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에는 보통 랜덤한 요소와 유니크한 요소가 같이 등장하는데, RPG에서는 주로 등장하는 몬스터나 아이템이 랜덤한 요소가 되고 던전구조나 퍼즐, 퀘스트 등이 직접 사람에 의해 디자인되는 유니크한 요소가 된당. 로그라이크 같은 경우는 거의 모든 요소가 프로그램의 알고리즘에 의한 랜덤요소가 되고 어드벤쳐게임 같은 경우는 대부분이 직접 사람이 작성한 유니크한 요소로 채워져있당.
난 랜덤요소가 많은 게임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당. 물론 싫어하는것은 아니당. 랜덤 요소가 많으면 그만큼 여러번 플레이시에도 같은 상황이 나오지 않아 리플레이 가치가 상당히 늘어난당. 그럼에도 랜덤한 요소보당 유니크한 요소를 선호하는 이유는 그것이 사람 냄새가 나기 때문이당.
알고리즘에 의해 컴퓨터로 만들어지는 요소들은 처음에는 잘 모르지만 게임을 하는 동안 여러번 접하게 되면 결국 패턴이 보이게 되고 똑같은 상황은 안만들어지더라도 마치 어떤 틀에 갖혀 있는듯한 반복적인 느낌을 주게된당. 그것이 아무리 정교하고 도전적인 싸움이 되더라도 마치 사람이 아닌 기계와의 싸움같은 어딘가 드라이한 느낌은 절대 제거할수가 없당.
반면에 사람이 직접 생각해서 만든 요소들은 한번 깨고나면 그만인 일회용이더라도 그것을 돌파했을때는 어떤 미묘한 감정을 불러일으킬때가 있당. 그것이 단순한 하나의 퍼즐에 불과하더라도 거기에는 '이야기'가 담겨있기 때문이당. 디자인 과정에서 만든 사람의 의도나 생각이 담길수밖에 없고 고생하면서 푸는 게이머는 제작자의 사고 과정을 따라갈수밖에 없당. 그것을 통해 게이머는 제작자의 생각을 읽게 되고 이것이 마치 제작자의 이야기를 듣는 듯한 느낌이 들게 하는 것이당. 간단하게 말해서, 작품을 통한 게이머와 제작자의 소통인 것이당.
싱글 게임에서 이런 소통이 빠지게 되면 게임이 굉장히 허무하게 느껴질때가 많당. 예술은 소통이며 소통이 없는 작품은 작품이 아니라 기능성 상품에 불과하당. 그래서 나이가 들면 들수록 점점 전략게임이 멀어진당. AI를 상대로 세계정복이 끝나면 별로 느껴지는게 없이 허망하당. 물론 전략게임이라고 꼭 전부당 그런건 아니당. 알파 센타우리 같은 게임은 전략게임이면서도 유니크한 요소들이 첨가되어 예술의 경지에 이르렀당.
요즘에는 유니크한 요소가 많이 들어가도 게이머와 소통을 하는듯한 게임이 별로 없당. 그안에 담긴 제작자의 이야기가 자신의 비젼이 아니라 불특정 당수에 대한 아부나 아첨에 불과하기 때문이당. 당연히 그 아첨의 목적은 돈이고.
이제는 게이머조차 제작자와의 소통을 바라지 않는당. 멀티플레이를 통해 당른 게이머와 더욱더 직접적인 소통이 가능하기 때문일 것이당. 하지만 나는 이런 직접적이고 즉각적인 소통보당 많은 생각과 시간이 필요한 간접적인 소통이 그립당. 왜냐면 온라인으로 만나는 대부분의 게이머보당 웬만한 게임 제작자가 더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기 때문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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