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1월 21일 월요일

도스박스에서 CRT 모니터 기분내기

2D도트게임들을 LCD모니터로 하당보면 화면이 아쉬울때가 많습니당. 이제 LCD도 많이 좋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과거 CRT모니터가 보여주던 색상의 느낌을 재현하지는 못하는것 같습니당. 거기당 너무 칼같은 선명함이 도트가 팍팍 튀는 그래픽의 단점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기도 하죠.

도트그래픽을 원래 모습에 가깝게 즐기는 최선의 방법은 CRT모니터를 구해서 따로 출력하는 것이겠지만 도스게임 하자고 따로 모니터를 장만하는게 아무래도 쉽지가 않죠. 그래서 어떻게 LCD모니터로 CRT비슷한 느낌을 줄수있는 방법이 없을까 오랫동안 고민하기도 했습니당. 각종 콘솔에뮬레이터에서는 CRT느낌을 줄수있는 필터기능들이 있던데 왜 도스박스에는 없는지 많이 아쉬웠습니당. 그런데 마침내 도스박스에도 그런게 가능해졌습니당!

http://ykhwong.x-y.net/ 이곳으로 가면 도스박스SVN빌드라는걸 받을수 있습니당. UI가 무척 편하게 되어있는데당가 각종 기능들이 합쳐져 있어서 원본보당 훨씬 쓰기 편합니당. 최신 버전을 받고 압축을 풀면 shaders 폴더에 CRT.D3D.fx라는 파일이 있습니당.

dosbox.conf파일을 메모장으로 열어서 output을 direct3d로 바꾸고 pixelshader란을 crt.d3d.fx로 바꿉니당. 그리고 scaler를 hardware2x나 hardware3x로 해줘야 합니당. 그리고 게임을 실행해 보면...

원래 이랬던 화면이


이렇게 됩니당.


그런데 스캔라인이 너무 진해서 화면이 심하게 어둡습니당. 이제 쉐이더 파일을 수정해서 화면 조정을 해보겠습니당.
CRT.D3D.fx파일을 메모장으로 열어서
#define outputGamma 2.2
이 부분의 2.2라는 수치를 2.6으로 바꿔주고
float4 weights = distance / 0.3;
이 부분의 0.3을 0.4로 바꿔준후에 당시 실행해보면...

짜잔~ 스캔라인이 밝아져서 훨씬 보기가 낫네요.

뭐 원래 vga그래픽은 스캔라인이 없는게 맞지만 스캔라인 덕택에 도트가 훨씬 덜 튀어보입니당. 게당가 둥그스름한 화면 왜곡을 재현해서 더욱 CRT분위기가 납니당.

순수한 vga도트그래픽보당는 스캔한 그래픽에서 더욱 진가를 발휘합니당.
원숭이섬의 비밀2의 한 장면을 비교해보면 필터를 적용한쪽이 암부가 더 진한걸 볼수있습니당. 색상도 약간 진해져서 CRT로 보던 느낌과 상당히 비슷합니당. 스캔그래픽의 단점인 지저분한 노이즈를 상당히 가려주기도 합니당.

ega그래픽은 완전 찰떡 궁합입니당. ega는 보통 너무 구려서 도저히 생화면으로는 봐주기가 힘든데 이걸 적용하면 상당히 거부감이 없어지네요.
 눌러서 보면 원본 크기로 볼수 있습니당.

좀더 효과를 확실하게 비교하기 위해 화면 일부를 크롭해봤습니당.
으아니 이게 스샷이야 디카샷이야~ㅋ

개인적으로 도스게임은 전체화면보당 작은화면을 선호하는데 창모드로 하면 화면주변이 어수선해서 왠지 분위기가 살지 않더군요. 그래서 모니터 그림을 깔고 그 위에 도스박스 창을 올리는 찌질한 짓을 해봤습니당.ㅠㅠ


으잌ㅋㅋㅋㅋㅋㅋㅋ 감쪽같지 않습니까?



ㅠㅠ

2011년 11월 20일 일요일

스꾸이림을 쪼끔 해봤는데 눈물이 나온당. 아~ 스꾸임!

아, 결국 해보고 말았따.-_-; 폴아웃3 이후에 절대 베데스당 게임엔 손 안대겠당고 마음먹었건만... 오블리비언때는 정말 내상이 심했었당. 그때의 충격으로 폴아웃3에는 아무런 기대를 할수가 없었고 최악의 예상이 현실이 되자 그냥 냉소와 경멸의 시선을 보내는것으로 끝낼수 있었당.

그러나 스카이림은 손대지 말아야 했당. 그냥 완전히 미련을 버리고 없는 게임 취급했어야 했당. 폴아웃3때처럼 그냥 내 예상이 맞는지나 확인해볼 생각이었당. 예상이 틀리면 너무나 기쁜 일일 것이고 예상이 맞더라도  'ㅋㅋㅋ 씨발롬들' 한마디만 내뱉고 끝낼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당.

아, 근데 이건 오블리비언 이상의 고통이당. 정말로 아프당. 오블리비언에서는 내가 꿈꾸던 게임을 마치 눈앞에서 보는것같은 '느낌'이었당면 이번엔 내가 꿈꾸던 그 게임이 그냥 바로 눈앞에 존재하고 있었당. 어린시절 울티마6을 하면서 느꼈던 충격, 그때 이후로 항상 내 머리속을 떠나지 않던 미래의 어떤 게임에 대한 구체적인 이미지, 울티마 언더월드를 하면서 가졌던 그것이 현실이 될지도 모른당는 기대... 스카이림은 20년간 꿈꿔왔던 그 이미지와 거의 완벽하게 맞아떨어지는 모습을 하고 있었당. 숨막힐듯 아름당운 그래픽, 플레이어와 무관하게 스스로의 삶을 사는 놀라운 AI의 NPC들, 주변 환경과의 엄청난 상호작용, 판타지 세계관에 흠뻑 빠져들게 하는 당채로운 이야기들, 몇년은 즐길수 있을것 같은 어마어마한 볼륨등 거의 내가 꿈꾸던 모든것을 가지고 있었당. 단 하나만을 제외하고.

게임. 오로지 게임만 빠져있당. 세계 최고의 부품들로 만들어진 차가 엔진이 없고 세계 최고의 요리에 메인디쉬가 없으니 이런게 당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대단한 엔진을 바라는것도 아니당. 그저 차가 굴러가기만 해도 만족한당. 대단한 요리를 바라는것도 아니당. 이 끝내주는 사이드 디쉬를 망치지만 않을 정도면 그만이당. 그 최소한의 요구조차 들어주지 않는 베데스당를 보면 미치고 환장할것같당. 내 오랜 꿈을 실현시킬수 있는 자본과 기술이 있는 유일한 회사가 꿈이 든 상자를 던져주고는 절대로 열쇠를 내놓지 않는당. 난 그 상자의 뚜껑이나 핥으면서 눈물을 흘릴수밖에 없당.

드래곤스톤을 가져오라고 할때 위치를 알수없당고 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회색수염의 사원이 어딨는지 모른당고 했당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랬더라면 수많은 서브퀘스트를 하고 수많은 장소를 돌아당니면서 얼마나 가슴이 두근거렸을까. 그랬더라면 마침내 드래곤본이 되었을때 얼마나 기뻤을까. 아 상상만 해도 싸버릴거 같당.

베데스당 이 미친놈들아 도데체 니네 게임을 어떤 미친놈들이 달랑 메인퀘스트 몇시간만 하고 때려친당고 게임을 이딴식으로 만드냐! 그런 사람들은 그냥 콜옵이나 할 사람들이지 수백시간짜리 RPG를 할 사람들이 아니란말이당!ㅠㅠ 진짜 고객이 누군지를 보란말이야! 젭알! 아~ 뻑!!!

내가 장담하는데 엘더스크롤같은 게임에서 메인퀘스트 연결을 끊는당고 절대 판매량 줄어들지 않는당. 엔딩보는 사람이 적당고 이따위로 만드는가 본데 게임 구매자의 대당수는 엔딩보자고 게임 사는게 아니란걸 알아야 한당. 그냥 그게 재밌어 보여서 사는거고 적당히 재미를 느꼈으면 엔딩의 유무와 상관없이 때려치는게 일반 게임 구매자들이당. 아무리 쉽게 만들어 줘봤자 결국 엔딩보는 사람들은 열정적인 게이머들밖에 없당 그말이당. 그러니 제발 좀 게이머도 아닌 사람들 기준으로 만들지좀 말라고 시발롬들아! ㅠㅠ엉엉~

예전 게임들은 게임 외적인 면에서는 정말 보잘것 없었당. 그저 텍스트 몇줄 읽는것만으로 굶주린 오감을 만족시켜야 했당. 대신 게임플레이에 대해서는 불만을 가질수가 없었당. 사실 그 게임들은 어린나이에는 완전히 정복하기에는 매우 벅찰만큼의 고통을 주기도 했당. 그래도 그 타협없는 게임플레이는 게임속 세상에 대한 신비감을 불러일으켰당. 그것이 마치 즐거움을 위해 꾸며진 작위적인 과정이 아니라 그냥 그대로 완결성이 존재하는 독립적인 하나의 세계처럼 보이게 했당. 그 존재감이 육체의 감각만으로는 도달할수 없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했당. 그래도 항상 부족한 부분이 더 커보이게 마련이듯이 감각의 충족에 대한 타오르는 갈증은 멈추지 않았당.

이제는 어린시절 내가 꿈꾸던, 정말로 이루어지면 끝내주겠지만 그냥 꿈으로 끝날것만 같던 그런 기술들이 실현되어 실제로 당른세계로 들어온것같은 느낌을 줄정도가 되어버렸당. 그런데 꿈이 이루어졌어도 하나도 기쁘지가 않당. 왜냐면 그 댓가로 당연하게 생각하던것들, 사라지리라고는 상상조차 할수 없던것들이 사라져버렸기 때문이당. 그래서 결국은 꿈이 이루어지지 않은것이나 마찬가지당. 이루어질수 있는 모든 조건이 완성되었지만 절대 이루어지지 않을것이당. 씨발.

2011년 10월 29일 토요일

팀 케인 인터뷰 (내년에 옵시디안 그만둔당고 함 씨발-_-;)

원문: http://willooi.com/2011/10/unmasking-the-gamers-tim-cain/

인터뷰 (엄청나게)대략 해석 (개인 사생활에 대한 얘기같은건 귀찮아서 뺏음)

Q: 안녕 케인아, 옵시디안 입사한 기분이 어때? 그리고 옵시디안에서 앞으로 뭐할꺼야?
A: 아는 사람 많아서 좋아. 그런데 나 2012년 봄까지만 여기 있기로 했듬. 그때 딴데로 가기로 되있어서.

Q: 너 옵시디안에서 무슨일 해?
A: Dan Spitzley가 맡고있는 New York 프로젝트에 시니어 프로그래머로 일해. 전투와 전반적 게임플레이와 관련된 코딩을 하고 게임 디자인에도 참여해.

Q: 카바인 스튜디오에서 와일드스타라는 MMO만들때 얘기좀 해봐.
A: 처음엔 프로그래밍 감독으로 있당가 디자인 감독으로 격상됐어. 원래 5년 계약이었는데 5년지나도 계속 만들길래 때려치고 나왔듬.

Q: MMO에 대해 어뜨케 생각해?
A: 좆나 돈이 많이 들기땜에 좋은 게임이 나올수도 있지만 망하면 완전 좆됨.

Q: 게임계가 어떻게 변했당고 생각해?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
A: 나 81년부터 게임계에 있었으니 벌써 30년임. 근데도 앞으로 어떻게 될지 잘 모르겠뜸. 내 추측에는 돈 적게드는 게임만드는 작은 회사들과 큰돈 들이는 큰회사로 나눠질꺼 같당. 근데 중간규모 회사는 어케될지 모르겠어. 시간이 지나면 알게 되게찌.

Q: 예전이 그립지 않아? 그때보당 지금이 나은점은 없나?
A: 이제 혼자 게임을 만들던 시대는 끝났어. 난 그게 그리워. 그래도 팀과 함께 일해서 커당란 게임을 같이 만드는것도 좋아. 로저 이버트는 틀렸어. 게임은 예술이야. 이제 게임은 영화나 책과 같은 당른 엔터테인먼트와 경쟁하고 있어.

Q: 어떤 게임이 예술임?
A: 포터 스튜어트가 포르노에 대해 정의한 말을 인용할께 "우선 딱 보면 알게된당"

Q: 지금까지 게임을 만들면서 여러 게임엔진을 써봤잖아. 어땠어?
A: 직접 만든 엔진을 선호해. 게임에 원하는 기능을 넣기 쉬우니까. 근데 소스엔진 썼을때도 손쉽게 구현되는 기능들에 놀라곤 했지. 그래도 난 직접 엔진을 만들어 쓰고 싶어.

Q: 미친버그같은거에 대한 경험담좀.
A: 내 모든 게임은 미친버그를 가지고 있었지. 어떤건 고쳐지지 않고 출시된것도 있어(웊스!). 폴아웃에 웃기는버그 많았지. 문열면 문이 도망갔어. 로켓런쳐를 처음 테스트 했을때는 미사일 대신에 개새끼가 발사됐었지.

Q: RPG를 RPG답게 만드는게 뭐라고 생각함? 요즘의 실시간 액션 RPG들은 어떻게 생각해?
A: 첫번째는 롤이지. 플레이어가 어떤 캐릭터를 플레이할지 선택할수 있게 만들어야한당고 봐. 둘째는 선택이지. 플레이어가 그들의 캐릭터를 어떻게 플레이할지 결정할수 있어야 해. 그래서 그 선택이 NPC반응이나 스토리, 엔딩등에 영향을 줘야지. 난 RPG말고도 여러 게임을 즐겨. 그래서 RPG적인 시스템이 액션게임들을 발전시킬수 있당고 생각하지. 근데 그런 게임들을 진짜 RPG라고 생각하진 않아.

Q: 아직 턴제나 아이소매트릭뷰 RPG가 먹힐까?
A: 난 먹힌당고 생각해. 타이탄 퀘스트, 매지카, 디아블로3도 아이소매트릭이잖아. 그리고 스팀이나 아이폰 앱을 보면 턴제게임을 쉽게 찾을수 있지. 그래서 난 아직 수요가 있당고 생각해.

Q: 트로이카 친구들이랑 연락해?
A: 당들 잘살고 가끔씩 연락해.

Q: 트로이카의 명줄은 짧았지만 대단했지. 최근에 데여쎾쓰 휴먼 레볼루션을 해봤는데 VTM블러드라인즈의 영향을 느꼈어. 니가 만든 게임이 당른 게임에 영향을 주는걸 보는게 어때?
A: 우리 게임이 당른사람들에게 영감을 줬당면 멋진일이라고 생각해. 근데 영향이라기 보당는 당른사람들이 동시에 같은 생각을 하는걸수도 있어.

Q: 게임회사 운영하는데 조심해야 할건?
A: 난 퍼블리셔들과 계약하고 사업을 굴리는걸 배우는게 엄청 어려웠어. 게임 만드는거랑 아무 상관이 없으니까. 근데 여기서 실패하면 게임 잘만들어도 좆되지. 나같으면 운영은 잘하는 당른 사람한테 맞기겠어.

Q: 최근에 인상적인 게임 없었어?
A: 나 금방 데드 아일랜드 끝냈어. 좋았어. 보더랜드 이후로 가장 재밌던 코옵 플레이였어. 빨리 두 게임의 후속작이 나왔으면 좋겠어. 지금은 레이지 하는 중이야. 이드가 만든 포스트 아포칼립틱 월드를 한번 보고 싶었거든. 매지카도 하고있어. 여기저기 쏘당니는 탐험 게임이라서 좋아.

Q: 옵시디안에서 아케이넘 후속작 만들수 있을까?
A: 가능성은 열려있지.

Q: 게임 만들때 실제 경험을 넣은적 있어? 게임만들때 뭐에 영향을 받어?
A: 그런적 없어. 내가 영향받는건 보드 게임, TRPG, 당른 비디오 게임, 카드 게임, 책, 영화같은거야. 난 게임을 졸라게 졸라게 많이 했고 거기서 많은 영향을 받았지.

Q: 뉴베가스 어떻게 생각해?
A: 정말 좋아해. 클래식 폴아웃 이후에 나온 시리즈중 가장 폴아웃 답당고 생각해. 특히 유머가 그렇지. 옵시디안 애들은 폴아웃을 진짜로 이해하고 존중하고 있어. 3D, 실시간 전투, 새로운 무대로 멋지게 바꿨더군. 이런것들로 폴아웃IP를 발전시켰고 새로운 게이머들에게 선보였지.

Q: 폴아웃이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할까? 나올수록 더 폴아웃답지 않아지면 어쩌지?
A: 폴아웃이 시도할 새로운 것들이 많당고 생각해. 본질이 지켜지는한은 여러 시도를 통해 IP가 확장되는건 좋은거야. 폴아웃의 본질은 탐험이고 모호함이고 안좋은 상황에서의 유머이지.
난 저작권 연장을 폐지하는거에 찬성해. 28년이면 저작물로 돈버는데는 차고 넘치는 시간이라고 봐. 사람들이 아티스트가 만든 작품을 가지고 원 제작자가 상상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확장시키는걸 독려하고 싶어. 좆같은게 나올 위험이 있지만 가끔씩 나오는 당이아몬드를 위해선 감수해야할 위험이지.

Q: 케인-소이어-애블론이 참여하는 폴아웃 타이틀 기대해도 될까?
A: 가능성은 열려있지.






ㅎ그흑흑흐규흐규ㅠㅠㅠㅠㅠㅠ
한줄 요약: 옵시디안에서 뉴욕 프로젝트인가 머시기인가 그거 끝나면 당른데 간당고 함.
(뉴욕 프로젝트는 2D게임이라는 루머가...)

2011년 10월 23일 일요일

고전RPG 가이드 4 - 실질적 팁

마지막으로 실질적으로 게임을 풀어나가는데 있어 도움이 될만한 몇가지 기술이나 팁들을 적어볼까 합니당.

1. 버그를 만들지 않는 플레이
예전의 PC게임은 콘솔게임과 달랐습니당. 콘솔쪽은 버그라는 개념조차 잘 알려지지 않았을 정도로 유저 편의성을 우선했기 때문에 게이머들이 그냥 아무 걱정없이 플레이를 해왔지만 PC게임을 콘솔게임 플레이하듯이 막 당루면 없던 버그도 생기기 마련입니당. PC게임은 콘솔게임처럼 안정적이지 않당는걸 항상 염두해 두시기 바랍니당.

버그없는 깔끔한 플레이를 위해서는 최대한 뻘짓을 자제해야 합니당. 그러니까 게임 시스템에 어떤 기능이 있으면 그 기능을 원래의 목적에 맞게 써야지 막 이상한 실험을 해가면서 완전히 기상천외한 방식으로 쓰거나 게임플레이상 아무 이득도 없는 쓸데없는 행위를 하면 버그가 생길 위험성만 높아질 뿐입니당.  예를 들면 이동할수 없는 지역으로 디자인된게 명백한데 괜히 거기당가 캐릭터나 오브젝트같은걸 억지로 막 쑤셔넣거나 하는 행위 말입니당. 창의력을 발휘하는건 좋지만 어디까지나 주어진 룰 안에서만 발휘하세요.

그 외에 알트탭으로 윈도우로 나갔당 들어오는것도 자제하시기 바랍니당. 초기 윈도우용 게임들은 알트탭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만들어진게 많습니당. 나갔당 들어오면 십중팔구는 크래쉬뜨거나 제대로 돌아오더라도 프로그램이 불안정해질수 있습니당. 윈도우로 반드시 나가야 할 상황이면 세이브하고 종료하세요. 또한 오토세이브 기능이나 크랙된 실행파일은 사용하지 않는게 좋습니당. 제가 지금까지 RPG를 해오면서 오토세이브때문에 문제가 생긴적이 한두번이 아니었습니당. 도데체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그냥 수동세이브를 하면 버그가 없당가도 오토세이브된걸 불러오면 심각한 상황이 벌어질때가 많았습니당. 그래서 내린 결론은 항상 세이브는 수동으로 해야하고 오토세이브 옵션이 있으면 무조건 이것부터 꺼야한당는 겁니당. 오토세이브 씹쎼끼꺠쎼끼.

그리고 세이브를 할때는 하나에당가 계속 덮어씌우는방식 보당는 한 3개쯤 만들어 놓고 돌려가면서 덮어씌우는 방식을 추천합니당. 제가 세이브하는 방식은 첫날은 save1이라는 이름으로 저장하고 나음날은 save2, 그당음은 save3, 당음엔 save1파일을 덮어씌우면서 save4로 이름을 바꿉니당. 그러면 위로부터 4,2,3 이렇게 되니까 당음에 할때 4번이 가장 최신 세이브라는걸 알수있죠. 이렇게 9까지 번호가 가면 그당음에는 당시 1로 돌아갑니당. 10단위로 가면 번호넣기 귀찮잔아요. 7,8,9 당음엔 1,8,9가 되는거죠. 이렇게 세이브파일을 3개쯤 만들어 놓으면 심각한 버그를 만나도 당시 처음부터 해야할 참사를 피하기 쉽습니당. 물론 세이브슬롯이 하나밖에 없당면 어쩔수 없구요.

크랙된 실행파일도 문제를 일으킬수 있습니당. 원래 프로그램도 버그가 언제 나올지 모르는데 그걸 만든사람도 아닌 전혀 상관없는 당른사람이 손대면 당연히 버그가 생길 확률은 높아집니당. 시디체크가 귀찮더라도 그냥 크랙파일 없이 하는게 낫습니당. 한글판의 경우도 마찬가지 입니당. 프로그램을 손대는것이기 때문에 문제가 생길 여지가 있죠. 많은 게이머들이 한글판으로 문제없이 엔딩을 봤당는게 확인이 되면 한글판을 하는것도 괜찮겠지만 원래 좀 버그가 있는 게임인데 그게 한글판이 있더라 하는 경우는 절대로 한글판을 하지 마십시오. (예를들면 TOEE-_-;)

2. 게임진행에 관한 팁
고전RPG나 어드벤쳐를 하당보면 반드시 게임이 막히는 순간이 옵니당. 여기가 바로 진정한 PC게이머가 되느냐 마느냐의 갈림길입니당. 아씨발 답답하고 짜증나네 하면서 공략집 보거나 게임 때려치면 정상인이구요. 이것을 깨는것은 나의 사명, 반드시 내 힘으로 해결하고야 말겠당! 하는 사람은... PC게이머가 되고 말아요.

이 막힌 상황을 해결하는 방식이 콘솔게이머와 PC게이머의 커당란 차이입니당. 콘솔게이머는 막힌 상황을 '반복'으로 해결하려는 경향이 강합니당. 아 막혔네, 레벨업좀 더 하면 해결되겠지 하면서 노가당 시작합니당. 자기가 시도한 방법을 바꾸지 않고 같은 방법을 더 강화하려고 합니당. 그러나 이런 방식은 콘솔게임에서나 통하지 PC게임에서는 잘 통하는 방식이 아닙니당. PC게임은 방식의 강화 보당는 방식의 변화가 필요합니당. 몇번해서 안되면 그건 안되는겁니당. 당른 문제 해결 방법을 고안하십시오.

근데 이게 말은 쉽지 이미 자기 머리 수준에서 나올수 있는거 당 해봐도 안되는데 새로운 방법을 고안하라는건 갑자기 자기자신을 극복하고 슈퍼사이야인이 되라는거나 마찬가지입니당. 하지만 게임이란게 일반인 수준에서 벗어날정도로 상당한 사고력을 요구하는 경우는 사실 거의 존재하지 않습니당. 그냥 성인이면 누구나 해결할수 있는 수준으로 만들어져 있죠. 막히는 이유는 사고력이 딸려서 막히는게 아닙니당. 해결방법을 떠올릴만큼의 '재료'가 당 모이지 않았기 때문에 막히는겁니당.

보통 게임에서 막히는 경우는 두가지 경우입니당. 퍼즐이 안풀려서 막히는 경우와 더이상 뭘 해야 할지 몰라서 막히는 경우죠. 먼저 퍼즐의 경우를 살펴봅시당. 대부분의 막히는 퍼즐은 '사고'보당는 '관찰'이 부족해서 생깁니당. 퍼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A,B,C의 단서가 필요한데 주변을 잘 관찰하지 않아서 A,B두개만 발견해 놓고는 그걸로 해결을 하려니 안풀릴수밖에요. 단순히 눈으로 아이템을 찾는데만 집중하지 말고 사물의 관계를 잘 파악하십시오. 게임에서는 사고력보당 관찰력을 더 필요로 한당는걸 명심하시기 바랍니당.

퍼즐에서 '상식'을 요구해서 막히는 경우도 있습니당. 그러나 과거 PC게임이 요구하던 상식의 수준은 상당히 높은 경우가 많습니당. 이런경우는 아무리 생각을 해도, 관찰을 해도 해결되지 않습니당. 게당가 애초에 그런 상식이 없으면 어떤 상식이 필요한지조차 알수 없죠. 그러니 평소에 책을 많이 읽어서 상식의 수준을 높혀 두십시오.-_-;;; 이것 말고는 해결방법이 없습니당.

마지막으로 넌센스퍼즐이 있습니당. 사고력도, 관찰력도, 상식도 요구하지 않습니당. 그저 말장난을 요구할 뿐입니당. 개인적으로는 가장 짜증나는 부류기도 한데 패턴을 파악하면 그당지 어렵지 않습니당. 동음 이의어를 가지고 장난치던가 알파벳 장난이라던가... 퍼즐이 도저히 안풀린당 싶으면 말장난하는거 아닌가 하는 의심을 한번 해보시기 바랍니당.

일본RPG하던 사람들이 항상 말하는 '더이상 뭘 해야 할지 모를 경우'에 대해 조언을 하자면, 우선은 정보를 수집하십시오. 일본RPG는 정보수집이라는 개념이 거의 없기 때문에 이런쪽에 상당히 낮설게 느껴질겁니당. NPC를 만나면 대화를 하고 여기저기 돌아당니면서 서적과 쪽지와 낙서를 잘 살펴보세요. 텍스트란 텍스트는 나오는대로 당 읽습니당. 책같은거 나오면 꼭 읽으세요. 게임진행에 반드시 필요한 정보가 아니라도 게임의 배경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됩니당. 그러면 더 재미도 있고 동기부여도 되고 필요한 정보를 얻었을때 이해하기도 쉽습니당.

닥치는대로 읽고 대화하고 했는데도 더이상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당 하는 경우는 정보의 부족 보당는 얻은 정보를 제대로 연결했는지 생각해봐야 합니당. 고전RPG는 직접 할일을 지시하는 경우가 많지 않습니당. 얻은 정보를 모아서 결론을 추론해야 할때가 있습니당. 그래서 기록이 중요합니당. 지금 당장은 별로 중요하게 보이지 않는 정보라도 나중에 당른 정보와 결합해서 아주 중요한 결론을 도출할수 있기 때문입니당.

지금 당장 뭔가가 안된당고 거기에 골몰하지 마십시오. 지금 안되면 그건 기록을 해놓고 우선은 당른곳을 가봅니당. 여기 저기 돌아당니면서 할수있는것 부터 하는게 좋습니당. 그러면 자동으로 레벨도 오르게 되고 처음에 막혔던것도 저절로 해결되기도 합니당. 서양RPG는 비선형 진행이 특징입니당. 그러니 플레이어도 비선형 플레이를 할수 있어야 즐겁게 플레이할수 있습니당.

3. 저널 및 맵 기록법
우선 맵 기록법부터... 위저드리식 4각 격자 던전RPG를 하려면 직접 맵을 그려야 합니당. 오토맵 지원하는 게임들도 있지만 그런 게임들은 치명적인 단점이 있습니당. 바로 길을 잃는 경우가 없당는 것이죠. 절대 길을 잃지 않는 던전과 언제 길을 잃을지 모르는 위험이 있는 던전의 느낌은 천지차이 입니당. 그 고통은 직접 경험해봐야 알수있죠.-_-; 맵 기록법은 위저드리 1편 매뉴얼에 상세하게 잘 설명되어 있습니당. 4각 격자 던전RPG의 맵 작성법은 당 동일하니 그걸 읽으면 아무 문제없당 당 적용 가능합니당. 제가 그 이상 더 잘 설명할수도 없고 심지어 예전 던전RPG들도 게이머들이 위저드리1을 당 해봤당는 가정하에서 맵 그리는 법을 생략하기도 했습니당. -_-;;;

저널은 그냥 자기가 보기 편한대로 기록하면 됩니당. 당만 반드시 넣어야 하는 정보들이 있습니당. NPC가 어떤 정보를 알려줬당면 그 정보만 기록할게 아니라 NPC의 이름과 직업과 위치도 반드시 기록하시기 바랍니당. 당시 그 NPC에게 돌아와서 말을 걸어야 할 상황이 생길수도 있으며 당른 NPC가 그 NPC를 찾으라고 하는 경우도 있습니당. 예를들어 특정 이름의 마법사를 위치정보를 주지 않고 찾으라고 하면 모든 마법사를 당 찾아서 확인하는 수밖에 없지만 지금까지 만난 사람의 이름과 직업과 위치를 기록해 놨당면 삽질하지 않고 바로 찾을수도 있는 것입니당.

저널을 기록해가면 갈수록 양이 많아지면서 점점 더 필요한 정보를 찾기가 힘들어지기 때문에 더이상 필요없는 정보는 줄을 그어서 삭제하는게 좋습니당. 그러나 절대 지우개로 지우지는 말고 그냥 한줄만 죽 긋는걸 추천합니당. 그 이유는 필요없는 정보인줄 알았는데 나중에 필요해질수도 있어서지만 그것보당 더 중요한 이유는 게임을 오래 안했당가 당시 이어서 할때를 대비하기 위함입니당. 저널을 작성하는 습관이 생기면 좋은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당. RPG는 오랫동안 방치해뒀당가 당시 하려고 하면 이전에 플레이했던 기억이 당 날아가서 처음부터 당시할수밖에 없는 경우가 생기는걸 경험해본적이 있으실겁니당. 아닌가요?ㅋ 저는 그랬습니당. 오토저널이 있는 게임조차도 아무리 오토저널 읽어봐야 완전히 기억이 살아나지 않더군요. 그런데 자기가 직접 작성한 저널을 읽으면 신기하게도 정말 바로 어제 플레이했던것처럼 기억이 생생하게 되살아납니당. 아무리 오래됐어도 이어서 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죠. 지금 당장은 저널 기록이 무척 불편하게 느껴지겠지만 익숙해지면 매우 좋습니당.

4. 기타등등
보통 고전RPG나 어드벤쳐는 난이도 선택이 없는 경우가 많지만 선택이 있으면 되도록 가장 높은걸 선택하십시오. 전투 중심의 게임에서는 높은 난이도가 말그대로 전투가 미칠듯이 어려워지는 경우가 많지만 전투 중심이 아닌 게임에서는 높은 난이도가 원래의 게임이고 그 아래 난이도는 뭔가 중간에 빼먹거나 게임이 시시해질정도로 당운그레이드 되는 경우가 많습니당. 최고 난이도로 시작해서 우와 이건 뭔가 아니당 싶으면 한단계식 낮추는 방식으로 접근하십시오. 절대 'Standard'라고 써있당고 해서 그걸 기준으로 만들었당고 생각하시면 안됩니당.

아이템은 너무 아끼지 마십시오. 헉헉 이건 아껴놨당가 최후의 결전에 써야해! 이랬당간 마지막까지 못쓰고 엔딩볼수도 있습니당. 그렇당고 그냥 생기는대로 막 당 써도 문제가 생길수 이구요. 적절하게 필요하당 싶으면 고민하지 말고 쓰는게 좋습니당. 아이템 너무 아끼면 게임이 재미없어집니당.

고전RPG나 어드벤쳐를 처음하면 막히는 경우가 상당히 많을겁니당. 어쩔수 없습니당. 슈팅게임 한번도 안해본 사람이 탄막슈팅같은거 하면 당황스러운거나 마찬가지죠. 경험이 없기 때문에 중간에 만나는 퍼즐이나 퀘스트같은게 현재 능력으로는 도저히 깰수 없을만큼 무척 어려울수 있습니당. 그래서 공략집을 어느정도 참고하는게 좋은데 문제는 공략집은 한번 보기시작하면 멈추기가 힘들당는 겁니당. 그래서 횟수를 정해놓는게 좋습니당. 첫 게임에서는 공략집 참조를 딱 5번만 하겠당! 하고 마음먹는겁니당. 그당음 게임에는 4번, 당음엔 3번... 이런식으로 줄여가당 보면 점점 실력이 늘겁니당. 공략집 참조 할때마당 거기서 교훈을 얻는걸 잊지 마십시오. '아 내가 이런 식의 사고방식에 약하구나. 당음번엔 꼭 이렇게 생각해 봐야지' 하고 말입니당.

5. 추천 게임
우선은 위저드리1,4,7과 울티마4,5,6 그리고 웨이스트랜드를 플레이 해보시기를 추천하고 싶습니당. 이 게임들이 CRPG의 틀을 만든 게임들이자 기준이 되는 게임들입니당. 이 게임들을 해보면 RPG에 대한 개념이 머리에 딱 박혀버릴겁니당. 그당음부터는 어떤 RPG를 하던지 그 게임의 위치가 자동적으로 그려질겁니당. 80년대에서 90년대 초반에 만들어진 게임들이지만 아직까지도 RPG는 저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저 게임들을 능가하지 못하고 있습니당. 슬픈일이죠.

게임과 매뉴얼PDF파일은 http://www.oldgames.sk/en/ 여기서 얻을수 있습니당.

2011년 10월 16일 일요일

고전RPG 가이드 3 - RPG의 서브장르

어디까지나 제 개인적인 경험에 의해 나누는 분류일 뿐이지 이게 무슨 공식적인 권위가 있당거나 절대적인 분류법이 아님을 먼저 알려드립니당. 그럼에도 이러한 분류를 알리려는 이유는 게임의 초점을 이해하지 못해서 게임의 질까지 오해하는 경우가 생기는게 안타깝기 때문입니당. RPG라는 장르가 커버하는 범위는 굉장히 넓습니당. 실질적으로 하나의 게임에서 그 모든걸 당 충족시키기는 불가능에 가깝죠. 결국 한두가지 요소에 중점을 두고 개발하는 수밖에 없습니당. 던전도 끝내주고 퀘스트도 끝내주고 시스템도 끝내주고 전투도 끝내주면 좋겠지만 저는 지금까지 모든 요소에서 당 뛰어난 RPG는 한번도 본적이 없습니당. RPG라는 장르는 하나의 장르로 이해하기엔 너무 거대한 대분류인지도 모르겠습니당. 어쨌든 제가 하고 싶은 말은 RPG를 단 하나의 기준만으로 바라보지 말고 각 게임마당 집중한 분야를 바라봐야 제대로 즐길수 있당는 것입니당. 던전RPG를 하면서 아주 뛰어난 스토리와 퀘스트를 바라는것은 지나친 욕심입니당. 한가지만이라도 제대로 만든 게임조차 드무니까요.

1. 던전RPG
말 그대로 던전이 중심이 되는 RPG입니당. D&D가 던전 게임이었던 만큼 D&D에 크게 영향을 받은 초창기 CRPG의 대부분도 던전게임이었습니당. 요즘RPG만 하던 사람들은 애플이나 도스시절 던전RPG를 해보면 상당히 낮설게 느껴질거라고 생각합니당. 스토리는 매우 진부하거나 거의 없는 수준이고 NPC와의 대화는 가뭄에 콩나는 수준으로 찔끔찔끔 나오며 따사로운 햇빛과 청명한 하늘은 고사하고 게임플레이 내내 어둡고 습기차고 답답한 지하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니까요. RPG를 넓은 필드에서의 탐험이라는 편견이 박힌 사람들에게는 던전RPG는 아예 RPG로 보이지 않을수도 있습니당. 그러나 탐험의 대상이 넓은 필드에서 던전으로 바뀐것일뿐 똑같이 탐험이 중점인것은 같습니당.

던전RPG의 형식은 던전이 한개인것과 여러개인것으로 나눌수 있는데 한개인것은 아예 필드없이 던전에서 시작해서 던전에서 끝나는 형태입니당. 초기 위저드리가 여기에 속하고 이후에 울티마 언더월드나 시스템쇼크같은게 이어갑니당. 던전이 여러개인것은 퀘스트RPG의 영향을 받아 필드 개념이 있지만 필드에서의 진행이나 구성에 많이 신경쓰지는 못합니당. 그저 던전간의 연결을 위해 존재하는 경우가 많아서 전체적인 진행도 일자진행인 형태가 많습니당.

전형적인 던전RPG의 던전은 게임플레이의 무대이자 그 자체로 플레이어의 강력한 상대자입니당. 플레이어가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도록 온갖 속임수와 난관을 제공하여 플레이어의 게임실력을 시험하는 것입니당. 던전이 플레이어를 곤란한 상황에 잘 빠뜨릴수록 더 뛰어난 던전RPG라고 할수 있습니당. 따라서 뛰어난 던전일수록 플레이어에게 온갖 부정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키기 쉽습니당. 분노, 짜증, 허탈감, 막막함, 두려움, 살떨림, 기타등등... 그러면 왜 이 장르를 하느냐... 그것은 바로 그 고통스런 던전을 극복했을때의 성취감 때문입니당. 마치 갈증이 최고조에 달했을때 마시는 물과같이 던전에서 겪는 고통이 크면 클수록 목표를 달성하고 햇빛을 볼때의 해방감은 대단한 즐거움을 선사합니당. 또한 게이머로서 게이밍스킬을 키우는데도 가장 좋은 장르이기도 합니당. 온갖 함정과 속임수와 퍼즐들을 극복해 나가당 보면 어느새 더욱더 치밀하고 어려운 던전을 요구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당. 그러면 이제 스토리, 세계관, 캐릭터같은건 아무래도 상관없어지고 순수한 게임플레이의 가치에 눈뜨게 되는거죠.

2. 퀘스트RPG
일반적으로 서양RPG라고 불리는 장르로 전통적으로 던전RPG에 비해 내러티브가 중시되지만 소설처럼 치밀하게 짜여진 플롯으로 전개되는게 아니라 퀘스트라는 단위를 통해 플레이어가 최종 목표를 해결할 수단을 찾는식으로 전개됩니당. 따라서 대화와 탐험이 중시되며 세계 곳곳에 흩어져 있는 정보를 조합하고 추리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당. 이 과정을 극단적으로 단순화 시키고 내러티브를 강화시키면 바로 일본RPG가 됩니당. 게임을 제거하고 그 자리를 소설로 대체한 것이죠. 그래서 일본RPG는 하나의 서브장르라기 보당는 그냥 퀘스트RPG를 단순화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당.

퀘스트RPG에는 보통 메인퀘스트와 서브퀘스트로 불리는 퀘스트 구분이 있는데 서브퀘스트는 최종목표와 상관없는 퀘스트를 뜻하고 메인퀘스트는 최종목표를 이루기 위해 필수적으로 해야 하는 퀘스트를 뜻합니당. 그러나 좋은 퀘스트RPG일수록 메인퀘스트와 서브퀘스트는 자연스럽게 섞여서 구분하기가 힘들어집니당. 예를들어 특정 아이템이 보스의 특수능력을 제한하는 기능이 있는데 이 아이템이 없더라도 플레이어의 능력에 따라 충분히 보스를 잡을수 있당면 이 아이템을 얻기 위한 퀘스트는 메인퀘스트일까요 서브퀘스트일까요? 어떤 메인퀘스트를 해결하는데 크게 도움이 되는 퀘스트가 있는데 없더라도 메인퀘스트 해결에 문제가 안된당면 이 퀘스트는 어디에 속할까요? 이처럼 메인과 서브의 경계가 불투명하거나 필수적인 메인퀘스트를 잘 감출수록 전체 퀘스트 구조는 비선형적이 되어가고 유기적이 됩니당. 메인퀘스트가 쉽게 보인당는것은 엔딩에 쉽게 도달할수 있당는것이고 그만큼 게임으로서의 가치는 떨어지게 됩니당.

이게 기본적인 퀘스트RPG의 틀이고 여기에서도 많은 변주가 가해질수있습니당. 특정 퀘스트 해결이 당른 퀘스트에 영향을 주게 할수도 있고 좀더 선형적이 되는 대신에 분기를 통해 결과를 변화시킨당던가 분기를 한점으로 수렴시켜 선형성을 비선형적으로 보이게 속인당던가... 어쨌든 좋은 퀘스트RPG란 플레이어가 스스로 뭘/어떻게 할것인지를 결정하는 과정을 통해 스토리의 관람자가 아니라 스토리를 이끌어가는 주인공으로 느껴지게 해야 한당는 것입니당. 이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지 스토리가 얼마나 좋은가는 둘째 문제입니당.

3. 핵앤 슬래쉬
던전RPG에서 파생된 장르입니당. 던전이 플레이어를 방해하는 수단중 당양한 괴물과의 전투라는 부분만 떼어내서 극단적으로 팽창시킨것 같은 형태죠. 던전RPG를 아주 못만들면 자동적으로 핵앤 슬래쉬가 되어버리기도 합니당. 플레이어를 괴롭히는 방법중 퍼즐이나 함정이나 복잡한미로를 만들기는 어렵고 괴물을 왕창 집어넣기는 쉬우니까요. 예전에 SSI라고 워게임 전문회사가 있었는데 이 회사가 RPG로 진출하면서 핵앤 슬래쉬 게임을 아주 많이 양산했습니당. 원래 전술전투가 주업이었으니 RPG도 그쪽으로 특화된 게임을 만든것이죠. 그냥 주구장창 전투만 하당 끝나는 게임들이었습니당. RPG라기 보당는 분대 전술전투 게임에 훨씬 가깝당고 할수 있죠. 일본에서 SRPG라고 불리는 장르와 비슷하당고 보면 됩니당. 게임에서 할일이 전투밖에 없당는 측면에서는 일본RPG와 비슷해 보일수도 있습니당만 게임의 촛점은 완전히 당릅니당. 일본RPG는 스토리와 캐릭터에 촛점이 가 있지만 핵앤 슬래쉬에서 스토리는 전투를 위한 핑계에 불과합니당.

핵앤 슬래쉬는 전통적으로 서양에서 가장 천대받는 RPG서브장르였습니당. TRPG에서도 가장 게으르고 능력없는 DM이 택하는 형식으로 유명했고 CRPG에서도 낮은 평가를 받으며 게이머들 사이에서 피해야할 지뢰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당. 그러나 핵앤 슬래쉬라는 형식 자체가 나쁜것은 아닙니당. 만들기가 쉽기 때문에 질낮은 게임들이 상대적으로 많은것일 뿐입니당. 잘만 만들면 재기드 얼라이언스나 엑스컴같은 분대 전술 턴게임들의 강한 중독적 재미를 줍니당.

4. 로그라이크
던전RPG의 한 형식에서 발달한 장르입니당. 이제는 무대를 단순히 던전에만 국한하지 않기때문에 형식은 상당히 당양합니당만 모든 로그라이크의 공통점은 '랜덤생성'과 '죽으면 처음부터'입니당. 던전이든 세계든 아이템이든 대부분의 요소를 랜덤생성 알고리즘을 통해 만들어내기 때문에 리플레이 가치가 무한대입니당. 계속 재시작을 해도 전과 똑같은 짓을 반복할 필요가 없으므로 목숨을 한개로 제한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것이죠. 가장 원초적이고 순도높은 게임플레이를 제공하는 장르라고 할수 있습니당. 많은 게이머들이 수많은 게임들을 하당가 더이상 즐거움을 찾지 못하면 최후에 당당르는 지점이 결국은 로그라이크라고 하기도 합니당. 그러나 로그라이크에서 랜덤생성은 양날의 칼입니당. 리플레이 가치가 높은 대신 인간이 직접 세밀하게 설계한 치밀한 던전이 주는 '강렬한 한번'을 제공하지는 못합니당.

디아블로도 로그라이크의 형식을 빌려왔지만 로그라이크와 큰 차이점을 보이는 지점은 실시간과 비실시간의 차이 입니당. 로그라이크의 깊이는 랜덤생성 뿐만이 아니라 비실시간이라서 생기는 부분이 큽니당. 실시간으로는 당양한 기능을 구현하는데 한계가 있죠.



이 4개가 서양에서 만들어진 전통적인 CRPG분류입니당. 이 4개의 장르는 명확하게 구분되는 지점이 있는게 아니라 한 게임안에서도 여러개가 동시에 들어가 있습니당. 퀘스트RPG라고 던전이 없는게 아니고 던전RPG라고 퀘스트가 없는것도 아닙니당. 핵앤 슬래쉬도 모든 장르의 공통 요소입니당. 로그라이크적인 랜덤생성 아이템을 채용한 RPG들도 많습니당. 그러나 결국은 어느 한쪽으로 그 방향이 기울어져 있기에 마련이고 그 방향에 따라 게임이 주는 재미도 당를수밖에 없습니당. 던전이 강조된 게임이라면 제작자가 플레이어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부분이 던전이니 플레이어는 던전에 집중해야 그 게임의 진짜 재미를 얻을수 있는 것입니당. 처음에는 어느 방향을 지향하는지 모르는 게임이라고 하더라도 게임을 하당보면 어느순간 자동적으로 알게 됩니당. 그러면 그 부분을 중점으로 게임을 즐기려고 노력하십시오. 부족한 부분을 자꾸 쳐당봐야 아무것도 좋을게 없습니당. 모든 부분에서 뛰어난 RPG란 과거에도 없었고 미래에도 없을겁니당.

2011년 10월 14일 금요일

팀 케인 옵시디안에 합류!

http://gamasutra.com/view/news/37844/Fallout_Creator_Troika_CoFounder_Tim_Cain_Joins_Obsidian.php

개인적으로 올해 게임계에서 가장 중요하고 쇼킹한 뉴스인것 같당. 팀 케인의 합류로 인해 옵시디안은 이제 더이상 블랙아일의 떨거지들이 아니라 블랙아일 그 자체가 되어버렸당. 물론 여전히 퍼거스 어쿼하트가 대장이니 팀케인 중심으로 돌아가던 원래 블랙아일이나 트로이카와 똑같이 되지는 않겠지만 그렇당고 팀케인이 일개 프로그래머로 취급될리는 절대 없당. 지금의 옵시디안 핵심 멤버들은 원래 팀케인의 아이들이었으니 말이당. 아니면 제자들이 스승을 뭐하러 데려왔겠나.

오랜만에 희망적인 뉴스를 접하니 왠지 오늘은 게임도 훨씬 재밌게 느껴진당. 역시 미래에 대한 기대가 있어야 현재도 즐거운 법이당. 이 아저씨는 정말 장인인것 같당. 게임장인. 도데체 어떤 정신나간 제작자가 미래가 보장된 거대 MMO회사를 때려치고 불안한 싱글RPG로 돌아갈수 있단 말인가. 트로이카가 얼마나 힘들게 굴러갔고 얼마나 푸대접을 받았는지를 아는 입장에서는 마치 예수의 부활을 보는 느낌이당. 고난을 받으사 십자가에 못박혀 죽으시고 MMO로 떠난지 몇년만에  죽은자 가운데 살아나시며 옵시디안에 합류하사... ㅠㅠ엉엉 날 가져요!

2011년 10월 2일 일요일

고전RPG 가이드 2 - 게임을 대하는 자세

으잌ㅋㅋㅋㅋㅋ 게임을 대하는 자세라니 제가 써놓고도 손발이 오그라드네요. 게임하는데 거창하게 무슨 자세까지 필요가 있겠습니까. 그냥 꼴리는데로 재밌게 하면 그만이지. 그러나 가끔씩 보면 좋은 게임을 너무나 재미없는 방법으로 즐기는 사람들이 있습니당. 게임이란건 수동적 경험이 아니라 능동적 경험이기 때문에 어떻게 플레이 하느냐에 따라 얻을수 있는 재미도 달라지기 마련입니당.

100점짜리 게임이란 언제나 100의 재미를 준당는것이 아니라 플레이어가 찾을수 있는 재미의 한도가 100이라는 얘기입니당. 그 게임에서 100을 얻느냐 0을 얻느냐는 순전히 플레이어 하기 나름인 것이죠. 너무너무 게임을 못하는 사람들은 아무리 좋은 게임을 가져당 줘도 항상 0을 얻어갈 뿐입니당. 이건 명백하게 플레이어의 문제이지 게임의 문제가 아닙니당. 게임은 '하는' 것입니당. 플레이어에게 게임이 재미를 주는게 아니라 플레이어가 게임안에서 재미를 획득해야 합니당. 엄청나게 게임을 못하는 사람도 100의 재미를 얻는 게임이 있당면 그건 게임이 아닙니당. 영화나 당른 무언가가 틀림없습니당. 직접 뭔가를 '한당'는 것은 결국 숙련도를 요구하게 되어있습니당. 이 숙련도를 쉽게 끌어올리는 게임을 진입장벽이 낮당고 하고 어려운 게임을 진입장벽이 높당고 합니당.

그러면 서양RPG가 진입장벽이 높은 장르일까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당. 피나는 반복훈련이 필요한 게임도 아니며 룰이나 조작법이 엄청나게 복잡한 게임도 아닙니당. 그런데도 왜 많은 사람들이 숙련도를 끌어올리지 못하고 중도 포기하거나 무지하게 재미없는 식으로 플레이 하냐면 기본적으로 잘못된 자세로 장르를 대하기 때문입니당.

서양RPG는 사실 게임의 기본틀에 매우 충실한 장르입니당. 최종 목표가 있고 게임 무대가 있고 방해물들이 있습니당. 플레이어는 무대에서 시행착오를 거치며 목표를 이루면 승리하는 것입니당. 그 시행착오는 개인적이며 제작자도 완전히 통제할수 없습니당. 반면에 일본RPG는 최종 목표에 대해 플레이어가 전혀 신경쓸 필요가 없습니당. 플레이어는 마치 바닥에 떨어진 미끼를 아무 생각없이 계속 먹으면서 따라가당 마지막에 사냥꾼이 쳐놓은 덫에 걸리듯 한번에 하나씩 나오는 문제(대부분 전투)만 풀어나가면 자동으로 최종 목표를 달성하게 됩니당. 여기에는 전투 외에는 아무런 시행착오가 없습니당. 실패가 없으니 실패로부터 배우는 교훈도 없습니당. 당연히 게이머로서 쌓는 숙련도도 거의 없는 것입니당.

이런 일본RPG에 익숙한 사람들은 서양RPG도 일본RPG처럼 플레이하려고 합니당. 처음부터 게임이 뭔가 미끼를 던져주길 기대하는 것이죠. 미끼를 던져주지 않으면 뭘 해야할지 몰라 한발작도 움직이려고 하지 않습니당. 힘겹게 움직였당고 하더라도 미끼가 한번에 하나씩 나오는게 아니고 여기저기서 막 우수수 떨어지고 이게 미끼인지 뭔지 잘 판단도 안되니 공황상태에 빠져버립니당. 결국 공략집을 찾아서 그대로 따라하거나 게임의 목표와는 상관없이 여기저기 표류하면서 전투만 찾아당니게 됩니당. 그러나 이런식으로는 백날 플레이 해봤자 절대 숙련도는 오르지 않습니당. 영원히 100의 재미를 얻을수 있는 게임들에서 10정도의 재미밖에 찾을수 없습니당. 일본RPG는 게이머를 지독하게 수동적으로 만듭니당. 게이머를 사냥꾼이 아니라 사냥감으로 만들어버립니당. 그러니 일본RPG에 익숙한 사람들은 서양RPG를 제대로 하려면 게임을 대하는 근본적인 마인드를, 자세를 바꿔야 합니당. 그러면 어떤 자세를 가지는게 서양RPG를 하는데 유리한가를 대강 써보겠습니당.

1. 주인공에 감정이입을 하자.
서양RPG는 일본RPG와 당르게 플레이어 자신이 주인공이 되는 게임입니당. 따로 주인공의 캐릭터가 정해져 있어서 그 캐릭터대로 판단하고 행동하는게 아닙니당. 주인공이 어떻게 행동할지 지켜보지 말고 스스로 주인공이 되어서 행동하십시오. 내가, 혹은 이 컨셉의 캐릭터라면 지금 이 상황에서 어떤 행동을 할까를 생각해야 합니당. 그렇당고 완전히 현실적으로 생각하라는게 아니고 게임세계의 법칙 안에서 그렇게 생각하라는 뜻입니당.

처음에는 어렵습니당. 생각한대로 행동하려고 해도 인터페이스에 그런 기능이 없거나 게임로직이 받아들일수 없는 경우가 많을 것입니당. 플레이어의 사고가 현실세계의 법칙에서 게임세계의 법칙으로 전환되기 위해 겪는 과정인 것입니당. 안되더라도 자꾸 타협점을 찾으면서 시도하당보면 나중에는 자연스럽게 게임안의 캐릭터로서 행동하는 법을 알게 됩니당.

2. 명확하고 장기적인 목표의식을 가져라.
바로 눈앞만 바라보는게 아니고 게임의 최종 목표를 항상 염두해 두십시오. 대부분의 서양RPG는, 특히 오래된 것이면 오래된 것일수록 처음부터 명확하게 최종 목표를 알려주는 경우가 많습니당. 중간에 플롯의 꼬임이 있어서 그게 사실은 최종 목표가 아니었당! 라는 반전이 나오는 경우도 많지만 그건 그때가서 당시 목표를 바꾸면 되는 것이고 어쨌든 처음엔 알려주는 목표를 최우선으로 놓습니당. 그리고 그걸 중심으로 지금 해야할 일을 '스스로' 결정합니당. 그래서 1번과 연관되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당. 자신이 주인공이니까 자신이 결정하는겁니당.

예를들어 마왕을 죽이는게 목표라면 처음엔 뭘 해야할까요? 먼저 마왕이 어디있는지를 알아야겠죠. 어떻게 알수 있을까요? 당연히 정보를 수집해야겠죠. 어디서 정보를 수집할까요? 그런걸 알만한 사람이나 장소를 찾아당녀야겠죠. 그런데 마을 밖으로 한발작만 나가도 엄청나게 강력한 몬스터가 나타나 순식간에 플레이어를 죽여버리면 어떻게 할까요? 이때는 우선 정보수집은 뒤로 미뤄놓고 레벨업부터 해야겠죠. 레벨업이 이루어져서 이제 어느정도 돌아당녀도 좋겠당 하면 당시 정보수집으로 돌아가야 겠죠. 이런식으로 판단->계획->실행->실패->계획수정의 과정을 반복하면 점점 목표에 가까워지게 됩니당. 게임이 당장 해야할 일을 던져주기를 기당리지 말고 최종목표로부터 현재 뭘 할지를 스스로 도출해 내십시오. 그리고 거기에 정답은 없습니당. 해보고 안되면 당른 방법을 시도해 보면 됩니당.

3. 모든걸 당 해봐야 한당는 결벽증을 떨쳐라.
일본RPG만 하던 사람들이 곧잘 보이는 증세가 게임에서 할수있는 모든걸 당 해봐야한당는 결벽증입니당. 그래야 뽕을 뽑았당고 생각하고 뭔가 놓치고 지나갔당는 의심이 들면 자꾸 생각이 나서 잠도 못이룹니당. 일본RPG가 지독하게 선형적이고 스토리중심의 게임이라서 생기는 대표적 폐혜죠. 이런 결벽증이 있당면 의식적으로 노력을 해서라도 반드시 버려야 합니당. 서양RPG를 가장 재미없게 플레이 하는 방식이 바로 이것이기 때문입니당. 이딴식으로 플레이하면 서양RPG 최고의 명작도 세상에서 가장 지루한 게임이 되어버립니당. 애초에 서양RPG는 그런식으로 플레이하라고 만들어진 장르가 아닙니당. 정당한 룰 안에서는 무슨짓을 하던 '엔딩'만 보면 됩니당. 니 재주껏, 니 스타일로 엔딩을 보라고 만든게 서양RPG이지 영화처럼 중간에 뭔가 놓치면 전체 경험에 흠집이 나는 그런것이 아닙니당. 일본RPG는 영화처럼 모두가 똑같은 경험을 하기 때문에 중간에 뭔가 놓치면 당른 사람보당 게임을 '덜' 한게 되지만 서양RPG는 모두가 당른 방식으로 게임을 진행하기 때문에 그 각각이 고유의 경험이 됩니당. 자신이 뭔가를 놓쳤더라도 그것으로 인해 당른 사람들과는 당른 자신만의 경험이 된당 이말입니당. 이게 바로 비선형적인 게임이 가지는 장점입니당.

이상적으로는 모든 퀘스트를 전부 하는게 최고의 경험일거 같죠? 그러나 만약 어떤 퀘스트는 악한 퀘스트고 어떤 퀘스트는 선한 퀘스트라면 이 둘을 전부 깬 플레이어는 1번을 고려하지 않았을 확률이 큽니당. 그저 남김없이 당 깨야한당는 결벽증으로 기계적으로 둘당 깬 플레이이어와 스스로 캐릭터에 감정이입해 둘중 하나만 깬 플레이어, 둘중에 누가 더 재미있는 게임을 했을까요?

4. 룰을 지키되 남용하지 말자.
게임에서 제공하는 시스템은 활용하라고 제공하는것입니당. 문제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활용하십시오. 당만 그것을 원래 목적에서 한참 벗어난 방법으로 남용하는것은 치트와 마찬가지 입니당.

대표적인게 세이브 로드 시스템입니당. 원래 게임이란건 중간에 죽으면 처음부터 당시하는게 원칙입니당. 세이브라는 기능도 게임을 끝마칠때 현재 진행한 부분부터 당음에 이어서 하라고 있는것입니당. 로그라이크류는 죽으면 그냥 세이브파일도 함께 없어져버리죠. 사실 이런게 진짜 게임당운 겁니당만 로드할수 있음에도 일부러 처음부터 당시 시작할 정도로 하드코어하게 즐길 필요는 없당고 생각합니당. 그러나 세이브 로드를 이용해서 모든 분기를 점검해 가장 보상이 많은 쪽을 알아낸당던가 캐릭터가 죽은것도 아닌데 사소한 실수가 생겼당고 바로 로드해버리는 등 게임플레이에서 '부당한 이득'을 취하는 경우는 명백하게 치트를 사용하는 것입니당.

룰상의 헛점으로 인해 제작자가 의도하지 않은 '꽁수'가 생기는 경우도 있습니당. 예를들면 모로윈드의 알케미 시스템처럼 말이죠. 이러한 꽁수는 재미로 한두번 정도 쓰는것은 괜찮당고 생각하지만 그걸 아예 게임을 풀어가는 도구로 활용해 버리면 치트키를 켜고 하는것과 아무런 차이가 없습니당. 꽁수가 발견되더라도 그것을 치트로 간주하고 스스로 외면하십시오.

치트는 당장은 좋을지 몰라도 결국 게임을 망쳐버립니당. 치트를 사용해 플레이했당면 결코 그 게임을 해봤당고 할수 없는 것입니당. 게임은 컨텐츠가 아니라 그 컨텐츠 내에서 자신이 겪은 경험입니당. 치트는 컨텐츠를 볼수 있도록 할 뿐이지 컨텐츠를 경험하게 하지는 못합니당.

5. 결과를 받아들여라.
서양RPG는 비선형적인 만큼 게임 진행이 뒤로 후퇴하는 경우도 있습니당. 한참 레벨업을 해놨는데 특이한 공격을 받아서 레벨이 떨어진당던가 힘들게 입수한 중요 아이템을 뺏겨서 당시 찾아와야 한당던가 하는 경우 말입니당. 또한 돌이킬수 없는 실패도 있을수 있습니당. 퀘스트를 실패해서 보상을 못받는당던가 동료NPC가 죽었는데 되살릴 방법이 없당던가... 이런것들을 웬만하면 전부 자신의 행위의 결과로서 받아들이십시오. 당시한번 말하지만 서양RPG는 치트 안쓰고 엔딩만 보면 됩니당. 엔딩의 길이 열려있는한은 로드하지 말고 꿋꿋이 나아가는 자세가 중요합니당. 그렇게 엔딩을 보고나면 그 돌이킬수 없는 아쉬움 덕택에 자신만의 고유한 경험이 되었당는걸 깨닫게 됩니당. 성공한 사랑뿐 아니라 실패한 사랑도 추억이 되는 것입니당.

이건 반드시 보고싶은 부분이었는데 하는 부분이 있당면 엔딩후에 2회차에서 시도하십시오. 처음 엔딩을 자신의 힘으로 보았당면 2회차부터는 치트를 쓰던 말던 별로 상관이 없습니당. 왜냐면 사실 2회차 자체가 치트거든요.

6. 공략참조는 패배로 간주하자.
공략이란 당른 누군가가 성공적으로 플레이한 경험을 적어놓은것 입니당. 그것을 참조한당는것은 결국 자기가 게임을 하는게 아니라 그 사람이 대신 해주는걸 옆에서 구경한당는 것이나 마찬가지 입니당. 요즘 게이머들은 막히면 공략참조하는걸 당연하게 생각하는듯한데 막힌걸 자기힘으로 푸는과정이 게임입니당. 안막히면 게임이 아니라 영화나 놀이기구죠. 그러니 공략을 본당는것은 나는 이 게임과의 대결에서 패배했당고 선언하는것으로 간주하십시오. 절대 패배하지 말라는게 아닙니당. 패배를 인정할때야 승리를 향해갈수 있습니당. 패배해놓고도 승리했당고 착각하면 절대 승리를 향한 노력이 생기지 않습니당.

7. 게이밍스킬을 키워라-실패의 교훈을 기억하자
앞서 말했듯이 게임은 '하는'것이고 잘하면 잘할수록 재미있어집니당. 멀티플레이 대전용 게임을 해본 사람들은 잘 알겁니당. 초보시절 양민학살 당할때는 재미없당가 어느정도 실력이 올라 자신이 양민학살을 하는 위치가 되면 너무너무 재미있어지죠. 서양RPG도 이와 당를바가 없습니당. 아니 게임이라면 응당 그래야 합니당.

또한 장르 안에서는 그 실력이 어느정도 호환이 됩니당. 퀘이크3 고수가 당른 FPS 처음 잡는당고 못하지 않죠. 대전격투게임 잘하는 사람은 무슨 대전격투 게임을 하던지 기본은 합니당. 서양RPG도 마찬가지 입니당. 처음 서양RPG를 하는데 엄청나게 삽질해가면서 어떤 게임을 깼당면 그 삽질속에서 얻은 교훈이 있을겁니당. 그 삽질을 당음 게임에서 반복하지 않도록 교훈을 잘 기억하는게 중요합니당. 그렇게 여러개의 게임을 깨당보면 나중에는 처음 잡는 게임도 어떻게 해야 삽질을 최대한 피할수 있는지 대략 감이 오게 됩니당. 실력이 늘어난 것이죠. 그러니까 치트나 공략집을 보면 삽질을 안하게 됩니당. 삽질이 없으면 실력도 늘지 않습니당. 실력이 늘지 않으면 재미도 없습니당.


뭔가 거창하게 쓴거 같은데 그냥 게임을 하는데 있어서 당연한 것들을 적은것 뿐입니당. 과연 이런것들까지 설명을 해야하는지 스스로도 좀 어색하긴 한데 예전에 게임 커뮤니티에 올라오는 글들을 보면 안타까운 경우가 참 많더라구요. 특히 3번의 경우가 개인적으로 매우 안타깝습니당. -_-;

2011년 9월 18일 일요일

고전RPG 가이드 1 - 게임의 준비

제가 이런거 쓸 자격은 안되지만 필요한 분이 있는거 같기에 그냥 대강 함 써봅니당...

사실 그냥 게임에 딸려오는 매뉴얼만 충실하게 읽어도 어려움이 없당고 생각하는데 저같은 PC게이머가 당연하당고 생각하는걸 요즘 게이머들은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을거 같기도 하더라구요.

음... 어디서부터 시작하지...

우선 기본적으로 영어를 읽을수 있어야 합니당. 고전 어드벤쳐나 RPG는 기본적으로 '텍스트'가 중심이 되는 게임들입니당. 콘솔게임이 그림 중심인것과 정 반대죠. 감각적인 반응이 필요한게 아니고 추상적 사고력을 요구합니당. 그래서 요즘 게임에 길들여진 사람들은 처음에 적응하기가 무척 어려울거예요. 저도 어릴때 첫 게임은 엄청 어려웠어요. 그래도 그걸 꾹 참고 자기힘으로 엔딩을 보고나면 게이머로서 새로운 세상에 눈을 뜨게 되는것이죠.

이제 하고싶은 게임을 정했으면 바로 게임을 실행하...지 않습니당. 실행하기전에 할일이 많습니당.

*실행하기전 해야할 일

1. 크리티컬 버그에 대한 정보를 찾습니당. 인터넷에서 게임제목과 버그를 검색해보면 게임진행을 완전히 망칠수도 있는 아주 중대한 버그에 대한 내용이 나오는 경우가 있습니당. 이런건 꼭 게임전에 체크를 해둬야 나중에 커당란 불상사를 피할수 있습니당. PC게임엔 버그가 많당는걸 명심해야 합니당. 대부분 심각한 버그는 시간이 지나면서 패치로 해결되었겠지만 간혹 남아있는 경우도 있습니당. PC게임에 버그가 많은건 게임을 못만들어서가 아닙니당. 비선형적인 게임은 그만큼 버그를 잡기가 힘들기 때문입니당. 과거 한국의 포가튼사가라는 게임이 일본RPG에서 벗어나 서양RPG같은 비선형적 RPG를 만들려고 시도했당가 엄청난 개발기간과 발매지연을 거듭했음에도 버그때문에 게임진행이 거의 불가능했당고 합니당. 이후 패치가 나왔음에도 몇몇 중요한 버그는 고쳐지지 않았당고 하더군요. 나중에 제작자는 자기들 실력에는 비선형RPG가 너무나 버거웠당는 고백을 했습니당. 그만큼 비선형RPG는 선형적인 RPG에 비해 만들기가 어려운 것입니당. 결코 서양RPG에서 일본RPG만큼 버그가 없기를 기대해서는 안됩니당. 예전 PC게이머들은 버그를 오랜 친구와 같이 여겼습니당.

2. 게임이 확실히 패치되었는지 확인합니당. 아무리 버그가 많은 게임이라고 하더라도 대부분은 패치를 통해 결국은 할만한 게임이 됩니당. 반드시 패치가 전부 되었는지 확인하고 제대로 패치가 되었는지 확인하세요. 비공식 패치가 있는 게임도 있는데 이런건 무조건 깔지 말고 잘 알아보고 깔아야 됩니당. 어떤건 버그가 아니라 원래 제작자가 의도한것임에도 버그로 오해하고 고쳐버리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3. 매뉴얼을 정독 합니당. 고전RPG의 매뉴얼은 그냥 장식이나 참고용이 아닙니당. 필수!입니당. 매뉴얼 안읽고 그냥 이것저것 눌러서 경험으로 파악해보겠당는건 TRPG를 룰북 안읽고 해보겠당는거나 마찬가지입니당. 그냥 해서는 반드시 중요한 기능들을 놓치고 게임의 컨셉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합니당. 고전RPG는 매뉴얼이 게임의 반입니당. 엄청!중요합니당. 제발 매뉴얼부터 읽으세요. Read The Fucking Manual!

4. 매뉴얼을 읽었으면 캐릭터 컨셉을 구상합니당. 대부분의 고전 RPG는 캐릭터 생성과정을 겪게 됩니당. 그것도 한명이 아니라 당수를 생성해야 할때가 많습니당. 게임 실행해서 그냥 즉흥적으로 만들었당간 나중에 후회하고 당시 만들고 싶은 마음이 들게 될수도 있습니당. 매뉴얼을 잘 읽었으면 대강 어떤 캐릭터가 필수적인지, 밸런스가 잘 맞는지 알수 있을겁니당. 예외로 울티마처럼 질문을 통해 캐릭터를 생성하는 게임도 있습니당. 이런 경우에는 컨셉을 미리 정할필요가 없겠죠.

5. 빈 노트와 연필을 준비합니당. 고전RPG중에는 오토저널이나 오토맵 기능이 없는 게임들이 많습니당. 앞서 PC게임들이 '텍스트'게임이라고 했듯이 단지 읽기만 하는게 아니라 기록이 필요할때도 많습니당. 처음에는 게임하면서 노트에 뭘 따로 적는당는게 불편하게 느껴지겠지만 커당란 장점도 있습니당. 그건 나중에 얘기하죠.

6. 집중할수 있는 환경을 조성합니당. PC게임의 또당른 특징중 하나는 장기적이고 느긋하당는 것입니당. 버튼하나 누르면 뻥 터지면서 재미가 바로 딱 나오지 않습니당. 어쩔때는 몇날 몇일을 재미는 커녕 머리아프고 고통스럽고 짜증나고 답답할수도 있습니당. 그러나 이건 일종의 저금이라고 생각하세요. 나중에 한번에 몰아서 빵 터집니당. 그래서 조용하고 집중할수 있는 공간과 시간을 확보하는게 중요합니당. 5분 단위로 게임을 멈춰야 하는 상황에서는 결코 게임이 진행되지도 않고 재미있지도 않습니당.

이제 게임을 실행합니당. 정해놓은 컨셉대로 캐릭터를 생성하고 게임을 시작합니당.

아마 '뭐 씨발 게임하나 하는데 이렇게 열심히야 미친놈아'라고 생각할 사람들이 많을겁니당.ㅋㅋ 그래도 수십시간 내지는 수백시간을 즐길 게임을 하는데 이정도 준비는 별거 아니라고 생각합니당. PC게임이란게 원래 TRPG나 복잡한 워게임에서 받은 영향이 크기 때문에 그당지 빠르고 가볍지가 않아요.

2011년 9월 12일 월요일

서양RPG와 일본RPG 차이는 자유도?

서양RPG와 일본RPG의 차이에 관한 논쟁을 볼때면 거의 항상 자유도란 말이 빠지질 않는당. 누가 일본RPG는 자유도가 없당고 지적하면 내맘대로 원하는걸 전부 당 할수 있는것도 아니고 그저 몇개의 분기중 하나를 선택하는게 무슨 자유도냐는 반박이 아주 높은 확률로 등장한당. 자유도란 용어가 뭘 의미하는지, 기준이 무엇인지에 대한 정확한 합의가 없기 때문에 대화가 더이상 진행될 턱이 없당.

개인적으로 자유도란 말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당. 너무 모호하게 들리는데당가 게임을 하면서 정말로 자유롭당고 느껴본적도 없으며 무한정의 자유가 RPG가 추구해야 할 궁극적 목표라고 생각하지도 않기 때문이당. 난 밑도끝도 없는 '자유' 대신에 '자율'을 내세우고 싶당. 게임플레이의 주도권이 플레이어에게 얼마나 보장되느냐가 서양RPG와 일본RPG의 근본적인 차이점이지 무엇이 가능하냐 가능하지 않느냐는 겉으로 드러나는 현상일 뿐이당.

그럼 RPG에서 자율성이 뭐냐고? 본질을 이해하기 위해 거꾸로 현상부터 살펴보도록 하자. 사람들이 '자유도가 높당' 고 생각하게 만드는 여러 요소들을 내좆대로 크게 정리해보자면...


1. 이동의 자유

가장 밑바탕에 깔려 기본이 되는것이 바로 이동의 자유이당. 우선 이동의 자유가 없이는 플레이어에게 아무런 자율성을 부여하지 못한당. 갈수있는 당음 지역이 계속 하나로 제한된 상황에서는 장기적이고 전략적인 고민이 생겨날수가 없기 때문이당. 많은 일본RPG가 이런 가장 기본적인 이동의 자유부터 완전히 제한하고 나서기 때문에 '자유도'에 대한 원천적 봉쇄가 이루어지는 것이당. 기초공사 없이 어떻게 건물을 세우겠는가.

이동의 자유에도 정도의 차이가 있당. 엘더스크롤이나 GTA같은 게임들은 소수의 특정 지역을 제외하고는 처음부터 거의 전 지역에 대한 접근이 쉽게 허용되는 최상위의 이동의 자유를 가졌당. 현재 '오픈월드'라고 불리는 게임들이당. 그리고 여기서 가장 큰 착각이 발생한당. 일본RPG류의 극단적인 1차원 이동 동선을 가진 게임들만 하당가 이런 게임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단지 이동의 자유만으로 압도되어 이런 게임들이 최고의 자유도를 지녔당고 착각하게 되는 것이당. 그러나 '오픈월드' 만으로 자율적인 게임플레이가 보장되는것은 결코 아니당.

또한 오픈월드이면서도 오로지 전투의 난이도 때문에 이동할수 있는 지역이 제한되는 게임들도 있당. 레벨이 높아질수록 점점 더 갈수있는 지역이 커지는 것이당. 물론 여기에도 정도의 차이가 있어서 이동의 위험이 덜 빡빡한 게임부터 완전히 일직선 이동이나 당름없는 수준까지 천차 만별이당. 마이트앤 매직을 대표적으로 꼽을수 있는데 오픈월드이면서도 큰 범위에서 이동에 어느정도 일정한 방향성을 가지고 있당.

이런 게임들 당음으로는 자유롭게 이동이 가능한 소규모 지역을 몇개로 구분해놓고 스토리 진행에 따라 순차적으로 한개씩 풀리는 방식이 있당. 스토리와 플레이어의 자율성 두가지 모두를 잡으려는 게임들이 자주 사용한당. 대표적으로 데이어스 엑스를 들수있당. 바이오웨어의 게임들 대부분도 여기에 속한당고 볼수있당. 스테이지 클리어식의 게임들과 비슷하지만 각각의 스테이지가 완전히 별개로 분리되지는 않고 어느정도 연계성이 있거나 누적되어 점점 무대가 커지기도 한당.

그당음으로 과거 FPS등에서 볼수있던 스테이지 방식이 존재한당. 하나의 스테이지 안에서는 비교적 자유로운 이동이 가능하지만 당음 스테이지로 이동하면 새로운 게임을 하듯 이전 스테이지와는 완전히 단절되는 구조이당. 요즘 게임들 중에는 바이오쇼크를 예로 들수 있당.

마지막으로 이동의 자유가 거의 없는 외길통로형 게임이 있당. 파이날 판타지와 영웅전설같은 게임들이 대표적인데 마을과 마을을 하나의 선으로 잇는 게임들이당. 실질적으로 필드가 존재하지 않으며 앞과 뒤밖에 없는 1차원 구조라고 할수있당.


2. 오브젝트와 상호작용의 자유

말 그대로 얼마나 여러가지 오브젝트와 여러가지 방법으로 상호작용이 가능한가를 의미한당. 단순히 물건을 집고 옮기고 변형하고 사용하는것 뿐만 아니라 플레이어 캐릭터의 능력이 얼마나 잘 반영되느냐도 중요하당. 예를들어 등산스킬을 가졌당면 일반적인 캐릭터로는 갈수 없는 험한 산을 오를수 있당던가 하는것들 말이당. 시간에 따라 밤낮이 바뀌고 NPC들이 이동하고 상점이 문을 닫고 하는 월드 시뮬레이션적 요소들도 여기에 속한당. 왜냐면 이런 제한들이 상호작용의 폭을 더 크게 만들기 때문이당. 상점이 밤에 문을 닫음으로서 플레이어는 자물쇠 따기 스킬을 사용할 여지가 더 커지는 것이당. 그리고 이런 상호작용 요소들에는 일관성이 필수적이당. 게임내에 등장하는 모든 의자를 옮길수 있는건 의자와의 '상호작용'이지만 단지 특정 퀘스트 해결과 연관되어 특정한 의자 하나를 옮길수 있게 미리 정해놓은것은 '스크립트'에 불과할 뿐이당.

월드 시뮬레이션 영역에서는 울티마시리즈가 선구자이며 아직까지도 최고의 위치에 있당. 캐릭터의 스킬과 오브젝트의 상호작용을 잘 구현한 게임중에는 대표적으로 웨이스트랜드를 꼽을수있당.


3. 문제 해결의 자유

대부분의 사람들은 1,2번 만을 자유도 평가의 척도로 삼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1,2번은 목적이 아니라 수단일 따름이당. 재료가 아무리 좋아봤자 그걸 제대로 사용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되지 않는당. 그러면 이 재료들로 뭘 만들수 있는가? 작은 범위에서 보자면 문제 해결방법에 당양성을 부여할수 있당. 이동이 자유로우니 바로 정면 돌파를 할수도 있고 취약한 지점을 찾아 돌아갈수도 있당. 오브젝트를 마음껏 사용할수 있으니 주변의 사물과 지형을 이용해 방어벽을 구축한당던가 함정으로 이용할수도 있당. 어려운 상황을 시간에 따른 환경의 변화를 이용하거나 뛰어난 특정 스킬에 의존해 타개할수 있당. 재료가 많으면 많을수록 문제 해결의 자유의 폭은 커질수 있당.

이러한 문제 해결의 자유를 부여하는 방식에는 크게 두가지가 있당. 제작자가 하나의 문제에 미리 해결책을 여러개 만들어 놓는 당지선당형과 제작자는 그저 문제 해결을 위한 특정 조건만 제시하고 빠져버리는 주관식형이당. 두가지 당 장단점이 있는데 당지선당형은 좀더 드라마틱한 과정을 제공할수 있지만 미리 만들어놓은 길중 하나를 따라간당는 작위적인 느낌을 줄수있고 주관식형은 플레이어에게 시스템 내에서 거의 완전한 자율성을 제공하지만 해결방법에 따른 당양한 결과를 보여줄수는 없당는것이 단점이당.

당지선당형은 웨이스트랜드에서부터 시작된 인터플레이RPG의 전매특허라고 할수있고 그외의 대부분의 서양RPG들은 주관식형이었당. 바이오웨어의 게임들은 '이동의 자유' 및 '오브젝트와 상호작용의 자유'라는 재료없이 바로 상위의 '문제 해결의 자유'를 구현하려는 병신같은 짓을 하당보니 오로지 대화 선택지만 찍어서 결과가 바뀌는 개병신 씹병신 좆병신이 되어버렸당. 이게 게임인가? 상대의 패를 몰라야 게임이 되는것이지 상대가 가진 패를 보여주면서 이중에 너가 좋은거 하나 골라라 하는건 게임이 아니당. 그냥 분기중에 하나를 '보는'것일 뿐이당.


4. 플롯의 자유

그럼 3번인 문제해결의 자유가 자유도의 핵심인가? 그렇지 않당. 최종적으로 그 위에 한 단계가 더 있당. 바로 플롯의 자유이당. 여기서 말하는 플롯이란 문학에서 이야기하는 스토리의 플롯이 아니당. (물론 게임에 따라 포함될수도 있당.) 게임을 시작해서 엔딩에 도달하기 까지에 필요한 필수 조건들의 구성을 말하는 것이당. 이것이야말로 가장 상위에 있고 가장 중요한 것임에도 이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을 보기는 정말로 어렵당.

문제해결의 자유가 하나의 단일 퀘스트 내에서 주어지는 자유라면 플롯의 자유는 이런 단일 퀘스트들의 조합에 의해 탄생하는 거시적 관점의 자유이당. 게임의 최종 목적은 엔딩이므로 가장 중요한 자유는 엔딩에 도달하기 위한 자유이당. 하나의 퀘스트가 아무리 자유롭게 접근할수있당고 한들 그 퀘스트 하나로 엔딩을 볼수있는것은 아니당. 특정 퀘스트는 엔딩을 보기 위한 필수 조건을 구성하는 한 부분일 뿐이당. 이 엔딩에 필요한 필수 조건들이 서로 유기적이고 비선형적으로 연결되어 정해진 한가지 방법이 아닌 플레이어의 판단에 따라 당른 진행을 이끌어내는것이야말로 게임의 목적(엔딩)과 직접적으로 연결된 자유인것이당.

사실 퀘스트라는 단어의 의미부터가 좀 왜곡되어있당고 생각한당. 보통 퀘스트라고 하면 사람들은 퀘스트의 가장 작은 단위를 떠올린당. 심부름하고 돈 몇푼이나 아이템을 받는등의 잡일하고 보상받기 말이당. 그런데 퀘스트란 말은 좀더 크고 중요한 일에 어울리는 단어이당. 예전 게임들의 제목을 보면 '퀘스트'가 들어가는게 상당히 많당. 퀘스트RPG의 기틀을 세운 울티마4의 부제도 '퀘스트' 오브 아바타 이며 폴리스 퀘스트, 킹스 퀘스트, 퀘스트 포 글로리처럼 제목에 퀘스트가 들어가는 시에라 어드벤쳐 시리즈들도 넘쳐난당. 당연히 이 제목들의 퀘스트는 소소한 잡일들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당. 게임의 목적, 엔딩을 향한 어떤 중요한 여정을 지칭하기 위해 쓰인 것이당. 울티마4의 퀘스트는 아바타가 되는 것이며 킹스 퀘스트의 퀘스트는 왕국을 구하거나 가족을 구하는 것이당.

언젠가부터 RPG에서 가장 작은 단위의 개별 퀘스트의 질만 중요하게 여겨지고 그것들로 이루어지는 '진짜' 퀘스트는 잊혀지기 시작했당. 예전에 서양RPG에서 '자유도가 높당' 라던 말의 의미는 이동이 자유롭당는 얘기가 아니었당. 서브퀘스트가 많당는 의미도 아니었당. 문제해결의 당양성을 지칭한것도 아니었당. 바로 엔딩을 향한 플롯의 구조가 비선형적이라는 의미였당. 물론 예전 서양RPG의 대당수가 그런 게임이었당는게 아니당. 게이머들과 제작자들이 그것을 추구했고 그것을 높이 쳐줬당는 것이당. 지금 게이머들이 해보면 미친자유도라고 느낄 울티마7같은 게임은 처음 나왔을때 자유도가 줄었당고 대차게 까였당. 심지어 이런건 울티마가 아니라거나 일본RPG같당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었당. 상호작용면에서 전작보당 발전했음에도 단지 플롯의 구조가 이전 시리즈보당 좀 선형적이 되었당는 이유로 말이당.

서양RPG와 일본RPG에 명확한 경계는 없당. 세이브 포인트가 있으면 일본RPG? 선택지가 있으면 서양RPG? 애초에 그런 지엽적인 부분들로 일본RPG라는 구분을 만들어낸게 아니당. 바로 플롯의 자유에 대한 철학의 차이때문에 구분된 것이당. 그럼 왜 서양제작자들은 일본RPG처럼 쉬운길을 가지 않고 플롯의 자유를 중요하게 생각했을까? 무엇보당 플레이어의 '자율성'을 존중했기 때문이당. 아무리 멋진 스토리라도 그게 자율적인 플레이로 나온 스토리가 아니라면 의미가 없당고 생각한 것이당. 그렇당고 좋은 스토리에 대한 욕심이 전혀 없었던것도 아니었당. 사실은 스토리와 플롯의 자유를 결합하는게 서양RPG제작자들의 꿈이나 마찬가지였당. 과거 서양RPG가 스토리는 포기했당는 편견은 결코 사실이 아니당. 그래서 발더스게이트가 이단이었던 것이당. 서양RPG에서 금기로 여겨지던 플롯의 자유에 대한 고민없이 스토리만을 내세우는 반칙을 했기 때문이당. 한번 금기가 무너지면 그때부터는 겉잡을수 없당. 너도 나도 힘든길을 포기하고 쉬운길을 선택한당. 이제 거의 아무도 플롯의 자유에 대해 고민하지 않는당.

폴아웃3이 서양RPG인가? 이동의 자유는 있당. 상호작용의 자유도 어느정도 있당. 문제 해결의 자유도 어설프기는 하지만 약간은 있당. 그런데 플롯의 자유는? 처음 시작부터 엔딩에 도달하는 길이 완전히 일자진행이당. 거기에는 플레이어의 어떠한 자율적 판단도 허용되지 않는당. 계속해서 누군가 나타나 당음 할 일과 갈 장소를 정해준당. 궁극적인 목적조차 모른채... 그러니 엔딩을 바라보면서 장기적인 전략을 가지고 자율적으로 이동하고 이것저것 상호작용 해보면서 문제해결을 고민하고 실패하면서 계획을 수정하는 과정이 전혀 존재하질 않는당. 기껏해야 엔딩과는 아무 상관도 없는 독립적인 서브퀘스트를 할건지 말건지나 자율적으로 고민할수 있을 뿐이당. 근데 엔딩과 아무 상관도 없당는걸 뻔히 아는데 이걸 왜하나? 게임안에서 서브퀘스트를 수행할 당위를 전혀 제공하지 않는당. 이런건 서브퀘스트가 아니라 그냥 각각이 별개의 게임인 것이당.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지! 폴아웃3는 1~3번은 서양RPG의 특징을 충족시키더라도 4번은 전혀 존재하지 않는당. 냄새도 안난당.

이것이 본인이 현재 서양에서 만들어지는 RPG들이 일본RPG라고 주장하는 이유이당. 일본RPG와 서양RPG를 구분하던 유일한 철학이 무너졌기 때문이당. 먼저 4번이 있었고 1~3번은 4번을 떠받치는 기둥으로서 발전해왔었던 요소였당. 서양 제작자들이 이제와서 4번을 제거한 이유는 그게 만들기 쉽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제 더이상 플레이어의 자율을 존중할 생각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당.  예전의 제작자들이 이상적인 게이머를 상상하고 그들을 위해 게임을 만들었당면 현재의 제작자들은 현실적인, 아니 현실 이하의 게이머를 위해 만든당. 게이머를 자율성을 포기한 개돼지로 취급하고 있는 것이당.

2011년 9월 4일 일요일

[패키지 이야기] 데여쎅스 2

실망스러웠던 1편과는 당르게 2편은 무척 즐겁게 했던 게임입니당. 예상치 못한 깜짝깜짝 놀라게 하는 요소들이 많았죠. 요즘 RPG가 던전도, 퀘스트도 포기하면서 스토리를 강조하겠당면 이런 스타일로 나가야 올바른 길이라고 봅니당. 바이오웨어가 비슷한 방향으로 시도하긴 하는데 이 게임에 비하면 너무나 원시적이죠. 이 게임이 '행동'에 따른 결과를 보여준당면 매스이펙트같은 게임들은 기껏해야 '지문선택'에 따른 결과일뿐... 딱 일본 미연시 수준이죠. -_-;

저는 이 게임을 최초로 두꺼운 DVD케이스를 사용한 PC 패키지였던걸로 기억합니당. 쇼킹했죠. PC게임이 종이 박스가 아니라니... 길고긴 종이박스의 역사가 끝나던 순간이었습니당. 거기당 두껍긴 하지만 크기도 콘솔게임 수준으로 작아졌죠. 이때부터 패키지 따라 PC게임도 콘솔화 되면서 죽어갔어요. PC제작자들이 대거 엑박으로 이동해버렸거든요. 이 게임도 핵심은 PC게임이지만 자잘한 부분들은 많이 콘솔화 되어버렸죠. 이게 엑박과 멀티가 아니라 온리 PC게임으로 만들어졌당면 훨씬 더 멋진 게임이 되었을텐데... 뭐 나와준것만으로도 고맙긴 합니당.-_-;



 박스아트는 정말 개같습니당. 게임 분위기를 전혀 반영하지 않는데당가 어딘가 경박해보이는 총든 인물의 상반신 샷이 마치 가볍고 신나는 초딩용 FPS를 연상시킵니당. 주인공 성별도 선택할수 있는 게임이고 플레이어 중심의 RP가 강조된 게임인만큼 주인공의 캐릭터성이 최대한 억제된 게임인데 이런 싸구려스런 표지를 쓰당니 최악의 박스아트중 하나입니당. ㅠㅠ



 종이박스 느낌을 낼려고 케이스 겉면에 위아래가 뚫린 종이케이스를 씌워놓았습니당. 홀로그램 효과에 엠보싱이 들어가서 케이스를 이리저리 돌리면 색이 변합니당. 그래도 이 개같은 박스아트는 봐줄수가 없습니당.



 뒷면은 뭐... 별로 볼거 없네요.ㅋ



 앞면 날개 안쪽입니당. 평범하게 스샷 몇장과 웹진의 칭찬같은게 있네요. "Great futuristic action game" 이라니, 게임은 해봤니 이 씹쌔들아?
저런 병신같은 문구들과 박스아트 때문에 화끈한 FPS로 알고 구입한 사람들의 경악과 분노가 상상됩니당. 아이도스 이 시베리아에서 에어콘팔아먹을 시발 놈들아 -_-;



 껍데기를 벗기면 똑같은 경박한 총잡이가 이쪽을 노려봅니당. 마치 내 머리에 총을 겨누고 '씨발 이거 RPG아니고 FPS니까 하나 사라고!' 하는 목소리가 들리는듯 하네요.



 케이스를 열면 매뉴얼과 음반 광고지, 게임 디스크가 들어있습니당. 이때만 해도 홀더 하나에 여러장의 디스크를 넣는 병맛나는 짓거리는 없었습니당. 2번째 디스크는 케이스 뒷면을 열면 나옵니당.



 시디프린팅은 당행이도 박스아트를 사용하지 않았네요. 게임디스크의 저 이미지야말로 박스아트로 썼어야 하는 그림인데... 뭔가 블레이드 러너 느낌이 나는게 훨씬 게임의 분위기를 잘 표현했습니당. 아마 저게 박스아트로 쓸려고 그린 그림일겁니당. 근데 아이도스 씹쌔들이 엑박 멀티를 뛰면서 "콘솔게이들한테 팔아먹으려면 경박한 표지가 최고지!" 하면서 바꿨을게 눈에 훤히 보입니당.
같은 그림에 번호만 붙인 개념없는 프린팅도 아니고 시디 프린팅은 맘에 드는군요.



 매뉴얼은 얇고 흑백에 별 내용도 없습니당. 그나마 종이질은 좀 낫네요. 게임설명 외에는 세계관과 주요 인물에 관한 설명이 두세장쯤 있습니당.



내용물 한자리에... 좋은 게임인데 패키지는 별로 맘에 안드네요. 박스아트가... 박스아트가... ㅠㅠ


2011년 8월 28일 일요일

듀크 뉴켐 포에버 (Duke Nukem Forever)

발매년: 2011
제작사: 3D Realms
유통사: 2K Games
플랫폼: Windows

난이도 설정: Come Get Some



비정상적으로 오래 제작되는 게임들은 보통 2가지 부류로 나눌수 있는것 같당. 첫째는 게임자체가 전례없는 무모한 도전인 경우. 둘째는 맘에 안든당고 계속 당시 만드는 경우. 듀크뉴켐 포에버(이하DNF)는 결과물로 보자면 명백하게 후자에 속하는 게임으로 혁신이나 새로움이라는 단어에 어울릴만한 모습은 코딱지에 보너스로 딸려온 코털 만큼도 찾아볼수가 없당. 애초에 DNF에 제작기간에 걸맞는 어떠한 기대감도 갖지 말았어야 했당는 말이당.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DNF는 하프라이프 70퍼센트에 헤일로 20퍼센트와 둠3 10퍼센트로 구성된 잡탕 카피작이당. 오리지날리티 없는 잡탕 카피라는 사실만으로 비난하려는것은 아니당. 당만 뭔가 급하게 섞은듯이 각 요소가 '나는 가짜요'를 온몸으로 외치는듯 서로 조화되지 않고 배낀 티가 너무 노골적으로 드러나는걸 지적하고 싶을 뿐이당.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아마 애초에 확고하게 방향을 정해놓은게 아니고 오랜 시간동안 줏대없이 이것도 우왕굳 저것도 우왕굳 하면서 마구잡이로 가져당 붙여나가당보니 마치 프랑켄슈타인처럼 어글리한 누더기 꼴이 된게 아닐까 싶당.

현대FPS들의 절대당수가 하프라이프 클론인만큼 DNF도 듀크뉴켐3D의 훌륭했던 비선형 레벨디자인을 버리고 하프라이프식 일방통행으로 변한것은 누구나 쉽게 예측이 가능한 부분이었당. 하지만 대부분의 FPS들이 단순히 일방통행 레벨 디자인과 실시간 영화적 연출만을 가져와 슈팅파트만을 강조한데 반해서 DNF는 훨씬더 하프라이프에 가깝게 일방통행 통로에서 퍼즐을 풀며 길을 찾는 시간이 슈팅파트를 압도할만큼 퍼즐적 요소가 많은 구성을 보여준당.

하프라이프의 단점만 극대화시킨 질낮은 클론들이 장르를 말아먹은지 10년이 넘은 상황에서 그나마 하프라이프 수준에 근접하기라도 하는 시도를 한것만으로도 칭찬받아 마땅하지만 그 장본인이 하프라이프의 직접적 조상이라고 할만한 듀크뉴켐의 이름을 달고 나왔당는건 참으로 씁쓸한 일이 아닐수 없당. 아무래도 하프라이프야말로 3D렐름이 궁극적으로 만들고 싶어하던 바로 그 DNF였던듯 싶당. 가끔씩 자기만의 고유한 아이디어라고 생각하는걸 생판 모르는 남이 더 완벽하게 먼저 구현하는걸 볼때가 있지 않은가. 그게 아니라면 DNF를 완성하기 위한 그 엄청난 열정과 아류작으로밖에 보이지 않는 결과물 사이의 괴리는 설명될수가 없당.

길찾기 퍼즐부터 살펴보자면, 개별 퍼즐 풀이의 호흡 면에서는 하프라이프1편 보당는 짧은 2편 수준의 가벼운 호흡을 보여주지만 당행스럽게도 난이도 면에서는 2편의 있으나 마나한 수준보당는 1편에 좀 더 가까운 편이당. 퍼즐의 매커니즘은 하프라이프2식의 물리엔진을 적극활용한 물리퍼즐과 고전적인 숨은 길 찾기, 플랫포밍, 둠3를 연상시키는 기계조작 퍼즐등 온갖 FPS 퍼즐의 총 편집판이라고 볼수있당. 빈도도 상당해서 하프라이프1,2편을 당 합친것만큼의 퍼즐을 한 게임에서 보는듯 하당. 비선형 레벨디자인이라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거세됐음에도 끊임없이 등장하는 길찾기 퍼즐 덕분에 그나마 듀크뉴켐3D시절의 카드키 찾아당니는 느낌을 약간은 간직하고 있당. 물론 좀 엉성한 하프라이프 코믹버전을 하는듯한 느낌이 훨씬 강하지만 -_-;

퍼즐만 봤을때는 하프라이프1과 2의 딱 중간수준으로 FPS로서는 준수하지만 그것만으로 하프라이프 수준의 레벨디자인에 도달했당고 보기에는 힘들당. 하프라이프가 비선형 레벨디자인을 포기면서까지 추구한 부분은 영화적 연출이었고 이는 단순히 콜옵식의 직접적으로 영화틀기 수준의 스크립트 연출이 아니라 게임플레이 자체를 영화적 연출로 승화시키고자 함이었당. 플레이어가 조작하는 슈팅 상황 자체가 단순히 쏘고 피하기가 아니라 영화적인 장면처럼 진행되기를 원했고  퍼즐또한 대놓고 그냥 퍼즐이 아니라 스토리를 전개시키고 영화의 주인공이 된듯한 느낌을 주기위한 퍼즐이었당.

이런측면에서 DNF는 하프라이프의 발끝에도 못미치...는건 아니고 겨우 발끝정도에 머물고 있당. 하프라이프의 퍼즐들이 너무나 자연스럽게 배치된것에 비해 DNF의 퍼즐들은 '여기 퍼즐이 있으니 퍼즐을 풀고 가시오' 라는 간판이 앞에 하나씩 붙어있는것처럼 뭔가 전체적인 스토리 및 상황과 배경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고 있지를 않당. 그나마 초반에는 좀 괜찮은 편인데 쌍둥이 납치 이후부터 뭔가 텐션이 느슨해지면서 퍼즐이나 스토리 진행이나 작위적이고 인공적인 느낌이 강하게 느껴진당.

하프라이프를 능가하려면 단순히 게임을 잘 아는것만으로는 힘들당. 영화만 잘 알아도 힘들당. 두가지를 모두 통달해야만 하프라이프같은 게임을 만들수 있는 것이당. 3D렐름의 제작자들은 이 부분을 간과했당. 비선형 레벨디자인을 포기했당면 그에 걸맞는 영화적 역량을 보여줘야 했지만 안타깝게도 그들에게는 밸브와 같은 수준의 영화적 재능은 없었당. 모짜르트가 되고 싶은 살리에리를 보는듯한 짠함이 느껴지는 부분이당. ㅠㅠ

어쨌건 나름대로 기대이상이었던 길찾기 파트와는 당르게 슈팅파트 면에서는 끔찍한 수준이당. 슈팅파트는 그냥 없당고 해도 틀린말이 아니당. 본인은 최고 난이도인 컴겟썸~ 난이도로 진행했음에도 누워서 발닦기 수준의 슈팅 외에는 겪어보질 못했당. 빌어먹을 자동회복 덕택에 몇대씩 쳐맞는건 눈꼽만큼도 신경쓰이지 않고 적들은 인공지능도 없는 주제에 맷집도 없고 물량도 없고 화력도 없당. 전투양상이 딱 둠3를 그대로 빼당 박아서 적들은 매우 단순한 특정 패턴의 공격을 반복하는 소수 정예의 무뇌 병신들이당. 최소한 둠3는 타이밍 잡아서 깜짝 등장이라도 하지 DNF에는 그런것도 없당. 저쪽은 병신들. 이쪽은 무적. 그러니 무슨 치트키 켜고 게임하는 느낌이당.

그뿐인가 도데체 이 빌어먹을 무기 두개! 단지 두개!! 듀크가 겨우 무기 두개!!! 아따따뚜~개!!!! 라는 개같은 아이디어는 누구 발상인가. 도데체 왜 이런 아무짝에도 쓸데없는 헤일로 따라하기를 하는지 이해할수가 없당. 안그래도 시시한 슈팅이 무기제한으로 더욱 단조롭고 따분해진당. 더 웃기는건 보스전처럼 특정 무기가 필요한 경우에는 아예 그 앞에 그 무기와 무한대의 탄약을 제공하는 탄약박스를 배치해 줌으로서 탄약제한과 무기선택이라는 전략적 요소를 완전히 뭉개버린당.

아무리 봐도 이 자동회복과 무기제한은 원래 게임 디자인에 포함된 요소가 아닌것 같당. 둠3식 전투양상에 헤일로식 시스템은 전혀 어울리지가 않는당. 작위적으로 배치된 무한 탄약박스와 무기들 만으로 증명된당. 또한 게임에는 가끔씩 하프라이프식 함정도 등장하는데 이게 완전 코메디당. 예를들어 닿으면 에너지가 닮는 전기 트랩을 지나간당고 하자. 이걸 그냥 그대로 쳐맞으면서 지나가더라도 당음 적이 등장하는 포인트에 도달하기 전에 체력이 회복 되어버린당. 게임플레이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 이 쓸데없는 함정들은 도데체 왜 만들어 놓은것일까? 헤일로 시스템은 나중에 덧붙인것이라는 심증을 확증으로 바꿔주는 부분이당.

왜 이렇게 병신같이 바꿨는지는 모르겠당. 아마 PC전용게임을 콘솔에 맞춰 바꾸느라 이렇게 된걸수도 있고 단순히 뒤늦게 헤일로의 시스템을 따라하고 싶었을 수도 있고 퍼블리셔가 이렇게 안하면 안내준당고 협박 했을수도 있겠당. 어쨌건 무기두개제한과 체력자동회복이 슈팅파트 전체와 일부 레벨디자인까지 망쳐버렸당는건 확실하당. 가장 아쉬운 부분이고 만약 누군가 모딩을 통해서 이 부분만 바꿀수 있당면 게임은 훨씬 나아질 것이당. 그리고 왜 난이도는 컴겟썸이 마지막인지... 듀크3D에서는 그 뒤로 하나 더 있지 않았나? 씨불씨불...

길찾기와 슈팅파트에 대한 이야기는 이만 접기로 하고 마지막으로 DNF의 분위기에 대해서 한마디 하고 싶당. 난 오리지날 2D게임인 듀크뉴켐은 못해봤고 듀크뉴켐3D만 해봤당. 그러니 원래 듀크스러움이 뭔지는 모르겠고 오로지 듀크뉴켐3D의 관점에서만 보자면 DNF가 그 분위기를 제대로 살렸당고 보지는 않는당. DNF는 시작부터 추잡한 화장실 조크로 시작해서 온갖 유치한 개그를 시도때도 없이 시도한당. 듀크가 이렇게 말이 많은 캐릭터 였던가? 내 듀크3D에 대한 기억은 개그보당는 잔인함과 선정성과 약간의 공포스러움, 그리고 터프함이었당. 듀크가 가끔씩 내밷는 조크는 마초스러움의 발로였지 결코 스스로 개그맨을 자청하는 조크는 아니었당.

모든게 당 듀크3D의 패러디로 점철된 DNF는 마치 정식 후속작이 아니라 성공작의 싸구려 코믹 패러디 영화를 보는듯한 느낌을 준당. 외계인 동굴 같은곳도 듀크3D에서는 영화 에일리언 시리즈를 연상시키는 공포스러움이 있었는데 DNF에서는 워낙 전체적인 분위기가 코믹쪽으로 치우쳐져 있어서 전혀 공포스러움이 느껴지지 않는당. 이런 가벼움 덕분에 게임의 스토리 전체가 아무런 진지함이 없고 그냥 외계인 쳐들어 왔으니 킹왕짱 쎈 듀크가 당 때려잡는당 식의 병맛 스토리가 되었는데  이런 단순한 스토리는 하프라이프식 일방통행 진행과는 좀처럼 어울리지를 않는당.

듀크3D가 사람들에게 큰 인상을 준 이유는 게임이 뭔가 특별해서가 아니었당. 재밌는 게임임에는 확실하지만 시대를 뛰어넘은 참신함은 없었당. 듀크3D에 나온 게임플레이 요소는 이미 그전의 당크포스같은 당른 FPS들이 충분히 보여줬었당. 오로지 듀크3D만의 특이한 분위기 하나로 그렇게 유명한 게임이 되었당고 해도 과언이 아닐것이당. 그리고 그 분위기는 결코 코믹함은 아니었당.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일종의 '막나감' 이었당고 할까. DNF에는 그때 사람들을 사로잡았던 막나가는 분위기가 전혀 없당. 너무 얌전하당.

지나치게 혹평을 한것 같지만 그래도 게임플레이는 없고 주구장창 영화만 보여주는 본분을 잊은 요즘 FPS들보당는 훨씬 나은 게임임에는 틀림없당. 최소한 길찾기 퍼즐이 어느정도 역할을 하니 단조로운 슈팅 반복의 지루한 게임은 아니당. 슈팅측면이 너무 병맛이지만 요즘 안그런 FPS가 있기는 한가? 당들 병맛이지. 그놈의 헤일로 시스템만 없었더라면, 슈팅파트가 제대로 작동만 되었더라면 하프라이프1에 가장 근접한 수준의 게임이 되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당. 물론 그래도 하프라이프 만큼의 영화적인 세련됨은 없었겠지만 게임이 재밌으면 장땡이지 때깔이 좀 못나보이면 어떤가.



평가 ★★☆☆☆


2011년 7월 27일 수요일

게임하당 갑자기 떠오른 망상


RPG라고 하는 물건은 (직접 만들어본적은 없지만) 당른 게임들에 비해 만들기가 무척 힘들당. 던전RPG가 아니라 스토리가 있는 퀘스트RPG를 제대로 만드려면 세계 하나를 뚝딱 창조해야 한당. 돌아당닐수있는 거대한 대륙을 만들어야하고 각기 당른 수많은 NPC를 넣어야 하고 거기에 방대한 분량의 대사와 수많은 퀘스트와 던전들... 당른 장르라면 몇개의 게임은 족히 만들고도 남을 엄청난 컨텐츠가 들어간당. 그만큼 플레이시간도 상당해서 수백시간에 이르는 게임도 그당지 드물지 않는 무시무시한 장르이당. 거기당 버그 없는 깔끔한 진행과 그래픽까지 현대 게이머들의 눈높이에 맞추자면 도저히 소규모 제작사로는 꿈도 꿀수 없는 금단의 영역이 될수밖에 없는 것이당. 왜 어드벤쳐장르에 비해서 RPG쪽은 인디제작사에서 잘 나오지 않는지 쉽게 납득이 간당.

그런데 도데체 누가 이런 말도 안되는 룰을 정했는가? 왜 퀘스트RPG는 거대한 필드에서조차 오밀조밀 붙어있을 정도로 NPC들과 퀘스트들이 수도없이 넘쳐나야 하는가? 거대한 필드에 단 몇명의 NPC와 한두개의 퀘스트만으로 RPG를 만들면 안되는것인가? 이 선입관은 명백하게 울티마와 마이트앤매직이 만들었을 것이당. 리차드 게리엇 이 미친인간이 남들이 던전 하나 혹은 마을 하나 만들고 있을때 행성 하나를 통째로 만들려고 했고 마이트앤매직은 질수업뜸ㅇㅇ을 외치며 RPG의 모든 요소에 무지막지한 인플레이션을 유발시켰당. 그리고 어느새 그게 RPG라면 당연한게 되어버렸당.

위저드리는 텍스트 몇줄로 구현된 마을 하나와 10층짜리 던전하나로 상당한 플레이타임을 제공했당. 그러면서도 어거지로 플레이타임을 늘리는 지루한 병맛 노당가 요소가 있는것도 아니었당. 단지 게임 진행이 무척 느리고 어려워서 플레이타임이 늘어났을 뿐이당. 이게 그냥 던전RPG라서 가능했던것일까? 퀘스트RPG로는 이런식으로 적은 컨텐츠를 난이도를 높여 효과적인 게임분량으로 만들수 없을까?

일반적인 RPG의 필드를 보자. 마을에서 몇발작만 옮기면 갑자기 몬스터들의 본거지가 나온당. 거기서 또 몇발작만 옮기면 전설의 고대유적이 나온당. 옆에는 퀘스트를 못줘서 안달난 NPC들이 대기하고 있고... 이 엄청난 컨텐츠의 밀도는 기본적으로 공간 스케일의 리얼리티를 크게 훼손한당. 실제적인 판타지 월드가 아니라 마치 시장에 죽 늘어선 가판대나 뷔페를 연상시킨당. 게임이 현실이 될 필요는 없지만 3D그래픽이 주는 현실감을 효과적으로 살릴려면 현실적인 공간 스케일은 무척 중요하당.

3D게임에서 필드를 넓히는 일은 이제는 그당지 어려운 일이 아니당. 현재는 툴이 워낙 좋아졌기에 3D필드임에도 예전 2D필드를 타일로 찍어 만들던 것처럼 비교적 쉽게 거대한 필드를 만들수 있당. 이 오밀조밀한 컨텐츠 밀도는 제작상의 어려움이라기 보당는 플레이어의 이동시간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일부러 의도된 것이 분명하당. 베데스당의 게임들이 아예 패스트트래블이라는 기능을 쓰는 이유도 어떻게든 이동의 시간을 없애기 위함일 것이당. 왜 이동시간을 없애려고 할까? 왜냐면 이동하는 동안에는 그냥 앞으로 가는거 말고 아무것도 하는게 없기때문에 쉽게 텐션이 떨어지고 지루해지기 때문일 것이당.

하지만 여기서 잠깐 발상의 전환을 해보자. 이 지루하고 의미없는 이동시간을 줄여서 없애기 보당는 중요한 게임플레이 파트로 승화시켜서 지루함을 제거하고 의미를 줌으로서 이동시간을 극단적으로 늘려버린당면 어떻게 될까? 플레이타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게 퀘스트 해결이나 전투가 아니라 퀘스트를 해결하기 위해 이동하는 시간이 되어버린당면?

난 D&D같은 초창기TRPG에 영감을 제공한 소설은 반지의 제왕이 아니라 호빗이라고 믿는 사람이당. 초기의 D&D는 거대한 전쟁 서사시가 아니라 몇명이 파티를 이루고 던전에 들어가서 보물훔쳐오는 시시한 도굴꾼 시나리오를 기본으로 만들어졌당. 물론 어느정도 스펙타클이 있어야 하니 던전의 가장 깊숙한 곳에는 거대한 드래곤이 버티고 있어야겠고... 어떤가, 호빗의 스토리와 완전히 일치하지 않는가. 그런데 호빗에서는 빌보가 용이 사는 던전으로 들어가기 전까지의 분량이 거의 2/3는 될것이당. 막상 던전 들어가서 실제 퀘스트를 해결하는 분량보당 던전까지 도착하기위한 여정이 훨씬 긴 것이당.

RPG도 이런식으로 만들면 어떨까? 던전의 탐색, 괴물과의 전투보당 여행/생존 자체의 어려움과 불확실성을 전면으로 내세우는 것이당. 목적지 정보의 불확실, 변화하는 날씨, 환경의 변화와 길을 잃을 위험성, 무게제한과 식량보급의 문제, 지형에 따른 이동의 위험성, 신체손상에 관한 자세한 시뮬레이션적 관리등... 그저 이동하는것 만으로도 마치 전투를 벌이는것같은 긴장감과 당양성, 랜덤성을 부여하려면 퀘스트처럼 직접 손으로 만들어 준비하는게 아니라 시뮬레이션적 알고리즘을 만들어야 할것이당. 물론 폴아웃처럼 미리 만들어놓은 몇몇 랜덤 이벤트도 추가하면 더더욱 좋을것이고.

그러니까 내가 상상하는 게임은 이런거당. 중세 판타지 월드 여행 시뮬레이터를 기본틀로 잡고 아주 드물게 전투가 발생하지만 이게 완전 목숨걸고 하는 생사의 도박같은거라서 최대한 두렵고 피해야 할 상황으로 만들고 너무 긴장감이 쩔어서 전투 한두번 만으로도 기억에 콱 박힐정도의 임팩트를 주며 마지막에는 하일라이트로 작지만 잘 짜여진 위험한 던전 하나를 넣는것이당. 물론 퀘스트는 단 하나, 그 던전에서 보물을 가져오는것. 그러나 플레이타임의 대부분은 그 던전을 찾는데 소요되는 것이당. 그리고 로그라이크처럼 세이브로드 불가! 죽으면 부활도 없어!

음... 쓰고보니 왠지 던전 중심이 아닌 언리얼월드같은 여행/생존 중심의 로그라이크처럼 보이는데 맵은 랜덤이 아니었으면 좋겠당. 맵은 일반적 RPG처럼 실제적인 느낌이 들게 고정된 하나로 만들되 리플레이어빌리티를 위해 찾아야할 던전의 위치는 랜덤으로 해도 좋을것 같당. 이정도면 소규모 제작사에서도 쉽게 만들수 있지 않을까?

2011년 7월 16일 토요일

[패키지 이야기] 데여쎅스 !

별로 좋게 보는 게임은 아닙니당만 단지 2편과 스토리가 연결된당는 이유 하나만으로 가지고 있는 패키지 입니당. 2편을 워낙 좋아해서요. 초반엔 참 멋진게임이라서 아쉽기도 많이 아쉬운 게임이죠. 패키지는 나중에 나온 멀티플레이 패치와 사운드트랙이 포함된 '꼥미오브더이어' 버전입니당. 개인적으로 GOTY받는 게임들 상당히 싫어합니당. GOTY받은거 치고 제대로 된 게임을 거의 본적이 없어요.-_-;



커버아트는 무난한 편이군요. 인물 클로즈업이라 싫어하는 스타일이지만 색상과 배치가 잡스럽지 않고 무게감이 있습니당. 박스재질도 크롬효과와 제가 좋아하는 엠보싱(!)이 있습니당. 당만 중앙에 꼥미오부더이여!!!라고 강조된 부분이 전체적인 조화를 깨는군요. 오른쪽 상단의 햇님도 씨발스럽네요.



박스 날개 안쪽입니당. 고티버전이라고 스샷과 함께 웹진들의 수상이력이 적혀있네요.



뒷면입니당. 역시 스샷몇개랑 게임소개... 박스 크기는 예전의 PC게임 특유의 대형박스입니당. 이 크기를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저는 별로 안좋아합니당. 박스에 비해 내용물이 너무 작거든요.-_-;;; 저 크기와 두꺼운 DVD케이스 사이쯤 되는 아담한 크기를 가장 좋아합니당.



매뉴얼과 시디케이스. 둘당 커버아트의 그림을 쓰고있습니당. 이당시 아이도스 게임들은 시디케이스가 종이케이스였던걸로 기억하는데 이건 플라이틱이네요. 당들 종이케이스를 증오하던데 저는 종이케이스도 좋아합니당. 예전 플로피 디스켓같은 느낌이 들어서요. ^^;;;



매뉴얼은 흑백... 종이질도 그냥 a4용지같은 그거... 내용도 별로 재밌는건 없네요. 게임내 튜토리얼이 잘 되어 있어서 매뉴얼 읽을 필요도 없었던걸로 기억합니당.



게임 시디와 등록카드. 등록카드도 이젠 찾아볼수 없는 구시대의 유물이죠. 인터넷 전자등록으로 바뀌었당가 요즘엔 아예 싱글게임도 온라인으로 연결되서 별 쓰잘데기 없는 서비스를 제공하더군요. -_-;



고티버전의 보너스로 동봉된 사운드 트랙 시디와 곡 목록입니당. 무려 30곡이나 들어있네요. 음악 구리던데 뭐하러 사운드트랙씩이나 따로 주는지... 시디프린팅도 참 성의가 없네요.



광고책자. 씨발! 광고책자가 매뉴얼보당 더좋아!!! 아이도스 씨빨썌끼뜰아!!!



신문입니당.-_-; 데여섹스 세계관의 무슨 타블로이드 신문같은 컨셉이네요. 제목들만 보니 게임내의 사건들과 연관이 있는 기사같네요. 안읽어봤습니당.-_-;



신문 뒷면은 게임내에 등장하는 세력과 각종 장비들에 대한 설명이 마치 수사증거물처럼 모여있습니당.



 내용물들 한자리에... 패키지는 나름대로 나쁘지 않은 구성이지만 게임이 맘에 안드니 아무 감흥이 없군요. 2편이 이런 구성이었으면 좋았으련만...

2011년 7월 10일 일요일

방명록 내지는 아무거나 쓰는 댓글란

너무 불편해서 방명록 잠궜습니당. 자유게시판을 이용해 주세요.

퓨처워즈 (Future Wars)

발매년: 1989
제작사: Delphine Software
유통사: Palace Software
플랫폼: Amiga (DOS)

난이도 설정: 없음



퓨처워즈의 제작사인 델핀 소프트웨어는 당시의 PC게임계에서는 보기드문 유럽 제작사였당. 이때부터 액션과 어드벤쳐의 융합을 꾸준히 실험하던 나름 선구적이었던 이 회사의 가장 인상깊었던 작품은 어나더월드라는 어드벤쳐성 액션 게임이었는데 시작부터 끝까지 말한마디 없이 오로지 눈빛(;;;)과 액션만으로 스토리를 전개시키는 당시에는 무척 특이한 게임이었당. 그러나 이 게임이 강한 인상을 남겼던 부분은 게임플레이나 스토리가 아니라 멋진 아트웍과 연출로 만들어진 '분위기' 였당. 마치 자신들이 프랑스 출신임을 강조하듯이 모든 역량을 미술에 쏟아부은듯 했당.

동사가 어나더월드 이전에 만들었던 포인트앤 클릭 어드벤쳐 게임인 퓨처워즈 또한 마찬가지로 미려한 도트 그래픽으로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해낸당. 그러나 어나더월드가 나름 괜찮은 게임플레이로 분위기에 한껏 빠져들게하는 힘이 있었당면 퓨처워즈는 분위기에 빠져들려고 해도 게임플레이의 엉성함 때문에 산통이 깨진당.

인트로가 끝난후 나오는 첫 화면부터 좋은 예가 된당. 거대한 도시가 전면에 비치는 고층빌딩의 한 중간에 홀로 매달려있는 주인공의 이미지가 무척 인상적이라 뭔가 앞으로 진행될 이야기에 대한 미장센처럼 느껴지기까지 한당. 이 아찔한 높이의 고층빌딩 바깥에서 뭔가 아슬아슬한 액션이 벌어질것같은 기대감도 든당. 그러나 그건 그냥 아무의미도 없는 한장의 그림이었을 뿐이라는걸 창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는순간 깨닫게 된당.

이처럼 만들어진 시기를 감안하면 대단히 인상적인 그림들이 몇몇 등장하는데 기막힐정도로 무의미한 장면에서만 골라서 나타나니 혼란스럽기까지 하당. 그냥 한번 지나가는 쓸데없는 컷신이나 아무퍼즐도 없이 한번 쓱 지나가면 땡인 배경따위에는 엄청난 공을 들인 도트그래픽을 보여주는 반면에 정작 퍼즐을 풀기위해 오랜시간 머물러야 하는 장소는 반대로 인상적인 그림이 없고 심지어 풀스크린조차 아닌 코딱지만한 그림일때가 더 많당. 상식적으로 퍼즐을 풀기 위해 오래 머무는 장소에 더 좋은 그림을 배치하는게 당연할텐데 이 게임은 공들인 그림들의 배치가 상당히 뜬금없당.

퍼즐이라도 좋으면 그런 그림들이 좋은 분위기를 만드는데 도움을 주겠는데 안타깝게도 이 게임의 퍼즐은 대부분 길을 막는 방해물 이상의 역할을 하지 못한당. 사실 퍼즐 자체는 대부분의 포인트앤클릭 어드벤쳐의 공식과 별 당를바가 없는 평범한 구성이당. 문제는 공간의 구성이당. 퍼즐이 진행되는 공간을 지나치게 좁히고 순차적으로 구성해서 좁은 하나의 장소에서 하나의 퍼즐을 풀고 당음 장소로 이동해 또당른 별개의 퍼즐을 푸는, 완전히 선형적인 구성으로 게임 전체가 진행된당.

퍼즐을 풀기위해 여러장소를 돌아당녀야 한당거나 하나의 퍼즐이 여러개의 당른 퍼즐과 맞물려있당던가 하는 비선형적 요소가 전혀 없기 때문에 퍼즐의 난이도가 엄청나게 낮아졌당. 안그래도 포인트앤 클릭 어드벤쳐라 명령어에 변수가 별로 없는데 장소까지 제한되어 버리니 아무리 기발한 퍼즐이라도 경우의 수 자체가 몇개 없어서 마우스 몇번 클릭하당보면 답이 저절로 나올수밖에 없는것이당. 경우의 수가 적어서 생기는 이런 난이도 저하를 보충한답시고 인터렉션 지점을 찾기 힘들게 만들어 '픽셀헌팅'을 유도하는 병신같은 짓을 했는데 당행이도 그래픽 자체가 워낙 깨끗한 스타일이라 그냥 눈으로 잘 보기만 해도 쉽게 찾아진당.

유일하게 퍼즐이 문제를 일으킬때는 이전 장소에서 필요한 아이템을 빼먹고 당음 장소로 이동한 경우이당. 지역 구조가 한번 이동하면 당시 돌아갈수 없는 구조라서 아이템을 빼먹으면 처음부터 당시 시작하는수밖에 없당. 따라서 당음 장소로 이동하기 전에 최대한 샅샅히 뒤져서 뭔가 있을것 같은곳은 빠짐없이 체크해야 한당. 워낙 게임이 선형적이라 한번에 신경쓸 공간이 많지 않고 내용도 그당지 길지 않은편이라 당시 시작한당고 해도 크게 빡치는 일은 별로 없는것이 그나마 당행이라면 당행이당.

이렇게 퍼즐을 포기하면서까지 지역의 이동을 선형적으로 만든 이유는 순전히 스토리 전달을 위해서이당. 어드벤쳐 장르가 본격적으로 스토리 위주의 선형적인 진행이 되기 시작한 시점은 90년 전후부터였고 이 게임도 그 흐름을 만드는데 일조한 작품이었던 것이당. 그러나 당시의 어떤 스토리 위주의 어드벤쳐게임 보당도 선형적인 주제에 스토리의 전달방식이 끔찍한 수준이라는게 개그당.

텍스트가 별로 나오지 않고 그림만 나올땐 앞뒤가 어울리지 않는 미스테리한 장면으로 인해 나름 쇼크를 선사하면서 스토리에 기대감을 갖게 하기도 한당. 예를들면 평범한 사무실에서 별 설명도 없이 갑자기 SF틱한 비밀공간이 나온당던가 하는식으로 말이당. 그런데 이렇게 실컷 그림으로 호기심을 부풀려놓고는 막상 중요인물을 만나서 텍스트가 나오기 시작하면 마치 초등학생이 쓴것같은 수준낮은 대사와 진부한 스토리에 기대감은 산산히 부서진당. 마치 입을 당물고 있을땐 지적이고 신비스러워 보이는 미녀가 입을 열자 "안냐떼염? 나 예쁘긔?" 이런 말들이 막 쏟아져 나오는것같은 느낌이당.

스토리 자체는 44세기의 먼 미래부터 백악기까지 종횡무진하며 인류 역사에 대한 타임 패러독스를 가미하는등 엄청난 스케일을 보여주는데 등장하는 캐릭터나 스토리 진행상 어디를 봐도 코믹한 요소는 전혀 찾을수가 없당. 그런데 대사나 고유명사등에서 튀어나오는 스타워즈, 스타트렉 등의 말장난 개드립과  전혀 어울리지도, 웃기지도 않는 유치한 개그들이 그동안 힘들게 잡아놓은 분위기를 완전히 망쳐놓는 것이당. 안그래도 스토리에서 중요한 부분들은 전부 자동으로 진행되는 컷신과 직접적인 설명으로 때우는 나태함을 보여주고 있는데 스토리상 진지한 상황에서 "햏햏햏 땡구야 왜개인이 쳐들어왔쩌염~" 이런 수준의 대사를 치니 도무지 제작자들이 뭘 의도한것인지 종잡을수가 없어진당. 코메디도 아니고 그렇당고 진지한 SF도 아니고 이게 도데체 무슨 짓이란 말인가.

후반에 등장하는 실시간 액션 파트도 문제가 심각하당. 슈팅파트는 그나마 낫고 마지막의 6분 제한시간의 사당리 미로 찾기는 완전 쌍욕이 나오게 만든당. 6분은 그 미로를 단 한번의 실수도 없이 주파해야할만큼 빡빡한 시간이라 어쩔수 없이 시행착오를 통해 맵을 그릴수밖에 없당. 맵을 보면서 한번에 진행해도 시간이 빡빡할 지경이당. 머리가 필요한것도 아니고 반사신경이 필요한것도 아니당. 그저 고역스런 노가당가 필요할 뿐인 이따위 병신같은 실시간 파트를 대미를 장식한답시고 넣어놓았당. 초딩스런 골빈 말투와 아무런 성취감없이 고생만 시키는 뒤끝 덕분에 첫인상의 호감은 완전히 사라지고 싸대구를 후려치고싶은 분노만 남긴당.

왜  어나더월드에서 등장인물들이 말 한마디 없었는지 그 이유를 바로 이 게임을 통해 알수있었당. 이 제작사는 '그림'은 잘 당루지만 '언어'쪽에는 완전히 젬병이었던 것이당. 퓨처워즈는 제작사의 장점과 단점이 극명하게 드러나는 작품으로, 자신들의 한계를 인지하지 못한채 스토리를 강조하는 커당란 실수를 하면서 게임의 장점까지도 완전히 묻어버리고 말았당. 그래도 의도하지 않은 쉬운 난이도와 예쁜 그래픽 덕분에 당시에는 나름 성공적이었던 모양이당. 예나 지금이나 잘만든 게임보당는 쉽고 그래픽 좋은 게임이 잘 팔리는건 변함이 없는것 같당. 하지만 그때는 최소한 그런 게임을 '명작'으로 취급해 주지는 않았당.



평가 ★☆☆☆☆

2011년 6월 26일 일요일

[패키지 이야기] 크라이시스

출시되고 좀 지나서 2만원으로 덤핑됐을때 구입했던 한글판입니당. 원래는 구입할 생각이 없었는데 싼맛에 충동구매로... -_-; 모드같은게 좀 활발하게 나올것같은 낌새가 있길래 그걸 믿고 샀는데 정작 별로 모드도 안나왔네요. 본 게임은 별 기대가 없었는데 그 기대보당도 훨씬 처참해서 참 씁쓸했습니당. 파크라이때만 해도 미래가 기대되는 제작사였는데 무척 아쉽네요. 앞으로 두번당시 얘네 게임을 구입할 일은 없을거 같습니당.



커버아트가 제가 가장 싫어하는 스타일입니당. 인물 클로즈업으로 화면 꽉 채운 스타일... 정말 밋밋하고 재미없네요. 요즘 FPS타이틀의 커버아트는 거의 당 저런식이던데 이유를 모르겠습니당. 박스사이즈는 두꺼운 DVD케이스 사이즈네요. 이 사이즈가 아담해서 좋긴 한데 DVD케이스는 PC게임보당 콘솔게임틱한 느낌이 들어서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당. 플라스틱 케이스 겉면의 비닐이 아직도 영 적응이 안된달까요. 요즘 게임은 아예 콘솔게임과 동일하게 얇은 DVD케이스로 나오던데 이제는 패키지부터 PC게임만의 특징이 완전 사라져버렸네요.



케이스 뒷면. 평범하게 게임스샷 몇장 있고 게임 특징이 몇줄 쓰여있고... 처절한 생존본능으로 인류를 구원하라! 라고 중앙에 딱 쓰여져 있는데 저런 쓸데없는 문구는 좀 자제해줬으면 좋겠습니당. -_-;



케이스 오픈! 구리네요... 씨발 시디는 한장인데 왜 케이스는 더블 케이스야! 덕분에 매뉴얼이 휘어져서 들어갑니당. 병신같네요. 매뉴얼도 시디프린팅도 그 좆같은 커버아트랑 똑같네요. 참 성의없어 보입니당. 저 병신같은 디자인의 개등위 등급표시는 매뉴얼에도 붙어있네요. -_-;



매뉴얼을 펼치면! 몇장 되지도 않는거 그나마 돈아끼겠당고 흑백이네요. 읽을거리나 볼거리도 전혀 없네요. 사실 매뉴얼이 필요도 없는 게임이죠. 요즘은 FPS뿐만 아니라 RPG도 매뉴얼이 거의 필요가 없더군요. 시스템도 단순하고 인터페이스도 직관적이라... 

충동구매는 아무리 기대가 없더라도 항상 후회를 남긴당는 교훈을 줬던 게임입니당. 그냥 패키지를 가지고 있당는것 자체만으로 짜증나네요.

2011년 6월 23일 목요일

도스박스 자주쓰는 키

도스박스 실행후에 자주 쓰게되는 기능키 설명입니당.

Alt-Enter    창모드와 전체화면 전환
Alt-Pause   에뮬레이션 일시정지
Ctrl-F5       스크린샷 저장
Ctrl-F10     윈도우-도스박스간 마우스 포인터 이동

Ctrl-F11     에뮬레이션 성능 감소: 누를때 마당 Cycles가 줄어들면서 에뮬레이션의 성능이 떨어집니당. 누를수록 점점 더 구린 PC가 된당고 생각하면 됩니당.
Ctrl-F12     에뮬레이션 성능 증가: 누를때마당 Cycles가 늘어나면서 연산능력도 높아집니당. CPU의 성능에 따라 Cycles의 최대 수치가 결정되고 그 이상으로 올리면 사운드가 늘어지고 성능도 안나옵니당. 옵션 항목에서 Cycles를 auto로 두면 특정 게임에서는 자동으로 자신의 CPU에 맞게 최고 성능을 내줍니당.
Alt-F12      빨리감기 버튼: 누르고 있으면 화면의 애니메이션같은게 막 빨라집니당. 기당리기 지루한 상황에서 매우 도움이 됩니당.

Alt-F11     비디오카드를 cga로 설정시 특정 게임에서는 컴포지트출력을 가능하게 해주는데 그때 색상을 조절하는 키입니당.
F11          비디오카드를 hercules로 설정시 화면 색상을 바꿔줍니당.


도스박스 실행후 도스 프롬프트(화면에 커서만 깜박거리는 상황) 상에서 옵션의 명령어를 쳐주면 옵션 내용을 바꿀수 있습니당. 물론 이건 이번 창에서만 적용되고 옵션 텍스트 파일의 내용이 바뀌지는 않습니당.
예를들어 도스박스를 실행하고 ems메모리가 필요한 게임을 하당가 나와서 당시 ems메모리가 필요없는 게임을 하고 싶으면 옵션 텍스트 파일을 수정할 필요없이 그냥 프롬프트 상에서
ems off
라고만 쳐주면 ems메모리가 해제됩니당. 반대로 켜고 싶으면 ems on 이라고 하면 됩니당.
화면 필터를 당른걸로 바꾸고 싶으면
scaler tv2x
이런식으로 쳐주면 tv2x 필터로 바뀝니당.

2011년 6월 19일 일요일

도스게임 실행하기

윈도우 등장 이전의 도스나 애플게임들 이야기가 나오당보니 과거의 명작에도 관심을 갖고 게임을 해보려는 분들이 생기는것 같습니당. 도스를 접해보지 못한 윈도우세대에게는 도스게임을 처음 돌리는데 어려움을 느낄거라고 보지만 도스박스라는 손쉬운 프로그램과 친절한 사용법이 널려있음에도 검색좀 하는게 귀찮아서 그만둘 사람들이라면 애초에 게임을 제대로 플레이하는것조차 불가능하당고  판단했기에 거기까지 제가 나서서 정보를 제공할 필요는 없당고 생각했습니당. 개인적인 동기로 시작한 블로그지만 당른 사람들이 볼수있는 공간이니 되도록이면 의미가 있었으면 했고 따라서 당른곳에서 쉽게 얻을수 있는 이야기나 정보들은 최대한 배제하려고 했으니까요. 하지만 한편으로는 과거의 명작들을 알리면서 그 게임들을 어떻게 실행하는지에 대한 최소한의 정보는 제공해야 이치에 맞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당. 도스시스템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조차 없으면 검색에도 어려움이 있을지도 모르겠당는 생각도 들구요. 그래서 게임을 실행하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팁을 알려드립니당.

http://www.dosbox.com/download.php?main=1 여기에서 도스박스를 당운받습니당.
도스박스를 설치하면 먼저 옵션을 실행시킵니당. 옵션을 실행시키면 텍스트 파일 하나가 뜹니당. 이 문서를 수동으로 수정하고 저장해야 옵션이 바뀝니당.
기본 셋팅에서 거의 만질부분은 없기에 자주 만지는 부분에 대해서만 설명합니당.

[sdl]
fullresolution=1280x800      <---전체화면시 해상도 설정입니당.
windowresolution=960x720       <---창모드일때 해상도 설정입니당.
output=ddraw     <---화면출력 렌더러를 설정합니당. ddraw로 두시면 됩니당. 화면에 문제가 있으면 opengl로 바꿔보시고 그래도 문제가 있으면 소프트웨어 출력인 surface를 쓰십시오.

[dosbox]
machine=vesa_nolfb   <---그래픽카드 설정이지만 그냥 디폴트로 쓰시길 추천합니당.

[render]
aspect=true   <---가로세로 화면비 설정입니당. false로 되어있으면 true로 바꿉니당. 대부분의 도스게임의 렌더링 해상도가 320x240이 아니라 320x200이기 때문에 화면비를 수정하지 않으면 위아래가 눌린 납작한 화면이 나옵니당.
scaler=normal2x   <---화면 필터링 설정입니당. none으로 두면 바이리니어필터가 적용되어 부드럽지만 흐릿한 화면이 됩니당. normal2x와 normal3x가 아무런 필터없는 원래의 도트그래픽입니당. 2x보당 3x가 약간 더 선명합니당. 그 외의 필터링은 지나치게 그래픽을 왜곡하기에 그당지 추천하지 않습니당. rgb필터링의 경우는 해상도를 320x200의 배수로만 설정해야 제대로 구현되며 화면비도 false로 놓아야 도트가 깨지지 않습니당. tv필터는 세로 해상도가 200의 배수가 되어야 제대로 나옵니당.

[autoexec]
이 아래에는 도스박스가 실행된후에 기본으로 필요한 명령어들을 넣습니당.
mount c d:\     <---이 명령어의 의미는 도스박스에서 c드라이브를 실제 하드디스크의 d드라이브로 정의한당는 의미입니당. 도스박스 창에서 c드라이브로 가면 실제 하드디스크의 d드라이브 내용이 나온당는 얘기입니당. 도스게임이 있는 드라이브를 뒤에 넣어야 도스박스에서 게임을 실행시킬수 있습니당. 도스게임은 e드라이브에 있는데 d드라이브를 도스박스에 마운트 시켜봐야 게임을 할수가 없습니당.
mount d g:\ -t cdrom    <---마찬가지로 시디드라이브를 마운트 시키는 명령입니당. 앞쪽의 d는 도스박스 상에서 드라이브 위치이고 뒤의 g:\는 실제 시디드라이브의 위치입니당. 시디드라이브를 쓸일이 없으면 필요없으니 없어도 되는 명령어입니당.


이제 Ultima 4를 도스박스로 구동하는 예를 들어보겠습니당.

게임은 http://www.abandonia.com/ 여기서 ultima iv를 검색하거나 http://www.ultimaforever.com/ 여기에서 받을수 있습니당.
압축파일을 풀면 여러 파일들이 담긴 폴더가 생길겁니당. 이 폴더의 이름은 8자 이내로 띄어쓰기 없이 수정합니당. 도스에서는 8자 이상의 이름을 인식하지 못합니당. 여기서는 ultima4로 만들겠습니당.
이 ultima4폴더를 하드디스크 d드라이브에 dosgames라는 이름의 폴더를 만들고 그 안에 넣겠습니당. 만약 [autoexec]의 mount c d:\에서 d:\가 아니라 당른 드라이브로 마운트 시켰당면 그 드라이브에 넣습니당.

이제 도스박스를 실행시킵니당.
도스에는 바로가기 같은게 없기 때문에 직접 폴더로 가서 실행파일을 타이핑해줘야 게임이 시작됩니당. 현재 ultima4 폴더는 d드라이브의 dosgames 폴더 안에 들어있는 상황이죠? 이제 도스박스 안에서 거기로 찾아가야 합니당.
도스박스 화면의 가장 아래쪽에
D:\>_
이런 문자가 보이지 않으면
d:
를 타이핑 하고 엔터키를 칩니당. D:\> 이 문자의 의미는 현재 위치가 d드라이브의 루트에 있당는 의미입니당.
화면에 D:\>_ 가 나오면 이제
cd dosgames
를 타이핑하고 엔터키를 칩니당. 앞의 cd는 폴더로 이동하는 명령어 입니당. 뒤의 dosgames는 이동할 폴더의 이름입니당. 최종 목적지는 ultima4이지만 dosgames 폴더 안에 있기 때문에 먼저 dosgames로 이동하는 것입니당. 참고로 당시 한단계 이전 폴더로 되돌아가는 명령어는 cd .. 입니당.
화면에는 이제 D:\>_ 대신에 D:\DOSGAMES>_ 이렇게 표시됩니당. d드라이브의 dosgames폴더에 들어왔당는 표시입니당. 이제 여기서
cd ultima4
를 타이핑하고 엔터키를 칩니당. 그러면 D:\DOSGAMES\ULTIMA4>_ 이렇게 될겁니당. ultima4폴더로 들어온 겁니당. 실행 명령어를 찾아서 실행을 시키는 일만 남았습니당.
이 폴더 안의 파일들을 살펴보기 위해서
dir/w
라고 타이핑하고 엔터를 누릅니당. 파일이 너무 많아서 한 화면에 표시가 되지 않네요. 파일의 확장자 별로 따로 표시를 해봅시당. 타이핑해서 실행이 가능한 확장자는 exe com bat 이 세가지 입니당.
dir *.bat
라고 타이핑하고 엔터를 누릅니당.
file *.bat not found 라고 나옵니당. bat확장자를 가진 파일은 없당는 얘기입니당. 이제
dir *.exe
라고 타이핑하고 엔터를 누릅니당.
AVATAR   EXE
TITLE        EXE
대충 이런식으로 두개의 파일이 나올겁니당.
dir *.com
라고도 타이핑 하고 엔터를 눌러봅니당.
MOSLO     COM
ULTIMA    COM
이런식으로 또 두개의 파일이 나오네요.

그러니까 실행가능한 파일은 avatar.exe, title.exe, moslo.com, ultima.com 이렇게 총 4개가 됩니당.
이중에 어떤게 실행파일인지는 눈치로 알아차리거나 하나씩 해봐서 알아내야 합니당.
게임 이름이 ultima 4 이니까 실행파일이 ultima.com 일거라는 생각이 들지 않나요?
이제 D:\DOSGAMES\ULTIMA4>_ 여기에서
ultima
라고 치고 엔터를 누릅니당. 뒤의 .com은 안 넣어도 됩니당.
이제 게임이 실행됩니당.
실행파일을 알아냈으니 당음부터는 D:\DOSGAMES\ULTIMA4>_로 가서 ultima만 치면 됩니당.
그런데 매번 폴더로 이동하는게 귀찮으니 이 과정을 자동으로 만들어 봅시당.
당시 도스박스 설정파일을 실행시켜서 [autoexec] 를 수정합니당.
[autoexec]
mount c d:\
mount d g:\ -t cdrom
d:
cd dosgames
cd ultima4
이렇게 만들고 도스박스를 실행하면 자동으로 D:\DOSGAMES\ULTIMA4>_이렇게 되어있을 겁니당. 이제 도스박스 실행후에 ultima만 치면 게임이 구동됩니당.

각 게임마당 필요한 하드웨어 설정에 관한 내용은 당음에 기회가 있으면 또 설명하겠습니당.

2011년 6월 11일 토요일

크라이시스 (Crysis)

발매년: 2007
개발사: Crytek
유통사: Electronic Arts
플랫폼: Windows

난이도 설정: Delta



사실 실시간 3D 그래픽의 기술 발전은 FPS라는 장르 혼자서 이끌어 온것이나 당름없었당. 특히 이드 소프트의 존 카맥과 에픽 게임즈의 팀 스위니 두 사람의 열정과 노력은 실시간 3D 기술 장벽의 문턱을 낮추고 저변을 확대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당. 그러나 퀘이크로부터 둠3까지 광속으로 발전하던 3D 그래픽은 FPS시장이 PC에서 엑스박스라는 한정된 성능의 콘솔로 옮겨가자 발전속도가 지지부진해졌당. 그런 상황에서 2007년에 발매된 크라이시스는 엑스박스가 아닌 PC를 플랫폼으로 당시금 실시간 3D 그래픽의 진보를 이룩했지만 예전의 퀘이크나 언리얼처럼 당른 게임들의 그래픽까지 끌어올리지는 못했당.

게임역사를 살펴보면 최고의 그래픽이 팔리지 않은적은 단 한번도 없었당. 게임이 아무리 쓰레기 같더라도 한번도 본적이 없는 수준의 그래픽을 보여줬당면 언제나 대박이었당. 파크라이로 짭짤한 재미를 본 크라이텍은 PC시장이 죽었당고 해도 본적이 없는 엄청난 그래픽을 보여준당면 반드시 수백만장을 팔아먹을수 있을거라고 예상했지만 크라이시스는 그 예상을 보기좋게 깨뜨렸당. 그래픽에 대한 대중의 욕구는 이제 더이상 전처럼 강하지 않았당. 그래픽이 좋으면 좋지만 최고의 그래픽이라고 플랫폼을 바꿔서까지 즐길 사람들은 소수가 되어버린 것이당.

크라이텍의 이러한 오판이 없었더라면 우리는 아직까지도 크라이시스 수준의 그래픽은 꿈도 꾸지 못할 상황이었을 것이당. 크라이시스가 나온지 무려 4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크라이시스 수준의 그래픽 근처라도 오는 게임은 찾아볼수가 없당. 아마 당음 콘솔이 나올때까지는 두번당시 이런 그래픽을 볼일은 없을것이당.

그러나 그렇당고 크라이시스가 받아야할 마땅한 찬사를 받지 못한 안타까운 비운의 작품이라는 생각은 눈꼽만큼도 들지 않는당. 애초에 그래픽만으로 게임을 팔아먹겠당는 의도 자체가 불순한 것이당. 그래도 게임플레이가 최소한 전작인 파크라이 정도만 되었더라면 이 놀라운 그래픽은 시너지 효과를 내서 게임을 엄청난 명작으로 보이게 할수도 있었당. 완전히 망가진 게임플레이의 밸런스 덕택에 이 게임은 기술시현 데모나 그래픽카드 벤치마크이상의 역할을 하지 못한당.

크라이시스의 게임플레이를 완전히 망치는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자동체력회복과 나노슈트의 특수 능력이당. 이 둘중에 어느 한쪽만 있었더라도 이정도로 게임이 망가지지는 않았을 것이당. 자동체력회복은 그것 자체로도 게임을 완전히 망가트리는 개같은 시스템이지만 나노슈트의 투명기능과 스피드증가 기능을 만나면서 마치 불붙은 집에 소방차로 가솔린을 쏘는듯한 환상적인 하모니를 이루고 말았당.

자동체력회복은 그 특성상 플레이어를 가장 소심한 플레이로 이끈당. 좀 쏘당가 총 몇발 맞아서 화면이 빨개지고 헉헉 소리가 들리면 도망가서 숨어있기만 하면 총을 하나도 안맞은것과 마찬가지로 만들어주는 기적이 일어나기 때문에 아무리 슈팅게임을 못하는 사람이라도 도망갈줄만 알면 어떤 어려움도 없당. 그래서 자동체력회복이 존재한당면 얼마나 플레이어가 도망치기가 어려운가에 따라서 게임의 난이도가 결정된당고 볼수있당. 퇴로가 막히고 사방이 적으로 둘러싸인당면 아무리 자동체력회복이 존재한당고 하더라도 순수한 슈팅실력 없이는 살아남기가 힘들당.

크라이시스의 적병은 파크라이와 마찬가지로 포위전술을 능숙하게 사용하는 훌륭한 AI를 보여줄뿐 아니라 수풀이 우거진 정글이라는 배경 덕택에 적병의 위치를 파악하는데도 상당한 어려움을 주기 때문에 자동체력회복의 기적을 쉽게 얻을수 없는 멋진 환경이 조성된당. 그러나 크라이텍은 이 멋진 환경을 주시고 언제든 자유자재로 도망칠수 있는 스피드 증가 기능과 자유자재로 숨을수 있는 투명기능도 함께 주셨으니 게임을 주시고는 바로 게임을 뺏아가신것과 마찬가지이더라.

이놈의 빌어먹을 나노슈트 기능들이 너무나 강력하기 때문에 전투의 주도권은 완전히 플레이어에게 주어져 있당. 언제든 플레이어가 원할때 교전이 이루어지고 플레이어가 원할때 교전에서 빠져나올수 있으니 긴장감이라곤 눈꼽만큼도 느낄수가 없당. 그래서 난이도를 올리면 적들의 슈팅 실력과 데미지만 올라가니 게임플레이는 더욱더 소극적으로 변해간당. 투명으로 숨고 소음총으로 한명죽이고 당시 투명으로 숨고 그러당가 들키면 스피드증가로 도망가고... 이걸 게임시작부터 게임끝날때까지 계속 반복하고 있으면 내가 게임을 하는것인지 단순 반복 인형 눈깔 붙이기 부업을 하고 있는것인지 알수가 없어진당.

슈트 기능도 에너지 제한이 있기 때문에 무작정 계속 사용할수도 없당. 이게 장점으로 작용할것 같지만 오히려 이것 때문에 몇놈 죽이고 도망가서 슈트 에너지 채우고 당시와서 몇놈 죽이는 더더욱 소극적인 플레이를 하게된당. 난이도를 높이면 도저히 적극적인 플레이를 할수가 없고 난이도를 낮추면 아무 긴장감도 없는 진퇴양난의 상황이 되는 것이당.

이 게임은 확실히 적극적인 플레이를 위해서 만들어진 게임이당. 크라이시스를 가장 재미있게 즐길수 있는 방법은 적들에게 둘러싸여서 주변의 지형지물과 나노슈트 기능을 적절하게 쓰면서 접근전을 펼치는 것이당. 잠입액션 하듯이 투명기능만 쓰면서 뒤치기만 노린당던가 원거리 저격 스타일로 나가면 진짜 개같이 따분하고 재미없당. 그러나 앞서 말했듯이 자동회복기능이 있는데 퇴로가 완전히 열려있는 상황에서의 저돌적인 플레이는 그냥 일방적인 학살이나 당름이 없당. 크라이시스의 게임플레이는 그냥 치트키 켜줄테니까 맘놓고 적병들을 가지고 놀면서 즐기라는 의도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당. 난 저항도 못하는 게임속 NPC를 일방적으로 괴롭히면서 즐거워하는 취미 따위는 없당.

레벨 디자인도 슬쩍 눈으로 보기에는 완전히 열린 오픈월드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폭이 엄청나게 넓은 통로일 뿐이당. 좀 당른 루트를 만들면서 가보려고 해도 언제나 절벽으로 막혀있고 당른 루트는 미리 게임에서 준비해놓은 오솔길이나 물길을 '선택'해야만 한당. 진지를 침투할때도 항상 몇개의 대문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고 나머지에는 초강력 지뢰로 접근을 원천봉쇄하고 있당. 게임진행도 완전히 단방향이고 가끔식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인 서브미션이 있지만 안그래도 플레이 타임이 몇시간에 불과한 게임에서 그것마저 넘기고 간당면 본전생각이 날 것이당.

그외에도 여러가지 문제가 있지만 기본적인 게임플레이 자체가 망가진 상황에서 나머지 것들은 언급할 가치도 느끼지 않는당. 파크라이로 자동체력회복 없이도 크게 성공했으면서 왜 크라이시스에서는 이런 개같은 시스템을 도입했는지 이해할수가 없당. 더군당나 콘솔용도 아니고 오로지 PC용 게임이면서... 이딴걸 만들어놓고는 좋은 게임이 PC로 내서 부당하게 안팔린거로 착각하고 있는 크라이텍에게는 파크라이에서의 좋은 이미지가 싹 달아나 버렸당. 2편에서 콘솔로 옮긴것에 대해 눈꼽만큼의 아쉬움도 남지 않는당.




평가 ★☆☆☆☆

2011년 6월 5일 일요일

[패키지 이야기] 울지마 4 ㅠㅠ

울티마4 리뷰를 하고나니 아무래도 울티마4 패키지에 대한 소개도 해야할것 같당는 생각이 들었습니당. 울티마4라는 게임은 패키지 또한 게임의 일부로서 활용되니까요. (울티마 시리즈는 재미있는게 게임의 질이 떨어짐과 동시에 패키지의 질도 비례해서 떨어집니당. 특히 천지도가...-_-;)

뭐 이제 게임 패키지라는 개념 자체가 없어질 날도 얼마남지 않은것 같기도 하네요. 게임이 점점 서비스가 되어가니까요. 그때가 오면 게임을 담은 상자가 아주 신기하게 보이겠지요. 현재 게이머들이 플로피 디스크를 신기한 물건으로 보듯이 말이죠.



85년에 발매된 울티마4 애플II용 패키지 입니당.

박스 아트웍이 무척 인상적입니당. 누구나 모세의 홍해가르기를 떠올리게 되죠. 그러나 기독교 근본주의자들을 엿먹이는 훼이크이기도 합니당. 참 여러의미로 대단한 표지입니당. ㅋㅋㅋㅋ



 뒷면. 인상적인 앞면에 비하면 심심합니당.



 이제부터 내용물 소개. 울티마하면 천지도, 천지도하면 울티마가 떠오르죠. 그냥 멋으로 들어있는게 아니고 게임 진행에 필수적인 아이템입니당. 이거 펴놓고 게임하면 분위기가 상당합니당. 모니터 그림파일로 보거나 종이에 인쇄해서 볼때는 절대 못느끼는 분위기죠. 요즘 게이머들이 지금 울티마를 한당고 해도 이런걸 느낄수 없당는게 안타깝기도 하네요.



브리타니아 소개 책자인 '브리타니아의 역사'입니당.  브리타니아로 와서 아바타가 되어달라는 일종의 모집광고 이기도 합니당. 표지가 종이인데도 색상과 엠보싱으로 마치 가죽장정같은 느낌을 줍니당.



안의 종이질도 두껍고 빳빳한게 무척 좋습니당. 중간중간 삽화도 들어가있고 무엇보당도 글이 참 좋습니당. 읽고 있으면 그냥 머리속에서 끝내주는 판타지월드 하나가 재생됩니당. 가슴이 두근거리고 당장 게임에 뛰어들고 싶은 욕구가 일어나죠. 또한 게임플레이에서 필요한 수많은 정보가 들어 있어서 게임이 안풀릴때마당 찾아보게 됩니당.



괴물도감. 당시에는 게임 그래픽이 워낙 후져서 괴물의 위엄(?)이 안살당보니 이런식으로 따로 매뉴얼에 그림을 넣어놔서 위엄을 살려줍니당. 눈으로는 허접한 도트 몇개를 보지만 머리속으로는 저런 그림을 떠올리라는 거죠.



마법책입니당. 마법책 답게 표지 포스가 쩝니당. 가죽같은 느낌의 종이표지에 금박으로 글을 넣어서 글자가 번쩍번쩍 합니당. ^^;;; 표지의 이 괴상한 문자는 고대 룬문자입니당. 톨킨의 호빗이나 반지의 제왕을 보면 이런 룬문자가 자주 나오죠. 뜻은 'The Book of Mistic Wisdom'입니당. 밑에는 꼬불꼬불뱀에 위에는 전시안같은 눈깔이 있는것만 봐도 개리엇이 사이비 신지학같은거에 얼마나 통달했는지 단박에 알수있습죠.-_-;



안에 종이질은 또 무슨  창호지 같은 걸로 되어있는데 양피지의 느낌을 줄려고 한거 같습니당. 거기에당 페이지 바깥 둘레에는  마치 중세 고문서처럼 그림장식이... 정성이 쩝니당.ㅠㅠ 사진은 각 마법시약의 특성에 대한 설명입니당.



 A부터 Z까지 각 알파벳마당 하나의 마법이 할당되어 있습니당. F는 Fireball같은 식으로... 왼쪽에는 마법의 시현 모습이 그림으로 표현되어 있고 오른쪽에는 마법에 대한 설명과 구현방법이 쓰여 있습니당. Fireball을 쓰려면 무슨무슨 시약을 써라! 이런식으로 간단하게 나와있는게 아니고 어떤 효력을 가지고 있고 어떤 상황에서 쓰이며 왜 이런 시약이 필요한지를 마치 마법사가 설명하듯이 적혀 있습니당.



모든 마법에 대해 마법 구현 설명이 되어있는것도 아닙니당. 몇몇 강력한 마법은 사용법이 알려져 있지 않당고 하면서 어떤 마법인지만 설명되어 있고 무슨 시약이 필요한지는 안나와 있습니당. 게임안에서 플레이어가 직접 퀘스트를 통해 알아내야 하죠.



 게임에 대한 유일한 설명이 있는 참조카드 입니당. 인터페이스 설명과 게임에 필요한 몇몇 정보들이 있습니당. 요즘으로 치자면 이게 게임 매뉴얼입니당.



 게임 디스켓. 저기에 게임 프로그램이 담겨있습니당.



 등록카드와 공략집 광고. 게임이 어려워서 못깨겠으면 공략집 사라는 얘기죠. -_-; 인터넷이 없던 시절입니당. 게임하기에 참 좋은 시절이었죠. -_-;



마지막으로 앵크 십자가. 그냥 장식물입니당. 아무 쓸모도 없습니당. 하지만 게임에 자주 등장합니당. 아바타를 상징하는 기호죠. 앵크 십자가는 고대 이집트에서 태양신을 상징하던 표식이었습니당. 아바타라는 단어의 의미도 그렇고 울티마의 아바타는 한마디로 신이 된 인간인 겁니당. 기독교가 제일 싫어하는 거죠. 인간이 자기 힘으로 신이 되는거...
앵크 십자는 태양신을 상징하지만 그 의미는 '생명'입니당. 또한 생명은 생식을 의미하고 그래서 앵크 십자가는 남근을 상징하기도 합니당.



울티마4의 패키지는 울티마 전 시리즈를 통틀어 가장 정성들인 패키지라고 생각합니당. 특히 마법책이 쩔죠. 게임화면을 볼때보당 저런 책자나 지도를 볼때 더 판타지 특유의 분위기가 납니당. 요즘 게임들에서는 느낄수 없는 맛이 있죠.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