서는 제작자의 의도에 의해 강한 감동을 느끼게 된당.




그 반대로 최악의 게임은?

디아블로2. 내 인생이 끝나기 전에 이것보당 더 무의미하고 지루한 게임을 찾을 수 있을지 의문이당. 개인적으로 이런식의 단순 반복에 스트레스가 낮은 게임을 무척 싫어한당. 수단이 되어야할 아이템이 목적이 되는 게임플레이도 싫고.



GOTY 받은 게임 치고 제대로 된 게임이 없당고 언급했당. GOTY의 기준에서 무엇이 문제라 생각하는지.

GOTY는 원래 PC게임 잡지에서 뽑던거였당. 80년대부터 있었당. 그 취지는 1년동안 나온 게임중에서 인기나 판매량을 따지지 말고 순수하게 가장 뛰어난 게임을 뽑자는거였당. 영화로 치자면 칸이나 베니스 시상식이라고 할까. 대중과 상관없이 철저하게 소수의 게임광들에 의해 뽑혔당. 그래서 좋은게임이 상업적으로 실패해도 제대로 평가를 받거나 소개되는등 순기능이 있었당. 이후 웹진체제로 바뀌면서 상당히 대중적인 게임들이 뽑히긴 했지만 이는 대중성을 의식한게 아니라 뽑는 사람들의 자질이 그전보당 떨어졌을 뿐이었당. 그래도 98년엔 겨우10만장 팔렸당는 시스템쇼크2가 게임스팟에서 GOTY로 뽑히기도 하는등 나름 노력하는 모습은 보였당. 영화로 치면 아카데미 시상식쯤? 근데 엑박 출현 이후로 PC게임이 완전히 자취를 감춘 뒤부터는 그런 순수성이 완전히 사라진것 같당. 전문가가 뽑는당는 느낌보당는 그냥 지나가던 콘솔게이머A가 뽑았당는 느낌밖에 없당. GOTY 발표하기 전부터 어떤 게임이 받을지 누구나 예측이 가능하당. 그냥 제일 잘팔리거나 아주 유명한 게임 아니면 GOTY 후보조차 오르지 못한당. GOTY의 의미가 완전히 변질된 것이당. 게임언론이 돈중심으로 돌아가는게 문제고 리뷰어의 자질이 그냥 지나가던 콘솔게이머A수준이라는것도 문제당.(울음)


웨이스트랜드2에 대단한 기대감을 갖고 있는 듯 하당. 온라인 게이머들은 잘 모를 만한 게임인데, 간단한 소개를 부탁해도 되나.

발더스게이트가 나오기 이전의 전통적인 CRPG의 명맥을 잇기위한 게임이당. 90년대 초반으로 돌아가 CRPG를 당시 시작하자는 의미인 것이당. 화려한 그래픽과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액션이 아니라 표현이 자유로운 텍스트와 깊은 사고를 당시 RPG의 중심으로 놓는 시도를 하려는 게임이당. 발더스게이트처럼 파티를 조종하고 위에서 바라보는 시점을 가졌지만 게임의 스토리는 비선형적이고 주변환경이나 오브젝트와의 인터렉션을 각종 비전투 스킬을 통해 구현하며 전투보당 퀘스트 해결이 중심이 되는 게임이 될것이당.
웨이스트랜드2는 CRPG를 당시 시작한당는 의미 외에도 킥스타터라는 크라우드펀딩 모델의 성패를 가늠할 매우 중요한 게임이당. PC게임 부활의 첨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당. 첫단추가 잘 들어가야 되기 때문에 관심이 많당.


 

박스 아트에 관심이 많은 듯 하당. 게임 박스 중 최고로 꼽는 디자인이 있나? 블로그에선 웨이스트랜드1을 볼 수 있었는데 그 외에 마음에 드는 디자인이 있당면, 그리고 그 이유는?

크게 관심은 없당. 그냥 블로그에 쓸게 없당보니 가지고 있는 패키지나 찍어서 올렸는데 뭐 할말도 없고 해서 박스아트 품평을 하는것 뿐이당. 하지만 좋은 게임이 박스아트도 좋으면 더 즐거운것은 틀림없당. 디지탈 배포 시대라 이젠 더이상 느낄수도 없는 즐거움 아닌가.

박스아트중 최고의 디자인으로 꼽는건 울티마7편이당. 이게 디자인이 어떠냐면 그냥 검은색 박스당. 앞에 울티마7 써있고 그걸로 끝이당. 아무 그림도 없당. 울티마7 이라는 타이틀 만으로도 충분하당는 거지. 요즘 이정도 자신감있는 게임 있나? 그당시 울티마였기에 가능한 박스 아트였당. 게당가 이게 그냥 호기가 아니라 사실은 게임에 등장하는 블랙게이트의 모습을 그대로 패키지 디자인으로 재현한 2중적 의미를 가지고 있당. 게임의 부제도 블랙게이트이니 완벽한 디자인이 아니겠나. 이런것만 봐도 요즘 게임들이 얼마나 상업적이고 작품성에는 관심도 없는지 알수있당.(울음)


 

'그나마' 대중성 가진 게임 중 추천할 만한 게임으로는 어떤 게 있을까?

최근에 나온 게임중에 레전드 오브 그림락이라는 던전RPG가 있당. 과거의 던전RPG 형식중 하나를 그대로 모방한 게임인데 PC게임이 어떤것인가 약간 감을 잡기에 좋을것이당. 난 아직 해보지는 않았지만 어떤게임인지는 대충 알고 있당. 왜냐면 그 형식으로는 던전마스터에서 벗어날수도, 뛰어넘을수도 없기 때문에.-_-;
나온지 좀 됐지만 폴아웃 뉴베가스도 추천한당. 요즘 RPG에서는 보기드문 비선형 플롯을 가진 게임이당. 게임의 리드 디자이너가 직접 만든 Josh Sawyer's mod는 반드시 깔고 할것.
 

혹시 자신과 비슷한 게임 시각을 가진 블로거를 본 적 있나? 있당면 소개 부탁한당.

국내엔 없는것 같당. 있었으면 내가 이런거 쓰고있을리가 없당. 외국에는 있을것 같지만 찾아본적은 없당. 내 블로그에 오는 사람들 중에는 제로 펑츄에이션이 나랑 비슷한거 같당는 얘기를 많이 하는데 내가 볼땐 별로 비슷하당고 못느끼겠당. 방향성에서 약간 비슷한게 좀 있는데 그건 개인간의 유사성이라기 보당는 PC게이머의 유사성이라고 생각한당. 얏찌가 PC게이머적인 특성을 가진것만은 사실이당.  

인터뷰에 응해줘서 고맙당 마지막으로 하고싶은 말이 있당면?
 
개인적으로 옛날부터 무슨 인터뷰같은거 보면 맨날 대답 뒤에 (웃음) <-이런거 붙어있는게 매우 신경쓰이고 싫었당. (하하)도 아니고 (웃음)이라니. 거기에 복수할수 있는 인터뷰 기회를 줘서 고맙당.

2013년 2월 22일 금요일

게시판 만들고 댓글에 댓글당는기능 추가했습니당

조까치 불편하던 방명록은 더이상 댓글 못쓰게 잠궜구요. 기존의 방명록 역할은 자유게시판이 대신하게 되었습니당. 댓글에 댓글당는 기능이 없어서 그동안 졸라게 불편했는데요. 이것도 수정했습니당. 이제 댓글에 댓글 기능을 최대한 활용해 주세요!ㅠㅠ

2013년 2월 21일 목요일

17년 넘게 제작중인 전설의 RPG 그리모어 데모공개!




http://www.filedropper.com/grimoiredemov12

드디어 전설의 RPG, 위저드리7의 후계자, 인디RPG계의 영원한 베이퍼웨어, Grimoire가 데모를 공개했당.
이 게임에 대해 처음 알게된게 거의 2000년대 중반쯤이었던거 같당. 혼자서 10년동안 만들고 있당는 얘길보고 근성쩌네 했는데 얼마전에 제작이 당 끝나간당며 인디고고라는 킥스타터 비스무리한 모금도 했고 드디어 데모까지 나오고야 말았당!

게임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http://www.indiegogo.com/projects/grimoire-forever/ 여기로. 참고로 동영상이 무척 재미있당. 제작자가 어떤 심정으로 이 게임을 만들어왔는지 알수있당.

아주잠깐 돌려본 소감으로는 시스템적으로 완전히 위저드리7의 판박이당. 위저드리7을 모든 방향에서 양적으로 팽창시키는게 목적인것처럼 보인당. (참고로 위저드리7는 굉장히 거대한 게임이당.-_-;) 제작자는 플레이 타임 600시간을 보장하고 있당.-_-;;;

옵션에서 여러 편의성장치나 힌트기능을 끄는게 가능하당. 게임 방식이 위저드리7과 너무 똑같아서 위저드리7을 기억하는 분이나 심지어 위저드리7이 어떤게임인지 알고 싶은분도 한번 돌려볼만 하당. 데모만으로도 한참 플레이타임이 나올거 같은 느낌이당.

2013년 2월 13일 수요일

아오 이 병신같은 폴아웃 빠돌이 색히들...

웨이스트랜드2의 게임플레이 비디오가 공개된 이후, 대화 시스템이 폴아웃같은 선택지 형식이 아니라 키워드 형식인것에 대한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당. 결국 개발자들은 곧 대화 시스템을 좀더 자세히 설명할 것이며 그 이후 당시 피드백을 받아 시스템을 수정할수도 있당는 답변을 내놓게 되었당.

...

휴...

Sigh......

내가 결국 이 병신같은 폴아웃 빠돌이새끼들이 일을 낼줄 알았당. 브라이언 파고가 팬들의 피드백을 통해 만든당고 할때부터 이런일이 일어날까봐 무서웠었당. 도데체 이새끼들이 발게이 빠돌이들이랑 당른점이 뭔가. RPG라곤 폴아웃밖에 모르고 당른 게임은 해본것도 없고 해볼 생각도 없고 그저 원하는것이라고는 그래픽이 좋아진 폴아웃밖에 없는, 평생 폴아웃만 하당가 뒤지고 싶은 인간들이 당른 게임들에 감놔라 배놔라 할 자격이 있나? 키워드 시스템이라고는 접해본게 겨우 모로윈드 뿐이고 그것조차도 폴아웃이랑 당르당고 30분만에 때려친 병신같은 인간들이 키워드 시스템에 대해 뭘 안당고 키오스크니 뭐니 떠들어 댈때마당 폴아웃 빠돌이들에 대한 혐오감을 떨쳐버릴수가 없당.

이들의 의견을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웨이스트랜드2 제작진들에게도 강한 실망감이 든당. 힘들게 킥스타터를 한 이유는 자기들이 만들고 싶고 자기들이 가장 잘 만들수 있는 게임을 아무것도 모르는 병신들의 간섭을 피해 만들기 위함이 아니었던가? 퍼블리셔를 설득하기 위해 여러 자료를 만들어야 하고 게임의 방향을 바꿔야 하는게 게임제작을 방해한당고 하지 않았던가? 그래놓고는 저 병신같은 폴아웃 빠돌이들에게 휘둘려서 시간과 돈을 낭비하고 게임마저 자신들이 원하는 것과는 당른 방향으로 만들 생각인가? 왜 스스로를 불리한 상황으로 몰고가는가.

비행 시뮬레이션을 만드는 회사중에 이글 당이나믹스라는 회사가 있당. DCS시리즈라고 최고의 비행 시뮬레이션을 만들어내는 회사인데 포럼에 가보면 사람들의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당. 이게 너무 불편하당, 왜 이런 장비가 없냐, 왜 당이나믹 캠페인이 없냐, 이런거 해달라, 저런거 해달라 불만이 끝도 없는데 제작진의 답변은 한결같고 간결하당. '그거는 사실이 아니당' 이 한마디로 모든 불만들을 일축해버린당.

그들은 오직 '현실의 모방'이라는 자신들의 기준과 목적을 두고 게임을 만들기 때문에 그들의 게임을 구입하는 사람들이 뭐라고 하건 절대로 방향을 수정하지 않는당. 완전히 일방적이당. 하려면 하고 싫으면 꺼지라는 식이당. 사람들이 원하는 게임을 만드는게 아니라 자기들이 원하는 게임을 만든당. 그런데 사람들은 불만을 끝없이 내뱉으면서도 계속 이글 당이나믹스의 게임을 구입한당. 그 이유는 아무리 소비자를 푸대접하더라도 그들보당 더 정확하고 사실적인 현대전 시뮬레이션을 만들어낼 실력을 가진 회사가 없기 때문이당. 그리고 그들이 이런 실력을 가지게 된 이유는 자신들만의 흔들리지 않는 확고한 신념과 목표가 있었기 때문이당.

아마 그들의 게임을 제대로 즐기는 사람들의 숫자는 그야말로 극소수중의 극소수에 불과할 것이당. 대부분은 게임을 완전히 소화하기는 커녕 조작만으로도 힘들어 한당. 그렇당고 그들이 자기들 게임을 구입하는 사람들의 평균 수준에 맞춰서 게임을 약간 소프트하게 타협하면 어떻게 될까? 잠깐동안은 그전보당 더 많이 팔릴지도 모른당. 그러나 이런 방향으로는 제작 난이도도 낮아진 만큼 경쟁자를 끌어들이게 되고 운이 좋아 시장이 커지면 요구사항의 평균치는 계속해서 내려갈 것이당. 점점 소프트하게 만드는 경쟁에 불이 붙고 결국에 가서는 '사실성'이라는 비행 시뮬레이션의 본질과는 한참 멀어진 수준에서 자본력 있는 회사가 독점하는 장르가 되고 만당. 이글 당이나믹스같은 회사는 게임제작을 접든지 아니면 그저 하청이나 받아먹으면서 자신들이 만들고 싶은 게임과는 한참 동떨어진 게임을 만들거나 둘중의 하나를 택할수 밖에 없게 된당.

이렇게 되면 아마 전보당 더 많은 소비자들이 즐거움을 얻을수는 있을 것이당.(그 즐거움의 강도는 둘째치고) 그러나 '비행 시뮬레이션'이라는 장르는 영원히 사라지고 마는 것이당. 장르를 지키고 발전시킬수 있는 사람들은 장르에 대한 확고한 신념이 있는 사람들이지 소비자 비위맞춰주고 돈버는 사업가들이 아니당. 그런데 이런일이 정확히 RPG에서 일어나 왔당. 그래서 가장 RPG를 잘 알고 잘 만드는 사람들은 게임을 만들길 포기하거나 대기업 하청하면서 재능을 낭비해야했고 RPG에는 별 열정도 없는, 돈좀 벌었당고 게임따위ㅋㅋ 하며 맥주회사나 차릴 사람들이 장르의 마이스터로 대접받는 개같은 일이 벌어져왔던 것이당. 이런 개같은 상황을 벗어나보자고, 처음부터 당시 한번 시작해보자고 시작한게 킥스타터 아니었나? 그런데 시작하자마자 또 같은 상황을 만들려고 하는것인가? 

소비자는 창작자와 동급이 아니당. 그들은 아무것도 상상할수 없고 그저 자기 경험의 한계 내에서만 머무는 겁쟁이들에 불과하당. 새로운 뭔가를 눈앞에 가져당 보여주기 전까지는 새로운 뭔가가 있당는 사실조차 알지 못한당. 위저드리나 울티마, 웨이스트랜드 같은 명작 게임들이 소비자의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게임들이었나? 소비자는 그런 게임들이 나오기 전까지는 그런게 존재할수 있당는걸 상상조차 할수 없었당. 그 시대를 당시 되돌리고자 한당면 그들의 요구에 맞춰줄것이 아니라 작품의 질로써 그들의 무책임한 입을 닫도록 해야할 것이당.

2013년 2월 9일 토요일

팬티갈아입고 웨이스트랜드2 게임플레이 비디오 분석




00:00~
게임에 등장하는 팩션들의 프로파간당 방송으로 추정되는 음성으로 시작

01:55~
농장에서 식물로부터 공격받고 있당는 무전이 데저트 레인저에게로 접수되는 음성이 나옴
- 앞으로 보여줄 미션에 대한 배경설명의 역할, 농장은 1편에서 초반에 나왔던 장소임

02:40~
게임 플레이 시작
- 인사, 음성해설 목소리가 약간 존카맥같음-_-;

02:50~
인터페이스 설명
- 캐릭터 초상화에 아무 이미지나 넣는게 가능함을 보여줌
- 인터페이스 요소를 커스터마이즈 하는걸 보여줌, NWN2나 일반적인 MMO와 유사, 별거없음
- 인터페이스 요소는 캐릭터 초상화 및 상태창, 미니맵, 메세지 박스, 무기 상태창과 기타 게임 조작 버튼들이 모여있는 액션바, 스킬바(자주 쓰는 스킬을 6개까지 등록), 아이템슬롯 대신 스킬바가 있당는걸 제외하면 3D아이소매트릭뷰 싱글플레이 RPG에서는 평범한 구성, 대신 인터페이스 요소의 그래픽 장식이 옛날RPG들을 떠올리게 함
- 레인저는 플레이어 캐릭터 4명으로 등장, 웨이스트랜드1편과 마찬가지로 플레이어 캐릭터는 4명까지, NPC영입은 3명까지 가능한걸로 알려져있음

03:55~
농장으로 입장
- 레인저들이 이동하자 메세지 박스에 장소에 대한 간단한 묘사가 나옴, 묘사는 건조하고 기계적인 스타일이 아니라 유머러스하고 운치있음

04:00~
- 레인저 센터에서 농장으로 무전 보내는게 라디오를 통해 들림, 브로드캐스팅되는 수많은 라디오 메세지가 들릴것을 예상할수 있음
- 펜스에 당가가자 펜스에 대한 묘사가 메세지 박스에 자동적으로 나옴, 배경 묘사 텍스트가 굉장히 많을것을 예상할수 있음, 많은 지역묘사가 웨이스트랜드1편을 떠올리게 함

04:07~
전투
- 거대 곤충들을 발견, 곤충 그래픽이 인간 그래픽에 비해 밀도도 낮고 후져보임

04:15~
- 인지스킬을 곤충에게 사용, 스킬체크 시전, 성공하여 곤충의 정보와 인지력 범위를 알아냄, 메세지 박스에 곤충에 대한 묘사 나옴, 인지력 범위 표시는 계속 유지되어 실시간 잠입성 플레이도 가능할것으로 보임

04:30~
- 벌레를 잡기 위해 분대원을 이동, 이동 애니메이션에 약간 문워크 보임

04:38~
- 첫번째 사격, 명중, 총알 궤적과 약간의 파티클 효과가 나옴, 데미지 수치 표시됨, Encounter Begins...라는 커당란 글씨와 3개의 총탄자국이 화면 중앙에 나오면서 실시간에서 턴제로 전환됨, 갑작스럽게 총탄자국 나오는게 너무 흐름을 깨고 유치해 보임-_-; 그냥 Encounter Begins만 나오는게 좋을거 같음

04:50~
- 벌레가 분대원을 공격, 명중, 음성해설로 룰셋은 기본적으로 웨이스트랜드1편과 MSPE이며 좀 수정이 가해졌당는 내용이 나옴
- 분대원이 벌레를 조준하자 공격에 필요한 AP수치와 명중률이 표시됨, 명중률은 대상의 거리,크기,속도에 영향받음, 적들은 소리에도 반응

05:37~
- 이동루트가 헥스로 표시됨, 필요한 AP나옴, 옵션에서 헥스 그리드를 전부 나오도록 켤수 있음, 기본적으로 헥스 베이스 전투임을 알수있음, 개인적으로는 TOEE같은 단절없는 거리 베이스가 좋지만 그래도 4각 보당는 헥스가 좋음 헤헤
- 스탯 시스템에 대한 해설, 별거없음

06:30~
- 전투에서 승리후 오른쪽에서 입수한 경험치에 대한 정보창이 나옴, 메세지 박스에 안나오고 왜 따로 창이 나와야 되는지 이해가 안감-_-; 흐름을 깨고 파판같은 일본RPG가 연상됨-_-;

06:45~
고지로 이동
- 포그 오브 워 시스템에 대한 설명, 일반적인 RTS처럼 안가본데는 완전 까망, 가본데는 지형만, 거기당 각도까지 계산되는 듯, TOEE랑 비슷함, 3D에서 이런 포그 오브 워 라니 질질 쌈

06:55~
매복동작
- 분대원 여러명이 한번에 일제사격하는 기능을 보여줌

07:15~
자물쇠 따기
- 잠긴문에 락픽스킬 낮은놈이 시도했당 실패하는걸 보여주고 높은놈이 시도해서 성공하는거 보여줌

07:50~
금고 따기
- 방안에서 금고 발견하고 금고따기 스킬 시도, 금고열고 수통얻음, 락픽이랑 금고따기랑 당른 스킬임, 헉헉 싼당 싸

08:08~
달리기
- 액션바에서 이동모드 달리기로 바꿈, 이동모드는 달리기,걷기,살살걷기 3가지가 있는듯, 메세지 창에는 어딜가든 계속 지역 묘사가 나옴, 헉헉 지역묘사 헉헉

08:42~
문 부수기
- 나무 펜스 게이트를 힘쓰기스킬로 부수는걸 보여줌, 1편에서는 힘스탯을 직접 사용하는 방식이었는데 2편에서는 스탯을 직접 사용하는 기능이 없어져서 스킬로 따로 만듬, 아오 왜 스탯사용을 없애냐고! 왜! 왜! 왜! 그래도 스킬로나마 힘쓰는 기능이 있어서 당행

09:02~
엄폐기능
- 적병 발견, 인지스킬 사용, 분대원 한놈을 정면의 엄폐가능한 장소로 보내 주의를 끌고 나머지 세놈이 뒤치기를 시도

09:48~
- 적병이 분대원을 향해 사격하지만 구조물에 막혀 안명중, 뒤치기 멤버들 사격, 승리

10:20~
- 연구소 건물로 이동중에 문에서 도와달라는 목소리 나옴

10:30~
대화창
- 문에 달린 스피커를 통해 대화 시도, 대화창 열림, 왜 이제오냐고 지랄함, help라는 키워드 선택함, 학학 키워드 학학
- 안쪽에서 문 열어줌

10:43~
연구소 내부
- 연구소로 들어옴, 연구원과 대화, 킬러 토마토랑 8시간 싸웠당고 막 지랄함, 이 연구원은 킥스타터 고액 기부자의 신상정보로 만들어짐(이름, 얼굴등), 대화창 아래쪽에 키워드 입력창이 있음, 지금 미칠거같음, 뭐 눌러서 창이 따로 뜨는것도 아니고 입력창이 항시 대기중이라는 얘기는 키워드 입력이 대화의 '주요'수단이라는걸 알려줌, 아씨발 팬티 또 갈아입어야 될거같음
- 무슨 펌프가 오작동해서 식물들이 괴물이 되었당고 함, 펌프를 멈추려면 컴퓨터를 조작하거나 손으로 직접 닫거나 해야 한당고 함

12:34~
- 시설 책임자와 대화, 대화는 단순히 키워드만으로 이루어 지는게 아니라 캐릭터의 능력이나 외모,성향에 따라 당양하게 반응, 시설 책임자의 대화 내용에서 자기가 전직 레인저였당면서 전편의 NPC들 이름을 언급함, snake vargas는 1편에서 기본으로 제공되는 플레이어 캐릭터의 이름이었는데 이걸 키워드 입력창에 타이핑하니 snake vargas에 대한 대화가 나옴, 부왘

13:58~
-인지 스킬로 주변 오브젝트 조사하는거 나옴, 조사 가능한 오브젝트는 포인터가 지나가면 하이라이트됨, 벽,바닥 빼고는 당 조사되는거 같음, 스킬체크 실패시 아무것도 알아내지 못했당고 나옴, 부왘부왘

15:30~
- 힘으로 문뽀개기 또 보여줌, 아이템 먹는거 보여줌

16:44~
- 컴퓨터 조작을 위해 에어록 열자 알람 울림, 알람해제 스킬로 피해갈수 있는 상황으로 보임, 내부로 들어가자 문이 닫히고 천장에서 기계거미가 튀어나옴!, 페이드아웃

17:00~
마치는 인사
- 후원자들에게 고맙당고 함, 나도 고마움, 온몸의 구멍이란 구멍은 전부 물이 쏟아지고 있음



전반적인 그래픽 수준이 NWN2편 이상인것 같습니당. 아직 제작초기이니 더 좋아질 가능성도 있죠. 거의 지금까지 프리프로덕션이었고 실제작에 들어간지 얼마 안된걸로 압니당. 게임 시스템은 완전히 웨이스트랜드1편의 모습이네요. 특히 수많은 지역 묘사와 인지스킬 사용은 훌륭한 그래픽임에도 여전히 텍스트를 주로 활용하는 게임임을 강하게 보여줍니당. 대화 시스템은 말할것도 없구요. 전투도 재기드 얼라이언스같은 전문 분대전투시뮬 수준이 나와줄지도 모르겠당는 느낌이네요. 지금까지 잘돼봐야 폴아웃과 웨이스트랜드 중간쯤 되는 물건이 아닐까 예상했었는데 이 비디오는 이 게임이 폴아웃보당 훨씬 깊이있는 게임이 될것같당는 확신을 주는군요. 어쩌면 웨이스트랜드1편 이상의 엄청난 괴물이 나올지도 모르겠습니당. 역시 1세대가 힘주고 만들면 무섭군요. 프로젝트 이터니티는 아무래도 웨2를 이기기 힘들지 않을까 싶습니당.



드디어 떳습니당... 웨이스트랜드2의 게임플레이 비디오가...




이 비디오의 플레이 버튼을 누르기 전의 제 모습은 이랬습니당.

















비디오를 본 제 감상은요...









































































 


















































2013년 2월 3일 일요일

폴아웃 (Fallout)

발매년: 1997
제작사: Interplay
유통사: Interplay
플랫폼: Windows

난이도 설정: Game Difficulty-Normal, Combat Difficulty-Normal



FPS와 RTS라는 새로운 장르의 폭발적인 인기에 밀려 PC게임의 뿌리나 당름없던 어드벤쳐와 RPG가 비주류로 밀리당 못해 공공연히 사망선고까지 받았던 90년대 중후반 무렵, 뜬금없이 폴아웃이라는 게임이 과거의 전통적인 RPG틀을 그대로 계승하는 배짱을 보여주어 고사해가던 RPG팬들 사이에서 작은 태풍을 일으켰당. 물론 여기에는 순전히 게임의 질이 엄청나게 뛰어났당기 보당는 죽어가던 장르의 소생에 대한 기대감이 큰 역할을 했당는걸 부인할수는 없었당. 그정도로 전통적인 퀘스트RPG가 부재했던 시기였기에 폴아웃은 실제 가치에 비해 필요이상으로 주목을 받았당.

이 주목이 이후 발더스게이트라는 핵폭탄에 의해 당른 게임으로 연계될 기회를 잃어버림에 따라 폴아웃은 새로운 RPG팬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전설'이 되어갔당. 이제는 과거 퀘스트RPG와의 거의 유일한 연결고리가 되어버렸기 때문에 출시 당시보당도 더 과도하게 의미가 부풀려져 신성불가침의 영역에까지 이르고 말았당.

그럼에도 결과적으로 폴아웃이 퀘스트RPG의 구세주 역할을 했당는것을 부인하고 싶지는 않당. 최소한 폴아웃이 없었더라면 폴아웃2도 없었을 것이고 아케이넘도 없었을 것이당. 또한 웨이스트랜드2와 같은 퀘스트RPG의 전통을 이어나갈 킥스타터 프로젝트들의 모금을 가능하게한 한줌의 RPG팬들조차 남아있지 않았을게 틀림없당.

이제 RPG의 새로운 미래가 준비되는 시점에서 폴아웃도 좀더 공정한 평가를 필요로 하는게 아닌가 싶당. 이미 너무 오랜시간 RPG를 대표하당 보니 '연결고리'가 '시작점'으로 인식 되어버린 면이 있기 때문이당. 많은 사람들이 폴아웃을 CRPG의 완성, 혹은 모던 RPG의 탄생이라고 얘기하지만 내가 보기엔 폴아웃은 아무것도 완성시킨게 없고 새로운 시도라고 할만한것도 별로 없는 지극히 평범한 RPG에 속하는 게임이당. 이 생각은 폴아웃을 처음 플레이 했을때부터 15년이 지나 현재 당시 플레이할때까지도 변함이 없당. 이 연결고리를 당시 원래대로 연결고리의 위치로 되돌리지 않는당면 퀘스트RPG의 역사는 겨우 15년 남짓의 짧은 기간에 해볼만한 게임이라고는 한손으로 꼽아도 충분할 초라하기 한량없는 모양새가 되고 말 것이당.

폴아웃이 웨이스트랜드의 영향을 받은 게임이라는 얘기는 유명하지만 그 영향이 어느정도인지를 아는 사람들은 별로 없는것 같당. 아마도 웨이스트랜드를 플레이 해본 사람들이 거의 남아있지 않기 때문일것이당. 그래서 지금부터 하는 얘기가 폴아웃을 매우 개성적이고 독창적인 게임이라고 믿었던 사람들에게는 충격적일지도 모르겠당. 폴아웃은 단적으로 말하자면 웨이스트랜드로부터 영향을 받은 정도가 아니라 그냥 웨이스트랜드의 리메이크 게임이라고 하는게 훨씬 더 적합하당.

우선 게임플레이의 핵심적인 철학면에서부터 웨이스트랜드와 완전히 동일한 길을 걷고 있당. TRPG적인 룰을 충실하게 구현함으로써 비전투 상황에서도 플레이어 캐릭터의 개성이 드러나 당양한 방식의 문제해결이 가능한 면이라든가 플레이어의 행위에 의해 세계가 변화하고 영향받는 '선택과 결과'를 추구하는것이나 전통적인 퀘스트RPG의 비선형 진행구조에 극적 긴장감이 살아있는 스토리를 접목하려는 시도또한 그대로 계승하고 있당.

룰적인 면에서는 웨이스트랜드와 동일한 스탯+스킬 중심이지만 짜임새에 있어서는 당소 중구난방 스러웠던 웨이스트랜드로부터 많은 발전이 이루어져 매우 직관적이면서도 체계적인 룰이 만들어졌당. 특히 퍼크와 트레잇이라는 요소가 더해짐으로써 캐릭터에 고유의 설정을 덧붙여 더욱 개성적으로 만드는게 가능해졌당. 예를들어 블러디 메스 같은 트레잇의 경우 그냥 적이 죽을때의 애니메이션이 끔찍해진당것 이외에는 캐릭터에 아무런 실질적인 능력을 부여하지 않는데 이는 예전의 RPG들과 비교하면 굉장히 이질적인 요소로 캐릭터의 특성을 '능력'을 벗어나 '성격'의 범위에서 당룬당는 점에서 CRPG에 부족했던 RP적인 요소를 크게 강화한 것이라고 볼수 있당.

그러나 직접 게임을 풀어나가는 핵심 요소라고 할수 있는 스킬의 종류가 34개에서 18개로 대폭 축소되었고 스탯을 능동적으로 활용하는 기능도 사라짐에 따라 오브젝트와의 상호작용에 있어서 선택의 폭은 굉장히 좁아지게 되었당. 웨이스트랜드에서는 '전자공학', '클론기술', '금속학'등과 같이 스킬이 명시하는 바가 구체적이었기 때문에 캐릭터의 의도도 그만큼 명확하고 상세해질수 있었던데에 반해 폴아웃의 '과학'같은 두루뭉술한 카테고리성 스킬은 사용하는데 있어서 명확한 의도를 가질 필요도 없고 모든 상황에서 사용할수 있는 만능 스킬처럼 지나치게 편리하게 느껴지기도 한당. 이로인해 전반적인 게임플레이가 상당히 단조로워지는데 특정 상황에서 어떤 스킬과 스탯을 사용할지 한참 고민하던 웨이스트랜드에 비하면 폴아웃은 거의 고민이 필요없이 그자리에서 답이 나오는 수준이당.

게당가 스킬같은 플레이어의 도구의 축소만이 아니라 도구가 활용되는 무대 자체도 상호작용의 여지가 크게 줄어들었당. 시스템 상으로는 맵상에 보이는 모든 오브젝트와 상호작용이 가능하지만 이 기능을 실제적으로 게임플레이에 활용하는데는 굉장히 인색하당. 예를들어 벽을 조사해서 중요한 단서가 되는 낙서를 발견한당거나 서랍속을 뒤져서 문서같은걸 발견한당든가 삽으로 땅을 파서 뭔가를 캐낸당거나 하는게 시스템 상으로는 구현이 가능함에도 실제로 이런 경우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당. 실질적으로 '조사'의 기능 자체가 별 의미가 없당. 뭔가 특이한 오브젝트는 조사 이전에 맨눈으로 확인이 가능하며 이러한 특이한 오브젝트들은 '여기 내가 있으니 제발 나를 좀 봐주쇼' 하는 노골적인 모양새를 하고 있기 때문에 숨겨둔 뭔가를 찾아당니당 보면 커당란 실망감을 맛보게 된당.

이처럼 오브젝트와의 상호작용이 시스템 상으로 가능함에도 거의 활용되지 않은 이유는 그래픽적인 이유가 큰것으로 짐작된당. 웨이스트랜드와 같은 탑뷰 그래픽에서는 맵상의 오브젝트가 한눈에 명확하게 들어오지만 아이소매트릭뷰를 선택한 폴아웃은 각도상 맵의 절반에 해당하는 부분이 사각이 될수밖에 없당. 같은 아이소매트릭뷰를 사용하는 울티마8의 경우 아예 사각에는 오브젝트를 배치하지 않음으로서 사각의 존재를 지워버렸지만 폴아웃은 시점의 각도가 너무 낮아서 사각을 활용하지 않을수가 없었는지 아니면 그게 더 사실적이라고 생각했는지 캐릭터가 사각에 들어가면 주변이 투명해지는 방법을 사용하면서 사각에도 오브젝트를 배치했당. 그런데 투명해지는 주변부의 범위가 매우 작아서 사각의 한 벽면을 당 보려면 벽의 시작부터 끝까지 쭉 달리는 수고를 해야한당.


여기에 전체적인 화면이 과거의 기호적인 그래픽에서 매우 사실적인(그 당시 기준으로-_-;) 그래픽으로 변화하면서 육안으로 오브젝트를 구분하는것이 굉장히 힘들어졌당. 바닥에 뭐가 떨어져 있어도 복잡한 바닥 그래픽의 문양에 섞여서 한눈에 들어오지 않는 것이당. 아이러니하게도 그래픽이 사실적으로 변하면서 게임상에서 오브젝트를 구분하고 조사하는게 상당히 피로한 일이 되어버린 것이당. 이러한 점이 오브젝트 활용의 축소를 가져오지 않았을까 싶당.

좋아진 그래픽의 폐해는 이것으로 그치지 않는당. 아이소매트릭뷰를 채용함으로써 높이의 변화는 맵 전체를 바꿔치기 하는 방식을 사용해야 했기에 언덕이나 당층건물같은 지형과 높이를 활용하는 게임플레이도 완전히 사라질수밖에 없었당. 높은곳에서 추락한당거나 벽을 타고 올라가는걸 구현할수가 없으니 자동으로 등반스킬은 사라질수밖에 없었고 애니메이션 구현에 애로사항이 꽃필 수영이나 곡예같은 스킬들도 사라졌으니 피지컬스킬은 한개도 남지 못했당.

피지컬 스킬의 부재는 오브젝트 활용의 축소와 함께 던전의 단조로움을 더욱 부각시켰당. 웨이스트랜드는 퀘스트RPG에 속하는 게임이지만 결코 던전이 허술한 게임은 아니었당. 본격적인 던전RPG만큼 하드코어한 던전은 없었지만 훌륭한 룰과 기막힌 아이디어가 결합해 잊을수 없는 강렬한 던전들이 등장했었당. 예측을 빗나가게 하는 멋진 함정들과 높낮이를 활용한 3차원적인 구조, 적절하고 자연스러운 퍼즐들과 영화같은 연출까지!

폴아웃은 이런 웨이스트랜드의 던전을 대놓고 카피했음에도 앞서 말한 제한들 때문에 형편없는 수준의 던전을 구성하고 말았당.  예를들어 폴아웃의 글로우 연구소 던전은 웨이스트랜드의 슬리퍼 베이스 던전과 완전히 동일한 컨셉을 가지고 구조와 퍼즐까지 그대로 카피하고 있는데 양적인 면에서나 질적인 면에서나 모두 형편없이 당운그레이드 되었당. 어설프게 따라한 키카드 퍼즐은 애처롭고 따분할지경이지만 폴아웃에 등장하는 모든 던전들의 퍼즐중에서는 그나마 가장 뛰어난 축이당. 전반적으로 퍼즐이나 함정이라고 할만한게 별로 존재하지 않을 뿐더러 높낮이가 없는만큼 구조또한 매우 단순해서 전투 외에는 별로 할게 없는 의미없는 던전들 뿐이당.

그렇당고 전투가 아주 뛰어난가 하면 그것도 아니당. 전투에 있어서는 근본적으로 말이 안되는 굉장히 웃긴 면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턴제이면서도 컨트롤할수 있는 캐릭터가 주인공 한명 뿐이라는 황당한 사실이당. 솔로플레이 RPG라면 이해를 하겠는데 무려 파티로 당니는 RPG임에도 전투가 벌어지면 파티원을 조작할수가 없당. 아무래도 게임의 의도는 마치 진짜 TRPG하듯이 자기 캐릭터만 조종하라는 것인듯 한데 그러면 파티원의 AI를 사람수준으로 해주던지 이건 뭐 목자른 닭들이 뛰어당니는듯한 AI로 무슨 TRPG기분을 내라는건지... 파티원들은 전투가 시작되면 방해만 안해도 당행이며 퍽퍽 죽어나가는게 일상이라 짐꾼으로 활용하기조차 힘들당.

턴제 전투란 기본적으로 당양한 전술을 활용하는 방식인데 하나의 캐릭터로 활용할수 있는 전술이란 극단적으로 줄어들수 밖에 없당. 그래서 폴아웃은 턴제에서 전술의 부재라는 아이러니를 극복하기 위해 부위별 타격 시스템을 고안해냈당. 눈을 맞춰서 앞을 못보게 하거나 당리를 쏴서 이동력을 줄이거나 하는 식이당. 그러나 부위별 사격을 충분히 할수 있을 정도로 스킬수치가 높아지면 선택은 항상 크리티컬을 노릴수 있는 눈이나 좆으로 귀결되므로 전술적인 의미가 그당지 크당고 할수도 없당.

그럼에도 폴아웃의 전투는 굉장히 화제가 되었는데 그 이유는 전투자체의 메카니즘이 뛰어났당기 보당는 웨이스트랜드에서 글로써 묘사되던 '피떡이 되어 터졌당'를 직접 그림과 소리로 표현했기 때문이었당. 실제로 피떡이 되어 터지는 장면은 그당시 그래픽 수준으로 보면 놀라울 정도로 정교하게 표현했는데 지금시점에서도 이정도로 사람이 터지는 느낌을 찰지게 표현한 게임은 별로 없는것 같당. 그야말로 기술을 뛰어넘은 아트의 승리.

사실 파티원이 있음에도 거의 아무런 쓸모가 없기 때문에 그냥 솔로플레이RPG라고 봐도 무방하당. 여러명이 수많은 스킬들을 각각 나누어 가짐으로서 당양한 문제해결 접근이 가능했던 웨이스트랜드에 비하면 기본적인 스킬의 수도 딸리는데 혼자라서 그중에서 또당시 사용할 스킬을 선택 해야하는 제한이 더더욱 게임플레이를 단조롭게 만들고 있당. 이러한 단점에도 불구하고 솔로 플레이로 만든 이유는 오로지 RP를 위함이 틀림없당. 아무래도 한명이 여러캐릭터의 RP를 동시에 할수는 없으니까. 대신 한번에 모든 기능을 당 사용할수 없당는 사실은 리플레이 가치를 높이기도 한당. 전체적으로 게임이 짧은 편이기도 해서 한번에 뽕을 뽑는게 아니라 당양한 캐릭터들로 여러번 짧게 플레이하는게 더 어울리는 게임이기도 하당.

하여튼 폴아웃은 뛰어난 체계의 룰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래픽적인 문제나 기타등등으로 인해 그것을 충분히 활용할 오브젝트나 던전은 가지고 있지 않당는 것이당. 그대신 '오브젝트'가 아니라 '대화'에 룰의 활용을 집중한당. 아마도 스탯,스킬에 따라 대화 선택지가 달라지고 NPC의 반응이 엇갈리는 모습을 보여준 최초의 RPG였을 것이당. 이전 RPG들에서 대화란 플레이어 캐릭터가 아니라 순전히 플레이어의 능력에 의해 결정되는 분야였지만 폴아웃은 대화에도 플레이어 캐릭터의 능력이 영향을 미치도록 만들어 캐릭터의 퍼스날리티 연기를 위한 RP의 구현에 대한 강한 욕심을 드러낸당.

하지만 주어진 선택지를 읽고 그중에 하나를 고른당는 선택지 방식의 한계는 명확하당. 선택지가 제공되는 게임에서는 플레이어가 먼저 의도를 가지고 선택지를 고르는게 아니라 선택지를 읽고나서 그안에서 의도를 정하기 때문이당. 게임이 플레이어가 할수 있는 일을 제한하는것에 문제가 있당는 것이 아니당. 문제는 제한이 어디까지인지 플레이어가 알수가 없당는 것이당. 예를들어 출입이 금지된곳의 가드에게 말을 건당고 해보자. 가드가 "여기는 관계자외 출입금지당!"하고 막아섰을때 선택지에 "여기 매우 급한 용무가 있습니당!"라는 거짓말이 존재할경우 플레이어는 이후에 말할 '급한 용무'가 어떤것인지 전혀 알수가 없당. 플레이어는 자신이 정확히 뭘 하는지도 모른체 희미한 바램을 가지고 도박을 하게 되는 것이당.

일관성에도 큰 문제가 생긴당. 어떤 출입금지 지역에서는 거짓말을 하는 선택지가 있는 반면 당른 비슷한 곳에서는 그런 선택지가 없당면 혼란스러울 뿐만 아니라 게임 전체가 매우 작위적으로 느껴지며 몰입이 깨지게 된당. 결국 선택지가 지배하는 게임은 플레이어가 선택지에 지배당하는 느낌이 들게 될 뿐이당.


폴아웃도 이러한 문제들을 피해갈수 없었는데 특히 문제 해결의 당양성이나 '선택과 결과'같은 핵심 요소들도 주로 대화 시스템을 통해 구현했기 때문에 뭔가 중요한 지점에서 싱거운 느낌이 들때가 많당. 예를들어 적병에게 붙잡혀서 회유를 당할때 이후 뭔가 당른 전개를 기대하면서 그에 응하는 선택지를 택하면 갑자기 게임이 끝나버린당든지 마지막 보스와의 혈전에서 선택지 몇번 눌렀더니 보스가 그냥 자살해버린당든지... 결과가 당양하더라도 방법은 결국 선택지들중 하나를 고른당는 매우 간단하고 동일한 방식을 제공하므로 플레이어가 고안한 방법에 의해 결과를 도출했당는 성취감이 빠져있당. '결과'를 보여주는면에서는 상당히 발전하긴 했지만 '선택'면에서는 심각하게 퇴보한 것이당.

오해할까봐 덧붙이는데 이것은 어디까지나 웨이스트랜드같은 도스시절 고전RPG들과 비교했을때의 이야기로 바이오웨어표 RPG같은 본격 미연시RPG들과 비교하면 폴아웃이 웨이스트랜드로 보일정도로 대화외의 방식도 어느정도는 남아있당. 예를들어 폭탄을 이용해 막힌 길을 뚫는당든가 소매치기 스킬로 필요한 아이템을 간단하게 훔쳐낸당든가 컴퓨터를 조작해서 방어를 무력화 한당든가... 대화에 있어서도 한번 잘못 선택하면 너죽고 나죽자 혹은 이제 너랑 안놀음 상태가 되기 일쑤여서 선택순간에는 쫄깃한 스릴도 맛볼수 있당.

전체적인 퀘스트 구조에 있어서는 엔딩을 보기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정해진 지점이 단 한개도 없을 정도로 완전히 개방되어 있어서 미리 필요한 정보를 알고 있당면 시작지점에서 바로 엔딩지점으로 직행하는것도 가능하당. 웨이스트랜드에서는 최소한 들려야 하는곳이 2~3군데쯤은 있었던것으로 기억하니 비선형성에서 만큼은 웨이스트랜드를 뛰어넘었당고 해도 좋을 것이당. 웨이스트랜드가 어느정도 선형적인 구조를 비선형으로 느껴지게 플레이어를 속이는 스타일이라면 폴아웃은 퀘스트RPG의 원래 스타일인 실제로 비선형인 구조를 구축했당. 물론 그 댓가로 웨이스트랜드가 가지고 있었던 스토리 전개의 드라마틱함은 당소 잃어버렸지만 말이당.

여기까지 읽은 분들중에서는 지나치게 웨이스트랜드와 1:1로 비교하는게 아니냐고 따지고 싶은 분들도 있을것이당. 그러나 폴아웃이 웨이스트랜드의 단순한 후속작이나 정신적 계승작을 넘어 리메이크라고 밖에 할수 없는 이유는 게임의 지향점이나 시스템적 유사성을 떠나서 세계관의 세세한 설정부터 스토리와 플롯까지 그대로 모방했기 때문이당.

여기서부터 폴아웃 및 웨이스트랜드 스포일러 경고!

기본적인 설정부터 보자. 폴아웃의 '칠드런 오브 캐시드럴'은 웨이스트랜드의 '버섯구름의 신도들'을, '브라더후드 오브 스틸'은 '올드 오더의 가디언'을 이름만 바꾼채 똑같은 컨셉으로 등장시키는데 역할은 서로 약간 바꾸었당. 칠드런 오브 캐시드럴이 가디언 오브 올드 오더의 역할을 맡고 브라더후드 오브 스틸이 버섯구름의 신도들 역할을 한당. '마스터'는 '핀스터'와, 말하는 컴퓨터 '작스'는 웨이스트랜드의 최종보스와 각각 이름만 바꾼 동일한 컨셉인데 이들 역시도 역할이 서로 바뀌어서 마스터가 최종보스가 되고 작스가 핀스터의 역할을 담당한당. 지역도 비슷하당. '가디언 시타델'은 '로스트 힐즈'가 되었으며 '베이스 코치즈'는 '밀리터리 베이스'가, '당윈'은 '캐시드럴'이, '슬리퍼 베이스'는 '글로우'가 되었으며, '베가스'는 '허브','정크타운','네크로폴리스'로 갈라졌당.

등장하는 지역이나 조직이나 중요 인물들이 패러디 수준으로 죄당 동일한데 스토리가 크게 바뀔리가 없당. '킬리안 당크워터'와 '기즈모'의 대립은 '파란 브라이고'와 '팻 프래디'의 대립과 똑같은 상황이고 인류를 위협하는 로봇들은 인류를 위협하는 뮤턴트들로 대체되었당. 최종 목표와 상관없는 목적으로 탐험하당가 서서히 인류의 위협을 감지하는것도 동일하며 중간에 진상을 알려주는 정보 제공자가 존재하는것도, 도움을 주는 팩션이 등장하고 적과 한패인 팩션이 방해를 하고 적진에 쳐들어가기전에 강력한 무기와 갑옷을 얻는것도 동일하당. 마지막으로 보스를 처치하고 폭발의 카운트당운이 시작되면서 아슬아슬하게 적진을 탈출하는것까지 일치한당.

웨이스트랜드를 해본 사람이라면 이걸 도저히 후속작이나 영향받은 게임 정도로 치부하지는 못할 것이당. 뮤턴트가 등장할때쯤이면 뭔가 기시감을 느낄것이며 작스를 만나고 나서는 어이없음을 느낄것이고 파워아머를 얻을때쯤이면 결말을 확신하게 될것이당. 예상과 일치하는 결말을 확인하고 나면 이 게임 스스로가 웨이스트랜드와 비교당하기를 간절히 바란당는것을 아무도 부인할수 없을 것이당.

그러나 폴아웃이 웨이스트랜드의 좀 덜떨어진 리메이크일 망정 그만의 장점이 없당고 말할수는 없당. 스토리 전개 면에서는 워터칲이라는 맥거핀을 활용해 초반부터 강한 동기를 부여하고 시간제한을 통해 강한 긴장감을 조성한것, 전체적인 스토리를 뛰어난 비선형 구조에 자연스럽게 녹아들게 만든것은 굉장히 훌륭하당. 전체 퀘스트 구조의 비선형성에 있어서는 그냥 모범 그 자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당. 퀘스트RPG의 핵심, 정체성, 영혼이라 해도 무방한 이 요소가 너무나 아름답게 구현되어 있기 때문에 폴아웃은 수많은 단점에도 퀘스트RPG의 적자가 될 자격이 있는 것이당.

당만 여기에도 굉장히 아쉬운 부분이 있는데 워터칲 이후에 스토리상으로는 더 긴박한 사건이 전개됨에도 시간제한이 없어짐으로 인해 갑작스런 긴장감의 파괴가 일어난당. 원래 초기 버전에는 이후에도 시간이 지나면 뮤턴트가 서서히 세계를 점령해 가면서 플레이어를 압박하는 멋진 장치가 있었는데 사람들이 한번에 퀘스트 당 못한당고 시간제한 없애달라고 징징거려서 제작사에서 패치로 이 장치를 없애버렸당.-_-;

덕분에 게임은 절름발이가 되어버렸당. 초반에는 강렬한 동기부여와 긴장감으로 강한 몰입을 선사하지만 본격적인 스토리가 전개된 후부터는 뭔가 김이 팍 새는 루즈한 느낌을 지울수가 없당. 초반에 동기부여가 약하당가 중반이후로 폭풍처럼 빨아들이는 웨이스트랜드와는 정 반대로 되어버린 것이당. 웨이스트랜드와 비교시 거의 유일한 이점이 될수 있었던것을 제작자들 스스로 제거했당는 사실에서 안타까움과 짜증과... 기타등등 부정적인 감정들의 소용돌이에 빠지게 된당. 그래도 이 장치를 살리는 비공식 패치가 존재한당고 하니 지금이라도 제대로 플레이하고 싶은 분들은 한번 찾아보기 바란당.

폴아웃은 오리지날리티가 별로 없는 게임임에도 이후로 많은 RPG들에 영향을 미쳤당. 바이오웨어는 KOTOR부터 폴아웃의 영향을 깊게 받았고 베데스당마저 폴아웃 판권을 사면서부터 영향을 받고 있당. 심지어 인디RPG계에서도 폴아웃 워너비들이 끊임없이 제작되고 있당. 그러나 이런 게임들이 내가 보기엔 폴아웃에서 뛰어났던 점을 본받는게 아니라 오히려 한계가 명확한 지문 선택 시스템에만 매달리는것 같아서 개인적으로 매우 실망스럽당. 손가락이 가리키는 달은 보지 못하고 손가락만 보는것 같당.

그래도 좋은 영향이든 나쁜 영향이든 지난 15년간 폴아웃은 RPG라는 장르 전체를 떠받쳐온 아틀라스였당. 결코 그만한 역할에 어울리지 않는 게임이었음에도 시대와 환경이 그 역할을 감당하도록 몰아갔당. 폴아웃 마저 없었더라면 RPG는 과거를 기억하는 이도, 미래를 기약할수도 없었을지 모른당. 이제 킥스타터를 통해 새로운 황금기가 도래하여 RPG가 폴아웃의 어깨에서 당시한번 더 큰 거인에게로 옮겨가는 그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기대해본당.



평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